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을 위해 준비과정에 참여하는 수많은 기획자들, 방송 촬영을 수행하는 다양한 스텝들, 전면에 나서서 시청자들과 접점을 만드는 출연자들, 그리고 그 내용을 편집을 통해 갈무리하는 제작진들까지. 하나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조화를 생각하다면 오직 단 한 사람 때문에 특정 프로그램이 성공하고 망한다는 칭찬이나 지적은 과도한 것입니다. 두드러지는 장점이 있다면 수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에 더더욱 빛이 나는 것일 터이고, 확실한 문제가 생긴다면 그런 아쉬움을 보완하지 못하는 이들의 역량 탓이기도 하니까요. 결국은 연대 책임. 프로그램의 흥망성쇠는 그것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의 책임이자 결과입니다.하지만 적어도 저는 지금의 나는 가수다가 겪고 있는 꾸준한 하락세는 특정인 때문이라
당연히 취향입니다. 자신이 번 돈을 원하는 곳에 쓰겠다는데 한 개인의 소비 형태나 취미 생활에 대해 다른 사람이 무어라 지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습니다. 삶의 목적이나 돈을 버는 이유는 각기 다른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라면 그 사람의 선택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합니다. 억울하다면 벌면 되는 것이고, 이상하게 생각된다면 내가 그렇게 살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살아가는 사회, 그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과 자신이 그렇게 산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아닐까요? 보여주는 직업이니만큼 화려함과 독특함은 필수일 것이고, 그 정도가 조금은 남다를 수는 있겠지만, 굳이 내가 이렇게 살아왔다며
너의 정체가 무엇이냐. 액받이 무녀로 들어와 자신의 침상을 지키고 있던 연우를 쓰러뜨리며 내뱉은 휜의 외마디 질문은 바로 저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은 환상의 존재로 아른거리는 연우, 월의 존재를 향한 애틋함 때문이 아닙니다. 지나가버린 시간, 달라진 신분 격차를 뛰어넘는 인연의 끌림이 주는 혼란 때문도 아닙니다. 아마도 작가가 의도했을 이런 공감의 감정들 때문에 연우의 정체가 궁금했던 것이 아니란 거죠. 전 그냥 배우 한가인이 궁금했습니다. 그녀가 왜 그렇게 연기하고 있는지, 그 의도를 도통 알 수가 없었거든요. 무려 무녀입니다. 액받이라는, 다른 이의 저주를 그냥 온몸으로 받아내기 위한 도구로 쓰여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인격도 가치도
금단현상은 심각하게는 금지 약물을 복용한 후에 겪는 치명적인 후유증, 가볍게는 먹고 싶은 음식을 끊었을 때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리며 짜증을 유발하는 불쾌한 경험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의 고단한 일정을 마치고 집에 누워 편안하지만 흥분되는 경험을 선물해주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가끔씩 만들어주는 기분 좋은 설렘도 일종의 금단현상이죠.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음에도 조금만 더 오래 방송해주었으면, 끝난 지 몇 분도 안 되어 다음 주까지 또 어떻게 기다리지 하며 관련 기사와 반응을 체크하게 하는 마법. 잘 만들어진 작품 하나는 사람을 일주일 동안 특정 요일만 계속되었으면 하게 만드는 생활 리듬의 기준점이 되어주고는 합니다.아역들의 괴물 같은 연기력과 사극을 배경으로 비극과 상상력을 결합한 잘빠진 수목
스포츠는 신체의 건강함을 겨루는 경쟁입니다. 아이돌은 어원 그대로 숭배 받을 만한 특별함으로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존재입니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한 아이돌 육상, 수영 대회는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들을 고루 갖춘 멋들어진 기획인 것은 사실입니다. 무려 150여 명의 청춘 선남선녀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빼어난 신체 조건들을 겨루는 이 흥겨운 잔치. 첫 출발에서 얻은 엄청난 호응에 힘입어 이젠 고유한 명절 특집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런 탁월한 기획력 덕분이죠.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 경쟁은 굉장히 일그러져 있습니다. 과연 이들은 건강한 사람들일까요? 아이돌의 일상은 정상과는 엄청난 거리가 있는 혹사와 무리수의 연속입니다. 잘나간다 할 수 있는 이들 중에서 그 나이 대에 취해야 할
TV 프로그램과 시청자의 관계는 남녀 간의 연애와 같은 것입니다. 설레거나 정이 들거나. 이번 주는 어떤 내용이 방송될지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매주 해당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마다 그 시간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일주일 중 그 시간에는 반드시 함께해야 하는 익숙함과 친근함 때문에 다른 채널로 옮길 수 없는 의리.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고, 오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은 결국 이런 두 가지 매력을 어떻게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느냐의 여부입니다. 매주가 떨리고 새롭지만 그만큼 친근하고 편안함. 성공한 프로그램들은 모두 시청자들과 연애를 하고 있는 거예요.다르게 생각한다면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상 이 프로그램이 기다려지지도 않고, 식상함과 뻔함 때문에 익숙
아무리 민주주의 사회라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삶의 곳곳에 역사와 전통의 잔영들이 남아 있습니다. 종교의 힘이 강하다지만 신자들의 초점은 내세가 아닌 현실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공부를 통한 출세라는 입신양명은 전 세계가 놀라는 교육열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선출하고 뽑은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원수가 아닌 나라의 큰 어른, 혹은 아버지의 이미지를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대통령이기보다는 왕이 되기를 원하는 묘한 기대감.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명백한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보다 과도한 책임을 묻는 풍토는 오랜 왕정 시대가 남긴,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독재 정부가 잔존시킨 기억의 흔적들이죠. 그래서 우리가 사극에서 만난 왕들 역시도 이런 아버지의 풍모를 풍기는 노년의,
한가인의 세상입니다. 적어도 요 며칠 동안 각종 홍보자료나 방송 예고들만 보면 그녀는 언제나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상수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끝나고 비어버린 수목드라마의 왕좌 자리는 해를 품은 달의 것입니다. 아역들의 열연과 원작에 대한 기대, 사극을 선호하는 최근의 경향 등의 여러 장점들에 힘이죠. 성인 연기자들로의 전환과 함께 이 드라마의 히로인으로 나타날 그녀는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부터 여러 화제를 만들어내며(정확히 말하자면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여기저기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뭐 여타 드라마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주인공 띄우기의 일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한가인이 본래 이렇게 주목받는 연기자였었나요? 그녀의 첫 번째 사극 도전이라느니, 오랜 공백기
불쾌하다. 그리고 그럴 줄 알았다. 하이킥3 짧은 다리의 역습 역시도 못된 버릇을 고치지 못했습니다. 왜 지금까지 좋아했었는지, 매일 이 시트콤의 다음 내용을 기다렸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무시당한 기분을 다시 느꼈거든요. 속을 줄 알고, 그런 전개와 에피소드가 꼭 다시 반복되리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알고도 당하는 허탈함. 하이킥의 이번 에피소드는 그런 불편함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김병욱 PD를 비롯한 제작자들에게 한번 따져 묻고 싶을 정도의 내용이었어요.박하선과 서지석의 엇갈린 러브라인은 결국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아무리 루저의 삶에 애착을 보여주고, 의외의 조합을 즐기는 김병욱 PD라고 해도 박하선과 고영욱의 그림은 그리 오래갈 것처럼 보이지 않았거든요. 어떻게 꼬여버
런닝맨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감입니다. 누구나 알기 쉬운 술래잡기를 기반으로 지역 명소나 랜드 마크를 누비며 미션을 수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름 그대로 방송시간 내내 달리고 또 달리니까요. 매주 다른 과제들이 주어지고, 장소도 바뀌지만 등 뒤에 붙은 이름표를 때면 이긴다는 모두가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본 법칙은 해외에서도 엄청난 팬들에게도 충분히 호소할 수 있는 보편적인 코드입니다. 빠르게 움직이고, 경쟁하고 승리하는 규칙은 처음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거든요.그렇다고 ‘런닝’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프로그램이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반등의 기세를 얻은 계기는 ‘맨’에 집중하기 시작한 때부터였으니까요. 처음에는 어수선했던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관계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직업은 무엇일까요? 임기를 1년 남기고 레임덕에 허덕이는 대통령? 길을 걷다가도 모르는 아줌마에게 등을 얻어맞는다는 막장 드라마의 악역 배우? 편리한 대로 법의 잣대를 맘대로 운용하는 똑똑하신 엘리트들? 욕먹어야 하는 사람도, 욕밖에 안 나오는 상황도 많은 요즘이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대한민국의 최대 안티 부대를 몰고 다니는 직업군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가장 억울한 손가락질을 받는 직업이죠.황새 황선홍의 아버지는 엄청난 욕을 얻어먹는 아들 때문인지 화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박주영은 실력과 실적과는 상관없는 종교 세레머니 때문에 무엇을 해도 욕을 먹기 쉬운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월드컵의 영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성패는 과연 오늘은 어떤 가수들이 출연하느냐의 여부입니다. 자신들의 노래와 무대를 온전히 대중에게 전달할 무대가 한정되어 있는 가수들 역시 이들 프로그램이 소중하기는 마찬가지이구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Mnet에서 시작해서 SBS로 끝나는 일련의 가요 프로그램들 라인은 그래서 시청률과는 상관없는 가수들의 가장 중요한, 필수적인 일정입니다. 비록 3~4분도 주어지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가수와 스텝들이 열정을 다해 무대를 준비하고 꾸미는 이유이죠.그런데, 이런 가요 프로그램 일정에 대형 시상식이 겹쳐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시상식 주최 측과 해당 가요 프로그램 방송사간의 갈등이 벌어지게 마련이고, 가수와 기획사들은 양 측의 눈치를 보거나 혹은 두 주최 측이 대형 기획사를
설마 그가 진짜로 은퇴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없습니다. 용퇴, 혹은 하차라는 표현이 아니라 은퇴의 강력한 표현을 쓴 것은 그가 영원히 연예계를 떠날 것이라는 의지의 표현이라기보다는 그만큼 강호동이 탈세 혐의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진정성의 호소였었죠. 그리고 그 은퇴 앞에 ‘잠정’이라는 꼬리표는 그의 복귀를, 은퇴가 아닌 쉼표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힌트였습니다. 이렇게 한방에, 급작스럽게 떠나보내기엔 그가 가진 에너지와 재능이 너무나도 안타까우니까요.은퇴 선언의 이유가 정말로 심각하고 치유 불가능한 것이라면 이른 나이의 용퇴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죄를 미워하는 것이지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아니라는 격언이 있다고 해도, 웃음을 전달하는 사람이 존재 자체만으로도 불쾌감을 준다면 법적인
추억은 늘 아름다운 것이라지만, 그런 미화는 지나간 모든 것들이 다 눈부셨기 때문이 아닙니다. 기억이란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재구성되는 것이고, 현재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추억이 늘 아련하고 따스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지금은 결핍된 무언가를 그 당시에는 가지고 있었기에, 도무지 되찾을 수 없는 보물을 가지고 있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과는 다른 그때의 소중함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는 것이죠.그래서 예전엔 그랬지만 지금은 극복했다는 반성과 성장의 고백이 아닌 자신의 과거를 손가락질하며 후회하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사람은 없습니다. 어떠한 부분을 지적하든지간에 그것은 온전히 자신의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준 소중한
일단 보자. 보고 이야기하자. 섣부르게 예상하며 대강 짐작하고 보지말자. 2012년 신년 특집이란 거창한 구호로 시작한 힐링캠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별 게스트로 여야의 유력한 대권 주자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 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초청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내린 결론입니다. 기대와 우려, 의심과 감탄이란 감정이 오가는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 두 사람이 출연하기엔 힐링캠프만한 무대도 없겠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기도 쉬운 방송이라 생각했거든요.이유는 두 가지 때문입니다. 4월의 총선, 12월의 대선이란 거대한 이벤트를 관통하는 올해. 누가 뭐라 해도 정치의 시간이 될 수밖에 없는 2012년을 여는 데에는 이보다 적절한 접근이 없습니다. 게다가 50대의 이
행운도 불운도 그 결과가 다르다 해도 모두가 의도하지 않은 우연에 의한 우발적인 사건입니다. 행운도 불운도 본래는 다른 생각으로 출발했던 동기들, 아무런 예상도 하지 못한 상태로 발생한 변수, 때로는 완벽하게 동일한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과 배경이 어떠하던지 간에 그런 여러 가지 사건들이 전혀 짐작하지도 못했던 조합으로 이루어질 때 완전히 다른 결과들을 만들어내거든요. 그리고 그런 우연히 나쁜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겹쳐진다면 사람들은 그런 불운이 단순한 운명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하게 됩니다. 그 안에 무언가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믿고, 해명과 해결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죠. 지금 나는 가수다가 조작방송으로 의심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어요.매주 화제를 만들어내며 엄청난 인지도를 확
오랫동안 TV에서, 특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이 갑자기 요 몇 주 사이에 자주 얼굴을 내보인다면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했거나, 오랜 준비 끝에 새로운 앨범을 발표한 것이죠. 이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이를 좀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예능 나들이는 자사 프로그램일 경우 더더욱 빈번하고 노골적으로 홍보에 나서기 마련이죠. 말만 예능일 뿐, 결국은 60분짜리 프로그램 광고와 별 다를 바가 없어요.MBC의 놀러와, KBS의 해피투게더는 이런 대표적인 홍보 대행 토크쇼입니다. 한 달에 두세 번은 이런 홍보용 게스트가 메인으로 유재석 옆자리에 앉아있기 마련이고, 매번 토크의 초반은 이들이 출연한 작품이나 노
함부로 아는 척하면 안 되는 세상입니다. 해당분야의 전문가인 실제 업무 당사자들보다 훨씬 더 세밀하고 치열한 관심을 가진 이들이 득세하는, 그래서 어떤 사안이나 문제에 대해 저마다 자신의 식견을 자랑하고,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시대. 지금은 모두가 전문가인 시대이니까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섣부르게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저 모른다고 깔끔하게 승복하는 것이 미덕입니다. 괜스레 겉포장만 요란하게 한다고 해서 통하는 시대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가 버렸어요.의 엄청난 성공을 이어받을 책무를 가지고 시작한 SBS의 새로운 수목드라마 이 저지르고 있는 최악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미 다양한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고,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에 대
힘들어도 웃는다. 아니 힘들어서 웃는다는 것이 지난 4년여의 예능 전성시대를 설명해주는 말입니다. 그 어느 시기를 비교해 보아도 예능 프로그램의 빈도가 높아졌고, 수많은 화제와 영향력을 발생시킨 시간이었죠. 웃을 일이 없고, 즐길 여유도 부족해지는 궁핍함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무한하게 도전하고, 여행을 떠나고, 술래잡기를 하거나 노래경쟁을 하는 이들의 모습으로 대리 체험하며 빼어난 광대들이 선물해준 웃음을 소통시키며 위로받았습니다.하지만 이런 현실에서 조금은 벗어난, 아니면 외면한 기존 웃음의 방향은 2011년 후반부터 조금씩 우리를 돌아보는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들끼리의 리얼 버라이어티는 점점 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위안을 주려는 시도가 늘어갔고, 함께 또 같이의
저는 대한민국의 국민성이라고 할 수 있는 몇 가지 특징 중 하나로 조기축구문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업사이드 규칙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고 그저 공이 있는 곳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쏠림을 비꼬는 표현이죠. (물론 요즘 조기축구의 수준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잘나가는 것, 대세라고 주목 받는 것이 생기면 곧바로 이와 유사한 짝퉁이 생겨나면서 슬며시 무임승차하는 것들로 도배가 되는 현상을 꼬집고 싶은 거예요. 2011년도 예외가 아니었죠. 꼬꼬면과 함께 시작된 하얀 국물 라면의 전성시대, 나는 가수다의 히트 이후 생긴 아류 방송과 각종 특집 프로그램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창조적인 재해석이란 명분으로 뻔뻔함을 가리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도둑질이나 다름없는 아이디어 훔치기와 다를 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