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한 과학 잡지를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뉴턴’이란 잡지였는데요. 표지에 대문짝만한 글씨로 “완전도해 주기율표” 라고 적혀있었습니다. 화학 시간에 어쩔 수 없이 암기해야 했던 주기율표의 완전 도해가 마치 축구 잡지의 ‘호날두, 레알 마드리드 이적 발표’, 타블로이드 잡지의 ‘대마초 피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사진 독점 공개’ 처럼 당당하게 잡지 커버를 장식하고 있다니. 놀랐습니다. 그리고 쉽사리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제가 사는 세상 밖에 과학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틀림없이 지구 어느 한 구석에선 이 잡지를 보고 “야 너 서점 가봤어. 드디어 주기율표가 완전 도해됐대.” “뭐라고. 주기율표가 완전 도해됐다고? 이런 도대체 숨어있던 그 원소는 뭐였던 거야?
미국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선과 악의 대결인 경우가 많다. 현실의 고통을 보다 극단적으로 그리고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절대 악을 영화 속에 등장시킨다. 한 동안 헐리우드 자본은 2차 세계대전을 통해 독일의 나치란 절대 악을 등장시켰고, 냉전 시대엔 소련, 이후엔 이슬람, 그러다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영화 속에 밀어 넣었다. 선과 악의 대치는 스토리텔링을 펼치기에도 좋고 이분법적으로 이야기의 구조를 단순화 시킨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헐리우드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방송 프로그램도 그렇다. 특히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경우다. 대부분의 상업영화가 그렇듯이, 방송 프로그램 또한 복잡한 구조를 기피한다. 복잡하더라도 ‘오컴의 면도날’로 단순화 시킨다. 그런데 헐리우드 영화에 버금가
1“만일 세상이 이익과 손해의 관점에서만 정의된다면, 한 번도 공감과 연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자들이라면, 전철연의 배후는 분명 수상한 이념이나 돈으로만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윤예영) 그래서, 그들은 몰아붙였다. “망자를 볼모로 정치적 시비를 걸지 말아라. 보상금 흥정을 그만둬라. 용산참사가 아니라 용산난동이다. 거리에서 벌이는 미치광이들의 발광을 멈춰라.”(진은영) 그리고, 그들은 지시했다. “또 하나의 사건이 때마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희대의 부녀자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군포에서 검거됨으로써 범행의 전모가 드러났는데, 경찰은 이 사건을 용산사건을 덮어버리는 데 최대한 이용했다. 용산사건에 쏠린 여론을 강호순 사건으로 관심을 몰아 희석시켜버리려던 청와대의 계획이
벌써 햇수로 4년여 전의 일이다. 그 해 칼럼을 연재 중이던 어느 지방신문에 이란 제목으로 발표를 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현실적으로 달라진 바 없어 일부분 그 전문을 인용해보기로 한다. 최근 서울에 출장을 다녀온 친구 J가 매우 비통하게 말했었다. “이제 너랑 나랑은 서울에 집을 못산다.” 서울에 집을 살 수 없다는 말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어쩐지 소외감을 갖게 한다. 15년 전 쯤 결혼한 친구는 전주로 내려오기 전 과천에 작은 주공아파트가 있었다. 서울 직장 생활에 적응을 못한 남편은 일찌감치 “웰빙”의 가치를 터득하고 부모님을 모시며 조금 느리고 조금 여유롭게 살겠다고 과천 아파트를 팔아 고향인 전주로 내려와 자그마한 개인 사업을 했고 시간 강사이던 친구는 남
○ 경향신문 = 퍼포먼스도 못하게 하는 더러운 세상.○ 동아일보 = ‘사법개혁’ 이라는 이름으로 사법부 흔들고 있는 한나라당과 조중동.○ 조선일보 대법원장 퇴진 운동 여기서 멈추는 게 옳다면서도, 우리법연구회 해체와 대법원장 퇴진 촉구는 별개 문제라고 말하는 조선일보. 사법부 흔들기는 마찬가지.○ 한겨레 = 교육과학기술부와 보수단체가 직무유기 혐의라고 주장하는 행위에 대해, 정작 학부모들은 열렬한 지지의 뜻을 표하고 나선 아이러니한 상황. ○ 한겨레
1960년대에 우리나라 TV에 방영된 외화 연속극 ‘도망자’(The Fugitive)는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도망자’가 수립한 시청률 기록은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방영된 ‘댈라스’에 의해 비로소 깨졌다. ‘도망자’는 1993년에 해리슨 포드와 토미 리 존스가 주연한 영화로 다시 선보였다. ‘도망자’는 아내를 죽인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형장으로 가던 중 교통사고가 나서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킴블이란 의사가 자기 아내를 죽인 외팔이 사나이를 쫓는 내용이다. ‘도망자’는 1954년에 오하이오 주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소재로 만든 픽션이다.1954년 가을,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근교에 살던 의사 샘 새퍼드는 한밤중에 자기의 아내를 죽인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다.
사법부 독립성의 침해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조두순의 양형에 대해 고등법원장들을 질타하였고 새해 들어서는 강기갑 무죄판결을 두고 ‘사법개혁’을 거론하며 국회가 법원행정처장을 질타하였다. 또 용산참사 사건기록 공개 및 전교조 시국선언 교사 무죄판결 등을 두고도 국회의원들이 분노를 토해내고 있다. 법관의 임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들이 개별사건의 법리판단이나 사실판단에 대하여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명백히 법관독립의 침해이다. 그러나 언론이나 시민단체들 또는 일반인들이 조두순의 양형이나 강기갑 판결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지 않는다. 특히 대법원이 최근 강기갑 판결에 대한 보수언론의 논조에 대해서 ‘사법부의 독립 침해’를 운운하며 민
O 경향신문 (1면)- 조중동이 전주지법 김균태 판사에 대해 "이념 편향적"이라고 난리치진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0 경향신문 (5면) (10면)- 징계, 징계, 징계…. '징계 정부'라고 불러도 될 정도. 0 조선일보 (3면)- 언론이랍시고 정치행동하는 OO일보를 아시나요? 0 조선일보 (6면)- 대책없는 MB의 자신감, 따라올 자 누가 있으랴. 0 중앙일보 (사설)- 주술처럼 반복되는 '개방' '경쟁' '선진
바야흐로 지방선거 정국입니다. 물론 오는 지방선거일은 5개월 가량 남았지만, 이미 입지자들은 물론이고 언론의 주요 관심도 선거에 쏠려 있습니다. 최근 저희 편집국 사무실에도 입후보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습니다. 그러던 며칠 전, 한 광역단체장 입지자가 일행 대여섯명과 함께 왁자지껄하게 편집국을 휩쓸고 지나간 직후였습니다. 저와 책상을 마주한 선배 기자가 웃으며 한마디 건넵니다. "그 잠깐 사이에, 나 저쪽에서 '제안' 받았다."다녀간 일행 중에 저도 평소 안면이 있는 기자 출신 인사가 있었는데, 선배를 따로 부르더니 "캠프에서 같이 일해볼 생각 없느냐"고 했다는 겁니다. 물론 웃으면서 오간 말이었고, 이후 '애프터신청'도 없었기에 '제안'은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하지
“파스타 없는 하루는 햇빛 없는 하루와 같다”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파스타,그 안에 살아 숨 쉬는 진짜 이탈리아를 찾아 떠난 75일간의 파스타 로드 는 75일간 작은 자동차에 몸을 싣고 이탈리아를 종단한 ‘파스타 문화 읽기 대장정’으로 도시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부둣가의 서민적인 식당까지, 각양각색의 도구와 기계를 활용하는 파스타 공방에서 오로지 두 손만으로 마술처럼 면을 뽑아내는 시골집의 작은 주방까지 이탈리아 파스타 문화 전반을 폭넓게 보여준다. 대강의 경로만 정해두었을 뿐 어디서 누구를 만날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여행이었지만 이탈리아인들은 특유의 화끈함과 쾌활함으로 기꺼이 자신의 주방을 공개하고, 가족 식탁의 한 자리를 내주고, 밀가루 반죽부
새해 방송을 준비하다가 정채봉시인의 이라는 시를 발견했다. 오래 전에도 두어번 읽어보고 퍽 공감했던 시로 기억되는데 새해를 맞아 다시 감상하니 의미가 새로웠다. 첫 마음 정채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 경향신문 =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통한 칼럼 게재, KBS ‘뉴스라인’특집방송, 다음 아고라 통한 홍보…. 청와대 홍보수석실 및 국무총리실이 주도적으로 나서 세종시 홍보에 열을 올린 것도 모자라 이제 공무원까지 동원해 세종시 홍보에 나서겠다? ○ 동아일보 = 한국계 미국 워싱턴 교육감 미셸 리는 그저 훌륭하고, 경기도민들이 직접 뽑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그저 못마땅하지? ○ 조선일보 = 재판부의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판사 얼굴부터 공개하는 조선일보. ○ 중앙일보
O 경향신문 (2면)- 복지 후진국인 이 나라에서 사는 시민들도 유념해야 할 이야기. O 한겨레 - MB시대의 주인은 누구? 수도권, 건설사, 재벌, 조중동…. 나머지는 알아서 살아남아!O 동아일보 (1면)- 국민 "MB, 불도저식 국정운영 안타까워"O 중앙일보 (2면)- 맞다. 조중동방송, 재벌방송화!O 중앙일보 (4면)- '뉴 세종시 세일즈'에 나선 정운찬 총리. 또 무릎 꿇으러 가셔야죠?
○ 경향신문 => 세종시= 대기업만 행복한 도시○ 경향신문 => 다시는 없어야 하겠지만, 현 정권은 이미 노골적으로 정권을 위한 언론 조정·통제를 하고 있는듯 합니다. ○ 동아일보 => 진실화해위 결정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선 동아일보. 2008년 10월21일 “1975년 유신치하에서 동아일보사가 134명의 언론인들을 대량 해고한 것은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의 압력에 따른 것이므로 정부와 동아일보사는 사과하고 응분의 화해 조치를 취하라”는 진실화해위 결정은 왜 모른 척 하는데?○ 동아일보
O 경향신문 2면 - 노동탄압 이어가면서 부처 이름에 '노동'이란 단어 넣는 것 창피하지 않나요?O 경향신문 10면 - 연합뉴스는 서울시가 용산참사 협상 타결의 주역이라고 보도했던데, 장례장소 제공을 거부하는 주역도 있나?O 한겨레 (2면)- 누가 '국밥방송'에 매달 5천원씩 내고 싶을까? O 중앙일보 사설 - 지난해 정치판이 난장판 되는 데 한몫 단단히 거든 중앙일보, 이제와서 뭥미?
다소 씁쓸한 일이지만 지난 한 해 “할 말은 하고 사십니까?” 혹은 “나는 할 말을 하고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많아진 한해였다. 방송장악 시도라는 일련의 흐름으로부터 시작해 한 방송사 시트콤 유행어인 ‘빵꾸똥꾸’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조치를 받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거시적·미시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수시로 흔들렸다. 올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바뀐 것이 거의 없으니. 조금 지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말 광주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곱씹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3일, 국정원과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등 복수의 기관 관계자들이 5·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리는 ‘江강水원來’전 설치작품 ‘삽질공화국’ 철거를 요청했다. 작품에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 있다는 이유
2004년 1월 29일 목요일 오후. BBC 뉴스 본부가 있는 스테이지 식스(Stage Six) 현관을 지나 뉴스실로 들어선 그렉 다이크 사장을 향해 직원들이 일제히 박수갈채를 보냈다. 다이크 사장은 책상 위에 올라가 즉흥 연설을 했다. 언론은 공정해야 하지만 기가 죽어서도 안 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지키려고 노력한 것은 모두 ‘BBC의 정직성과 독립’이라고 힘주어 역설했다. 이 장면은 BBC 뉴스24를 통해 영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연설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다시 나왔을 때, 수많은 군중이 다이크 사장을 에워싸고 함성을 지르며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런던뿐만이 아니었다. 영국 전역의 BBC 방송국 직원들이 거리로 뛰쳐나가 다이크 사장이 회사를 떠나지 못하게 하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지방 라디오 방송국에서
올 한해동안 언론계에서 어떤 인물이 가장 진상짓을 떨었는지, 그들의 후안무치함을 되새기고자 실시했던 '2009 그랜드미디어진상' 설문조사가 28일 마감됐습니다.각자가 생각하는 '올해 최고의 미디어진상'을 꼽아주신 총 989명의 독자 여러분께 고개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난해(600여명 참여)보다 반응이 훨씬 뜨거워 도 조금 놀랐습니다. 한 시민은 10인의 후보자들 모두에게 '빵꾸똥꾸상'을 수여했고, 어떤 시민은 "혹시 투표한 사람 다 잡혀가는 것 아니냐"는 뼈아픈 말을 던지기도 하셨습니다. 올 한해 언론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반응들이라 생각됩니다. 진상들이 너무 많아서 1명만 뽑기 너무 힘드셨죠? "적어도 세개는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몇몇 시민들의
인권의 보편성과 구체성을 보여주는 인권의 고전들과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 인권의 현주소를 씨줄과 날줄로 엮은 책 《인권을 외치다》를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했다. ‘가장 낮은, 가장 약한 사람들의 열망으로 바꿔온 인권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연구소 창’의 활동가 류은숙이 직접 발굴하고 번역한 37개 문헌들과 이 문헌에 담긴 진정한 의미, 문헌을 둘러싼 생생한 역사를 담고 있다.이 책은 인권의 고전과 오늘의 인권이 한데 모여 과거를 통해 오늘을, 문헌을 통해 현실을 읽을 수 있는 틀을 제시하고 있다. 3백여 년 전 영국의 인신보호법, 2백여 년 전 프랑스에서 폐지된 단결금지법, 그리고 시민불복종, 표현의 자유, 국가인권기구 원칙 등 이미 세계가 약속하고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봤을 《미시경제학》과 아고라 ‘미네르바’의 경제학 교본이었다는 《경제학 원론》의 저자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가 첫 경제시론집 《이준구 교수의 쿠오 바디스 한국 경제》를 푸른숲에서 출판했다.26년 동안 강단을 지키며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며 그 밖의 활동과 거리를 유지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뜨거운 이슈인 대운하사업,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주택정책, 경기부양책, 교육개혁 등을 날카롭게 통찰한다.스스로를 시장주의자로 규정하는 ‘교과서 경제학자’ 이준구 교수에게 있어 정책을 판단하는 잣대는 단순하고 명쾌하다. ‘경제학의 정설과 원칙’ 그리고 ‘정책 판단의 잣대는 이념이 아니라 합리성이어야만 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현 정부의 시장에 대한 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