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녀’의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인 테오도어는 미래에서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하는 '아름다운 손편지 닷컴'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매일 남의 감정에 이입해서 편지를 쓰는 그는 아내와의 이혼절차를 밟고 있는 중입니다. 지독히도 쓸쓸하고 고독한 와중에 테오도어는 최고의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OS1을 구입합니다. 이 OS1은 인공지능을 넘어서 테오도어와 매우 인간적인 단계로 발전하고, 어느덧 둘 사이에 연애감정까지 생기면서 기이한 관계를 맺기 시작합니다.스파이크 존즈가 직접 각본을 쓴 의 이야기와 내러티브는 매우 평범하고 새로울 게 없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최근작만 해도 과 가 있습니다. 그런데 스파이크 존즈는 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해 여
외화내빈(外華內貧) 기대 없이 본 은 의외로 좀 괜찮네요. 남자배우가 송승헌이고 여자배우는 신인이라서 더 심드렁했고, 더군다나 사랑 놀음 따위에 관심을 주지 않은지 오래라서 더 땡기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아주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또 이 썩 잘 만든 영화라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종종 어떤 영화에 대해서 "이건 욕일 수도 있고 칭찬일 수도 있다"는 표현을 합니다. 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즉 "의외로 좀 괜찮네요"라는 말에는 "그만큼 제 기대치가 낮아서 이런 완성도로도 그 선을 넘을 수 있었다"란 뜻이 담겼을 확률이 다분하니 욕도 아니고 칭찬도 아닙니다.과 의 김대우 감독은 에서 유머를 확 줄였습니다. 두 전작과
예상대로 5월 2주차 북미 박스 오피스 정상은 가 아주 손쉽게 차지했습니다. 국내에서는 관객반응이 약간 갈리고 있지만 북미에서는 다른 영화들을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개봉 첫 주말에 약 9,300만 불의 수입을 기록한 는 에 이어 2014년 개봉작 중 현재까지 이 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즉 를 눌렀다는 얘기입니다. 재난영화로는 작년의 도 크게 따돌렸고, 에 비하면 두 배 이상입니다. 사실 는 개봉일이었던 금요일만 하더라도 마저 눌렀습니다. 모처럼 1억 불을 돌파하면서 데뷔하는 영화가 나오는가 했는데, 에게 기회를 양보했습니다.'박스
'Size Does Matter'라는 카피로 거창하게 관객을 유혹했던 롤랜드 에머리히의 는 관객을 그 사이즈에 걸맞은 망연자실로 몰아넣었을 뿐이었습니다. 고질라를 아는 사람이라면 더 그랬을 것이고, 일반 관객이더라도 1998년의 거대 괴수로부터는 처참하게 짓밟힌 기억만 남았을 것입니다. 당시의 는 롤랜드 에머리히의 연출이 영혼까지 망쳤습니다. 를 시작으로 인간미를 물씬 동반하는 드라마에 재난영화를 입히는 건 그가 늘 고집했던 스타일입니다. 그것을 고수했던 는 롤랜드 에머리히 특유의 몹쓸 유머까지 시종일관 간섭해 몹시 거슬렸습니다.설상가상 도심에 숨었던 고질라가 나타나던 장면은 가 어떤 영화였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주 음악마저 가관입니다
는 감독보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자로 참여해 더 화제가 됐던 영화입니다. 그만큼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향력이 크다는 방증이지만 기대가 무색하게 북미에서는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모두 냉담한 반응만 얻었습니다. 사실 이런 영화를 보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대체 어떻기에 이리 혹평인 걸까?"라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입니다.거두절미하고 말하면 는 '괴작'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를 두고 "감독으로 데뷔하는 월리 피스터에게 완벽한 영화"라고 했던 저의가 의심스럽고도 남을 지경입니다. 반대로 저는 심히 우려가 된다는 말을 몇 번 했습니다. 예고편을 통해서 봤던 가 갖고 있는 주제의식이란 게 SF 장르에서 오래도록 선보였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북미에서 "폭망이란 이런 것이다"를 처절하게 정의했던 을 봤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정말 할리우드를 이해할 수 없네요"입니다. 은 일본의 대표적인 민담인 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나 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다른 게 있다면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가 끊임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로도 이미 수차례 제작된 바가 있습니다. 은 이것을 할리우드가 영화로 제작한 것이지만 그 결과는 최악으로 남게 됐습니다.국내에선 개봉조차 하지 못한 의 기본 뼈대는 와 같습니다. 자신이 모시던 주군이 죽음을 맞게 되자 휘하의 사무라이들이 복수를 도모한다는 것이나 캐릭터의 이름도 동
아, 이거 어쩌죠? 찰싹 달라붙어 있을 줄 알았던 의 북미 박스 오피스 점령이 단 일주일 천하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개봉을 전후하여 반응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거라고는 미처 몰랐네요. 소니로서는 상심과 우려가 적지 않겠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과연 와 이 성공할지 의문입니다. 예상을 깨고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을 끊어버리면서 북미 박스 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주인공은 코미디 영화인 입니다. 세스 로겐과 잭 에프론이 출연한 이 영화는 R 등급(우리나라의 청소년 관람불가) 코미디로는 굉장히 좋은 성적을 보이면서 데뷔했습니다. 와 에는 조금 뒤졌으나 보다는 앞섰습니다.
알고 보니 는 각종 영화제에서 상영하고 3년이나 흘러서 개봉한 것이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묵힌 영화는 별 볼 일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끼워 팔기'로 가져왔다가 어쩔 수 없이 개봉하거나, 밀리고 밀려서 뒤늦게 극장에 건 영화라는 게 다 그렇고 그렇죠. 도 그런 영화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예상을 빗나갔습니다.와 현실 헨리는 변두리 지역의 한 학교에 임시교사로 부임합니다. 이 학교는 소위 말하는 문제아들이 집합한 최악의 꼴통 집합소입니다. 교사에게 대들거나 반항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심지어 어떤 여학생은 친구들을 시켜서 여교사를 집단강간을 해버리겠다는 입에 담지도 못할 협박까지 합니다. 헨리도 첫 시간부터 험한 꼴을 겪지만 마치 무감정인 사람
는 유쾌하면서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에 강점을 보였던 존 터틀타웁 감독의 신작입니다. 네 명의 죽마고우가 합심하여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잊고 지낸 혈기왕성했던 시절의 치기를 다시 꺼내고, 친구와 인생의 참된 의미를 되돌아본다는 데서 와 를 조금씩 섞은 영화처럼 보이게 합니다. 하지만 이 두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도 한마디로 말해서 유치합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에서 진짜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기대를 한다는 건 무리입니다. 할리우드 오락영화에 그런 걸 기대한다는 게 어렵다는 걸 고려한다면 새삼스러울 건 없습니다. 다만 가 로버트 드니로, 마이클 더글라스, 모건 프리먼, 케빈 클라인이라는 무게감
국내에서는 반응이 조금 엇갈린 가운데 가 북미 박스 오피스에 데뷔했습니다. 순위는 당연스레 1위를 차지했습니다. 중요한 건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였는지겠죠? 그래서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보시다시피 는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 이나 샘 레이미의 보다는 많지만 에게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조금 의외네요. 캐릭터의 인기로 보면 캡틴 아메리카보다는 스파이더맨이 앞서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흥행도 더 나을 줄 알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 훨씬 만족스러웠으나 흥행에선 그렇지 않을 거라고 봤는데 반대의 결과가 나왔네요. 여름 블
정조라는 ‘캐릭터’는 잘 살렸다은 세종과 더불어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성군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정조가 주인공입니다. 역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만 봤다면 정조가 어떤 임금이었는지 얼핏이나마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출연했던 설민석 강사는 세종이 선천적 천재라면 정조는 후천적 천재라고 했습니다. 암살위협에 시달린 나머지 일찍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책을 탐독하면서 상당한 지식을 쌓았다는 것입니다. 은 바로 그 정조를 죽이고자 암살을 시도했던 이른바 '정유역변'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최악의 비극으로 남은 왕족일 사도세자를 아버지로 두었던 것에 더해, 목전까지 왔던 암살 기도로 인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정조의 삶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소재입니다
은 익히 알려진 대로 프랑스 영화 를 리메이크했습니다. 아쉽게도 원작은 못 봤습니다. 크레딧을 보니 은 창감독이 연출을 했더군요. 몇 년 전에 그의 전작인 에서 본편보다는 엔딩 크레딧의 영상을 보고 짓궂은 유머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동안 조용하더니 조금 의외의 영화로 돌아왔네요.원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은 도입부에서 빠른 속도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는 관객에게 어느 정도 만족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만 보면 허점으로 곳곳이 뚫려있습니다. 태준이 여훈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만 보더라도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게 합니다. 서로 원하는 바가 달라서 갈등하던 태준과 여훈이 모종의 사
예상했던 대로 의 정상 행진은 3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은 여자 셋이 모이면 대장도 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로 데뷔했습니다. 그리고 모처럼 여성관객을 위한 영화라는 점에서도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은 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지만 약 2,500만 불에 달하는 수입을 올리면서 힘이 빠진 를 가볍게 눌렀습니다. 이 정도면 꽤 성공적인 데뷔라서 새삼 여성관객의 힘이 어떤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기도 합니다. 로맨틱 코미디면서 바람을 피운 연인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더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복수는 언제나 달콤하니까요.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한참 동안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 영화가 드디어 개봉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는 2011년에 개봉하여 제 혼을 앗아갔던 의 니콜라스 윈딩 레픈이 연출한 신작입니다. 는 작년 칸 영화제에서 상영했다는 소식을 듣고 쭉 기다렸는데 거의 1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개봉한 것만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요?는 보기 전에 약간의 줄거리를 보고 가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주인공인 줄리엔은 방콕에서 형과 함께 무에타이 경기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뒤로는 마약을 판매하던 중에 갑작스레 형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비보를 접한 두 형제의 어머니이자 마약사업의 실질적인 보스가 방콕으로 오고, 줄리엔에게 형을 죽인 자를 찾아서 복수하
신선한 충격을 안긴 와우~ 와 같은 영화에는 '신선한 충격'이라고 표현해야 적확하겠군요. 전편이 개봉했을 때부터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삼부작과 비교하면서 논쟁이 펼쳐졌지만, 저는 전자도 그리 좋아하질 않아서 시큰둥했습니다. 극장에서 모두 관람했지만 어느 하나 기대를 충족시킨 적이 없습니다. 소니가 재빨리 리부트를 한다고 했을 때는 의아하기만 했습니다. 를 좋아하는지라 마크 웹이라면 뭔가 있겠거니 하고 을 봤으나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대체 왜 리부트를 한 건지 고개만 갸우뚱하게 했습니다.그로부터 2년이 흘러 가 개봉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제 블로그에서 영국 시사회를 통해
폐쇄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는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주인공의 행동반경에 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고, 이것으로 악당은 전지적인 위치에 서서 그를 괴롭히며 관객의 노심초사를 유발합니다. 이런 소재 자체가 눈길을 끄는 건 사실이지만 하나의 영화로서 관건은 어떤 이야기를 어떤 연출로 완성하는지입니다. 공간의 제약은 그만큼 할 수 있는 이야기의 폭을 좁히기도 해서 양날의 검과 같기 때문입니다. 설사 연극일지라도 세트와 무대장치를 바꾸면서 진행하는데 아예 공간배경을 고정시킨다면 영화로서의 큰 장점을 버리는 것입니다. 이걸 역으로 이용하여 장점으로 승화시키려면 참신하고 풍부한 이야기와 연출이 필수입니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가 보여주고 있습니다.의 주인
부활절을 맞은 주말에 가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 3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감독보다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자로 참여한 것 때문에 더 화제를 모았던 도 질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사실 이건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입니다. '박스 오피스 모조'에서도 의 평가가 워낙 좋지 않아서 1위로 데뷔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와 의 싸움이 될 것으로 봤는데 결국 또 한번 대장이 앵무새를 꺾고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것으로 는 현재까지 총 2억 불을 돌파했습니다. 와는 약 5백만 불 차이라서 며칠 내에 넘어서게 될 예정입니다
극장에서 보지 못하는 건 아닌지 불안했던 이 용케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아일랜드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직후에 경제사정이 좋지 않았던 아일랜드는 미혼모의 자녀를 해외로 수출했다고 합니다. 의 주인공인 필로미나는 미혼모라는 이유로 아버지에 의해 강제로 한 수녀원에 보내졌습니다. 이 수녀원은 미혼모들을 가둔 채로 온갖 노역을 시키고 아이들은 하루에 단 한 시간만 보게 허락했습니다. 필로미나도 앤소니를 낳아 길렀으나 머지않아 입양을 보내게 됐습니다. 그로부터 50년 동안 비밀로 간직하고 있다가 아들을 찾아 나섭니다.필로미나를 도와서 앤소니의 행방을 쫓는 이는 BBC 기자 출신이자 정부관료로 지냈던 마틴 식스미스입니다. 그 또한
는 세계가 거의 멸망에 처한 상태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합니다. 구사일생으로 생존한 시카고 시민들은 과거의 답습을 피하려는 대책으로 인간을 모두 다섯 개의 분파로 나누고 사회를 유지합니다. 자유와 용기로 군인이나 경찰의 역할을 하는 돈트리스, 거짓말은 절대 하지 않는 정직한 캔더, 평화주의자로 농업을 담당하는 애머티, 지성을 바탕으로 과학을 탐구하는 에러다이티, 그리고 주인공인 트리스의 부모님이 속한 애브니게이션은 이타심을 가지고 정치를 행합니다.트리스를 비롯한 속 아이들은 자라서 적성검사를 받고 자신의 분파를 부여받습니다. 개중에는 본인의 의사를 따라서 꼭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거나 적성에 따르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기도 합니다. 트리스는 적성검사 중에 난데없이
는 도저히 리뷰를 쓰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고 약 5분이 흘러 대략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됐을 때, 극장이라는 걸 망각하고 땅이 꺼질 듯이 한숨을 크게 내쉬고 말았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어... 이게 아닌데... 이런 영화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차라리 안 봤으면..."하는 생각만으로 가득했습니다. 줄거리라도 한 줄 읽어보고 관람여부를 택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겠네요.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러나 어느새 잊고 말았던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동일한 사건을 다뤘던 영화가 이미 몇 차례 나온 바 있습니다. 실은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라는 포스터의 문구를 보면서 그게 무슨 뜻일지 궁금했습니다. 영화를 보니 그 짧은 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