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우드 숲에서 로빈훗과 뜻을 같이 하는 의적들에게 있어서 누가 왕이 되느냐 하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았다. 로빈훗이 모시던 리처드 왕이 다스린다 해도 국민은 나라에 바치는 세금을 떼이고 나면 먹고 살 것이 막막해 셔우드 숲에서 도둑질로 삶을 연명했으니 의적들은 존이 왕이 되어도, 필립이 왕이 되어도 왕이 국민을 위해 선정을 베풀 것이라는 기대 자체를 포기했을 것이다.어떻게 보면 필립이 삼촌인 존을 피해 셔우드 숲에 들어간 건 왕이 되기 전에 민심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셈이다. 만일 필립이 셔우드 숲에 들어가서 백성들이 어떤 부분에서 고심하고 괴로워하는가를 살피지 못했다면, 아마도 필립은 왕이 되어도 민심을 알지 못하고 일방 통치로 치닫는 왕이 되었을지도 모를 테니 말이다. 숲에서 힘겨운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는 아들을 둔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의 눈에는 아들과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이 많기는 하지만 아들에게 있어 진정한 친구라고 느낄 만한 이는 보이지 않았다. 하루는 아들을 불러 나와 너의 친구들 중에서 누가 진정한 친구가 있는지를 시험해 보자고 제안을 했고, 이런 아버지의 제안에 아들은 찬성했다.아버지는 가죽 부대에 갓 잡은 돼지를 집어넣고는 아들이 짊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아들이 친구의 집을 방문해서 “내가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였는데 숨길 곳이 없으니 숨겨 달라”고 이야기하라고 했다. 아들로서는 이런 아버지의 제안에, 친구가 많으니 가짜 살인자 역을 하는 자신을 숨겨줄 친구 하나 없을까 하고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정작 아들의 수많은 친구들은 아들의
는 미국 소설가 마거릿 미첼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이니 당연히 미국 정서가 떠올라야 정상이다. 한데 뮤지컬 를 관람하던 중 이 뮤지컬이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뮤지컬이라는 걸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왜일까. 넘버 ‘검다는 건’, ‘인간은’ 때문이다.영화 를 보면 레트 버틀러와 스칼렛 오하라, 애슐리의 삼각관계 사랑이 주로 기억나지 흑인 캐릭터에 대한 잔상은 별로 묻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뮤지컬은 백인 캐릭터에만 방점을 두고 있지 않았다. 유색인종, 흑인에 대한 연민을 이 두 넘버를 통해 고스란히 객석에 전달하고 있었다.프랑스 혁명의 3대 정신인 자유와 평등, 박애 가운데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관을 마거릿 미첼의 소설에 투영한
하정우가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은 중국 작가 위화의 를 영화화한 세계 최초의 작품이라고 한다. 은 천만관객을 돌파한 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의 덕수(황정민 분)는 1950년 12월에 일어난 흥남부두 철수 때 아버지와 생이별한다. 에서 허삼관(하정우 분)이 아름다운 아내 허옥란(하지원 분)과 결혼하는 시기는 전쟁이 끝난 1953년이다. 두 영화는 6.25 전쟁 혹은 휴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공통점을 갖는다.의 덕수는 아버지 없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독일로 떠나고, 여동생의 결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전쟁 통인 베트남으로 발길을 돌린다. 속 덕수가 가진 기술이 없어도 몸뚱이 하나로 가족을 먹여 살릴
두 남녀가 사랑의 결실로 맺어질 때 최고의 결합은 부부의 인연으로 맺어지는 것일 터. 하지만 부부로 만난 배우자가 사랑의 종착지에 다다른, 마지막 연인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는 언제일까.배우자에게 크나큰 실망을 할 때 다른 이성에게 곁눈질을 하게 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다른 이성과 눈이 맞고야 마는 불륜에 빠지게 되는 게 아닐까. 연극 는 부부가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경우의 수, 불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하지만 불륜을 다룬다고 해서 불륜을 미화하지만은 않는다. 요즘 공연계에서 나 , 나 처럼 동성애를 미화하는 일련의 작품을 쏟아내는 경향과는 반대로 는 결혼 후에 등장하는 다른 이성과의 사랑을 최고의 사랑으로 미화하는 데에는 별반 관심이
배우 하지원이 “을 거절하기 위해 작년 크리스마스 때 하정우씨를 보러 갔었다”고 고백했다.9일 정오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기자간담회에서 하지원은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다”며 “(영화 제의를 거절하기 위해) 하정우씨를 만났지만 영화 이야기를 듣고 나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출연 동기를 밝혔다. 하지원은 그동안 많은 영화와 드라마 작업을 한 배우지만 엄마 역할은 처음이다. 하지원은 “촬영 전에 고민이 많고 불안했지만 하정우씨와 아이들과 모든 걸 다 내려놓고 가족처럼 지내면서 릴렉스하게 촬영했다”면서 “드라마 를 촬영하던 때라 영화 리딩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지만 하정우씨가 ‘월간 허삼관’을 만들어 보내주었다. 서프라이즈
일본 우익이야말로 이 영화의 북미 흥행을 도와준 일등 공신이다. 일본이 연합군에게 행한 잔혹한 처사는 무시한 채, 영화가 왜곡됐단 이유로 일본 우익이 안젤리나 졸리의 일본 입국을 금지하는 보이콧 운동을 벌이지만 않았어도 이 이렇게까지 흥행 가도를 달릴 수 있었을까. 참고로 은 크리스마스 개봉작 가운데 역대 흥행 3위에 해당하는 높은 스코어로 작년 연말 크리스마스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에서 일본 제국주의가 묘사된 수위는 실제보다 덜하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루이 잠페리니가 와타나베를 쳐다보았다는 이유만으로 구타당하고, 포로수용소에 있는 모든 병사들이 잠페리니에게 주먹을 날리게 만드는 린치, 제대로 먹지 못해 근육이 말라붙은 잠페리니에게 무거운 짐을 들게 한 후 물건을 떨어
위인의 일생을 무대로 옮긴다고 하자. 많은 경우 위인의 위대한 업적을 중점적으로 묘사하지 그의 인격적인 결함은 드러내지 않는 방식의 연출을 할 것이다. 가령 2차 세계대전의 화마에서 독일 나치의 마수로부터 영국을 지킨 영국수상 처칠을 무대에서 묘사한다고 치자. 처칠의 불굴의 정신을 무대에서 극대화하지, ‘나는 나치와 싸운 것이 아니라 처칠과 싸웠다’는 처칠 주위에 있던 이들의 고백처럼 처칠의 인격적인 결함은 감출 것이다.하지만 는 위인전의 전형적인 공식을 보란 듯이 비켜간다. 안중근 의사에게는 안준생이라는 아들이 있다. 하지만 그는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아버지의 위업과는 정반대로, 이토 히로부미의 아들에게 사과하고 이토 히로부미의 손자와 의형제를 맺었다는 친일 행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동양인의 목소리로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목소리의 소유자, 배재철(유지태 분)의 실화를 다룬 는 포털에서 잠깐만 검색해보면 배재철이 어떻게 갑상선 암이라는 역경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하는가를 그리는 이야기라는 걸 알 수 있다.만일 가 추리소설이었다면 결과를 뻔히 알고 보아야 하는 곤욕을 치렀을 터, 는 배재철이 재기에 성공한다는 ‘결과’를 관객이 알고 있음에도 그가 어떻게 재기에 성공하는가 하는 ‘과정’에 집중해야 하는 영화다.관객이 결과를 알고 관람해야 하는 이 영화를 심리학적으로 조망하면 ‘종말 잔존 효과’로 분석 가능하다. 상반기에 내놓은 작품보다 하반기에 내놓은 영화나 가요가 연말 영화제나 가요제에서 수상할
뮤지컬 관련 기사가 포털 메인 기사로 뜨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헌데 16일 저녁 온라인 연예 뉴스를 뜨겁게 만든 뮤지컬계 소식이 하나 있었다.뮤지컬에 아이돌 캐스팅이 한둘이 아닌지라 아이돌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는 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에 임태경이 추가로 캐스팅되고, 에 지현우가 추가 합류하고, 규현과 양요섭이 에 캐스팅되었다는 소식 정도로는 포털 메인기사에 오르기 쉽지 않은 것. 그렇다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시작은 원미솔 음악감독의 페이스북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늘 그렇듯 매니아들이 많이 모인다는 게시판 사이트에는 내 욕이 들끓었다. 뭐 괜찮았다. 배우가 살아야
전복도 이런 전복이 없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아니 뮤지컬이라면 당연히 이런 요소는 기본이겠거니 하는 뮤지컬의 공식을 뒤집었다. 우리나라 뮤지컬 팬은 응당 화려한 무대 세트 혹은 회전 무대에 익숙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는 뮤지컬 팬이라면 당연히 기대할 화려한 무대 세트나 회전 무대 하나 없이 한 무대 세트로 우직하게 승부한다. 배짱도 이런 돌직구 배짱이 없다.뮤지컬 의 돌직구 배짱 하나 더. 뮤지컬에 반드시 있어야 마땅할 오케스트라가 통째로 실종했다. 그렇다고 MR로 처리하는 무개념으로 승부하는 건 아니다. 모름지기 배우란 수고한 만큼 개런티를 받지 않는 이상 다른 뮤지컬에 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게 현실적으로 영리한 선택일 터, 하지만 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곰탱
김제휘를 ‘트랜스포머형 싱어송라이터’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뮤직서울에 소속된 아티스트이면서, 최연소 편곡가 혹은 최연소 작곡가 등 ‘최연소’란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 싱어송라이터이기 때문이다. 2014 MAMA에서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를 편곡했고, 올 상반기 음원 차트를 올킬한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의 타이틀곡 ‘나의 옛날이야기’를 편곡한 김제휘는 한 달 뒤면 이십 대의 반열에 들어서는 떠오르는 편곡가다.알고 보면 김제휘는 아이유의 열렬한 팬, 그 때문에 생긴 웃지 못할 비화도 있다. 편곡가는 가수가 녹음을 할 때 객관적인 시선으로 가수의 노래를 디렉팅해야 한다. 때문에 아이유가 녹음할 때 칼 같이 짚어주어야 했지만 김제휘는 모든 게 좋다고 했다는, 아이유에 대한 팬심으로 다소 편파적인
연극이 개막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으기란 흔한 일이 아니다. 공연계가 뮤지컬로 워낙 쏠림현상이 심한 터라, 어지간한 캐스팅으로는 연극이 화제를 불러 모으기란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에 공효진이 캐스팅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렸을 때부터 는 화제가 되었다.화면으로 보던 그녀의 통통 튀는 매력과 사랑스러움을 무대에서 직접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희망에 부푼 관객 덕에, 한겨울임에도 극장 매표소는 표를 구하기 위해 늘어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배우는 연기하는 캐릭터에 자신만의 장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반영하느냐에 따라 시청자와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폭이 좌우된다. 공효진이 누구인가. 드라마 에서 소지섭에게 구박 아닌 구박을 당하는 가운데서도 공효진 자신만의
스펙터클로 따졌을 때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리들리 스콧이 이번에는 출애굽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모세가 이끄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탈출한다는 서사 구조는 율 브린너의 와 애니메이션 를 통해 익히 보아왔던 터. 그렇다면 리들리 스콧의 출애굽 이야기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맨 먼저 관찰되는 건 ‘결정론’이다. 히타이트와의 전투에 나가기 전에 제사장은 람세스와 모세의 아버지 세티에게 이렇게 예언한다. "한 남자가 전투에서 지도자의 목숨을 구하며 그가 훗날 지도자가 된다" 모세는 이 예언을 시큰둥하게 받아들이지만 세티는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고, 훗날 이집트에서 노예로 사는 히브리인을 이끄는 지도자는 다름 아닌 모세가 된다. 지도자로 예정되어 있었던 모세는 운명을 믿지 않지만 결국에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이래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물이 몇 있다. 개, 소와 말은 인간의 문명사와 함께 발자취를 남겼다. 자동차와 열차가 발명되기 전에 인간은 말을 타고 장거리 이동을 함으로써 시간과 거리를 단축할 수 있었다. 전쟁을 할 때에도 말은 없어서는 안 되는 동물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만 하더라도 말이 전쟁 수행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었다는 걸 볼 수 있다.역사상 최강의 군사력을 보여주었다는 몽골군이 전투를 할 때에는 달리는 말만 보이지 말 위에 탄 몽골군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왜일까. 말 위에 올라탄 몽골군은 적이 공격하기 쉽다. 때문에 몽골군은 전투 시 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말 위에 타는 게 아니라 말의 옆에 타고 달렸다고 한다. 그런데 파란 눈을 한
국내에 소개된 뮤지컬 가운데 이렇게 당당한 창작뮤지컬은 처음이었다. 초연이라는 건 창작뮤지컬이든 라이선스든 관객이 다시 사랑해주지 않으면 단 한 번 무대에 오른 다음에 멸종해버리고 마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닌다.그럼에도 셜록홈즈가 초연될 당시에는 시즌제로 앞으로 계속 나올 것이라는 걸 대놓고 암시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 초연이 함량미달 수준의 등급인 채로 관객에게 선보였더라면 얼마든지 외면당할 수 있을 텐데, 대체 이 무슨 자신감이란 말인가. 또 하나, 셜록홈즈는 추리 서스펜스 물이다. 누가 범인인가를 되짚어내야 하는 장르라는 이야기다. 사랑의 달달함을 이야기하거나, 혹은 누군가가 비극적으로 숨을 거두어야 하는 비장함으로 가득 찬 뮤지컬의 세계에서 이질적인 장르, 추리 서스펜스 장
이 영화에 대해 기술하기에 앞서 미안하다는 고백부터 하는 게 맞을 듯하다. 솔직한 표현으로 이 땡기지 않아 언론시사로 놓친 로 발길을 돌리려고 했었기에 말이다. 하지만 을 놓쳤다면 아찔했겠거니 하는 마음이 영화 관람 후에 제일 먼저 들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에서 홈런, 아니 만루홈런이 터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한국영화 특유의 감정 과잉을 이끌어내는 신파적 연출을 싫어해 옆의 기자들, 심지어 남자 기자가 눈물 콧물 쏟아내며 관람하는 영화(심지어는 천만 관객이 들었던 영화라고 해도)를 냉랭하게 바라보곤 했었다. 언론시사가 땡기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 역시 우리네 아픈 과거사를 신파로 과장되게 표현하겠거니 하는 선입견이 가장 컸던 것 같다.하지만
한영애가 정규 5집 앨범 이후 15년 만에 6집 앨범으로 돌아온다. 중간 중간 등의 앨범을 내긴 했지만 마지막 정규 앨범은 1999년에 발매된 5집 앨범 였다.19일 오후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한영애 6집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한영애는 “지난 15년 동안 라디오 활동 및 콘서트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며 “15년이 간 줄 모르고 15일인 줄로 알았다. 늘 음반을 내야지 생각하다가 더는 못 참고 터질 것만 같아서 봄부터 음반을 준비했다”고 15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정규 앨범 중 외계어처럼 들리는 노래 제목 하나가 눈에 띈다. 이름 하여 ‘샤키포’. 정체불명의 이 제목은 ‘기적을 일으키는 주문’이라고 한다. 한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로 선보일 16번째 작품이 공개되었다. 이번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는 프랑스 프렐자카쥬 발레단이 선보이는 발레 . 13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안무가 앙쥴렝 프렐조카슈 및 왕비 역의 레아 드 나탈, 백설공주 역의 에밀리 랄랑드, 왕자 역의 장-샤를르 주스니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는 그림 형제의 원작 동화에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을 얹어 무용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안무가 앙쥴렝 프렐조카슈는 원작 동화와의 차이점에 대해 “그림 형제의 백설공주는 어두우면서도 신기로운 작품”이라며 “이번에 안무한 는 구스타프 말러의 로맨틱하면서도 모던한 선율을 바탕으
를 감상하는 중에 요즘 뜨거운 감자인 토마 피케티의 을 떠올리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듯하다. 프랑스 하층민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지만 마리 앙투아네트는 국가의 세금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백만 프랑이 넘는 목걸이를 사지 않겠다고 하는 극 중 시추에이션이, 양극화가 심화됨으로 중산층이 점점 멸종하는 요즘 시대 현상과 그리 무관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프랑스 혁명이 왕정과 귀족의 몰락을 초래한 건 루이 16세의 왕정이 평민과 하층민의 불만을 다독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1막의 마그리드가 궁정에서 케이크를 악착같이 챙기는 건 그가 혼자 먹으려는 게 아니라 궁 밖에서 굶주리는 다른 이들과 나누기 위한 행동이었다. 프랑스 사회에서 평민이 귀족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