원세훈이 징역 4년으로 법정 구속되며 향후 수사는 이명박으로 향하게 됐다. 원세훈 측은 대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나섰지만 이후 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국정원 적폐 TF에서 드러나고 있는 증거들은 원세훈이 지난 정권에서 어떤 짓을 했는지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괴벨스가 되고 싶었던 원세훈;
진실을 영원히 숨길 수는 없다는 링컨, 뒤늦게 알려져도 상관없다는 독재자들

이명박의 최측근이었던 원세훈은 국정원장이 되었다. 전력과 관계없는 자리에 앉은 원세훈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이명박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을 악용해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 전부였을 것이다. 원세훈은 댓글부대를 적극적으로 운영했고, 이를 통해 대선에도 개입했다.

문재인과 박근혜가 대결을 벌인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은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을 적극 활용했다. 많은 이들은 여전히 그날을 기억하고 있다. 국정원 여직원이 오피스텔에서 댓글 조작을 하다 현장에서 대치하던 상황. 그리고 얼굴을 가린 채 나온 국정원 여직원의 모습은 그렇게 감춰졌다. 경찰까지 나서 조작에 가담하고 그렇게 조작된 내용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결정적 역할을 이명박이 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이명박의 사자방 비리를 밝혀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명박이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무슨 짓을 했는지는 많은 다큐멘터리들이 고발하고 있다. <MB의 추억>, <맥 코리아>와 현재 상영 중인 <공범자들>, 그리고 조만간 개봉을 할 예정인 <저수지 게임>까지 이명박이 어떤 존재인지를 밝혀주는 추적기가 존재한다.

원세훈에 대한 징역 4년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재판은 단순히 원세훈으로 끝날 수 없다는 것이다. 원세훈이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은 채 홀로 결정했다고 보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수시로 댓글부대의 진행 상황이 청와대에 보고되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국방부장관이었던 김관진에게도 보고되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기현 전 사이버사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이 SBS와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은 진실은 이명박을 향한다.

민간인 댓글부대 30개 팀 외에도 18개의 팀이 추가로 조사되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명박 시절 얼마나 많은 댓글부대원들이 활동해왔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매월 2억 5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했지만,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여론 조작을 하는 데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원세훈의 국기문란은 명확하게 최종 결제자인 이명박으로 향하고 있다. 이명박이 사자방을 통해 얼마나 많은 비리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지만, 원세훈의 국기문란이 이명박의 지시로 이어져왔음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고 있는 소위 이명박과 박근혜의 밀약에 무엇이 포함되어 있었는지 역시 영원히 감출 수는 없는 일이 될 것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충분히 반복하면 사각형이 사실은 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히틀러와 나치 정권 미화의 선봉장 괴벨스의 말입니다. 사각형과 원이란 무엇인가? 결국 단어에 지나지 않아서 비록 왜곡된 사실을 담은 단어라 해도 반복해서 귀에 심으면 대중들 마음속에는 점차 진실로 자리 잡게 된다는 논리…"

"그 역시 사각형을 원으로 만들기 위해서 괴벨스가 얘기한 충분한 반복, 아니 차고도 넘치는 반복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돌이켜보면 2012년 겨울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덜미가 잡힌 국정원 댓글부대의 여론 공작 활동, 그것 역시 선거 결과를 사각형에서 원으로 만들려 했던 어두운 반복 활동의 정점에 있었던 사건이 아닐까…"

"그날 문제의 오피스텔 앞에선 이틀 밤에 걸친 대치전이 벌어졌고 마침내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숨긴 국정원 직원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사람들은 직감했습니다. 진실은 저렇게 가려질 것이다…. '셀프 감금'은 강압에 의한 감금으로 둔갑했고, 수사팀은 좌천됐으며, 검찰총장은 이른바 찍어내기로 날아가는 동안에 진실은 그렇게 가려졌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항소심과 상고심, 다시 파기환송심을 거치면서 재판이 우여곡절을 겪어온 사이에 JTBC가 보도한 국정원 댓글 사건의 진실은 반복된 세뇌에도 불구하고 사각형은 그냥 사각형이란 사실을 절감하게 해줍니다.

"국민의 일부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속일 수는 있다. 또한 국민의 전부를 일시적으로 속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국민 전부를 끝까지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괴벨스는 링컨의 이 말을 믿지 않았을까… 추측건대 괴벨스는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국민이 결국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이미 때는 늦을 것이라는 것을… 먼 길을 돌아 진실에 닿을 때까지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괴벨스는 히틀러를 만든 존재다. 만약 괴벨스가 없었다면 히틀러는 그만한 권력을 유지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잔인할 정도로 뛰어났던 대중 심리 전문가인 괴벨스는 중요했다. 무한 반복하듯 네모가 동그랗다고 주장하면 사람들은 그게 사실이라고 믿게 된다는 괴벨스의 말은 지금도 통용된다.

극우를 자처하는 자들이 말도 안 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원세훈이 조작한 댓글부대가 거짓을 진실이라고 우기는 상황은 이명박근혜 시대의 대중 심리 핵심이다. 드러난 진실들 속에서도 사실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그들에 의해 거짓은 진실처럼 포장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저 '종북'이라는 단어만 사용하면 모든 논리에서 우위에 선다고 생각한 이들의 행태는 괴벨스도 울고 갈 정도였다.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은 좌천되거나 쫓겨나는 현실. 그렇게 오직 자신들을 위해 거짓 선동을 일삼는 자들만 품은 지난 정권은 그렇게 부패하는 동안에도 자신들의 몸이 썩는 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링컨의 발언을 괴벨스도 이명박근혜도 알고는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거짓말로 대중을 속여도 밝혀질 수밖에 없음을 말이다. 특정 지역을 폄하하고 학살하는 행위 역시 그들에게는 당연했듯 말이다. 당시 8대가 전부였던 전투 헬기인 코브라 헬기 5대를 광주에 파견할 준비가 끝났다는 증거도 드러났다. 8대 중 2대는 수리 중이었다는 사실은 신군부가 80년 광주를 어떻게 봤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대한민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전투헬기 8대 중 5대를 투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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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최측근인 황영시 당시 육군참모차장이 발포 명령을 한 자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황영시가 지시를 받을 수 있는 자는 전두환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지난 80년 광주 학살의 주범이 누구인지 보다 명료해지고 있다. 수많은 증거들은 그렇게 진실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국정원의 지난 잘못을 감싸기에 여념이 없다. 댓글부대를 동원해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유한국당은 국정원의 개입이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절대 자신들이 한 잘못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이기도 하다. 이런 적폐 집단이 여전히 권력의 핵심이라 자부하고 있는 상황이 문제다.

적폐 청산은 문재인 정부 5년으로 마무리될 수 없는 이유다. 긴 흐름으로 이런 적폐들을 청산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꿈틀대며 다시 살아날 것이다. 친일파들이 다시 살아나 여전히 그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듯 말이다. 우리가 적폐 청산을 온전히 마무리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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