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전자메일을 하루만 정리하지 않아도 금방 수십 통, 수백 통의 메일이 넘쳐난다. 이 가운데는 사적인 것은 거의 한건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중요한 약속이나 챙겨야 할 사안은 더욱 신속하고 간편한 문자로 확인하고 있으니 말이다. 전자메일은 어느덧 나 같은 정보지의 물결이다.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업무의 과정인지라 일일이 메일을 열어서 검색을 하는데 눈에 띄는 자료가 있었다. 전주영생고등학교(교장 임석윤) ‘푸른바람’에서 사랑의열매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원배)에 이웃사랑성금 35만원을 기부하였다. 금번 성금은 전남 목포대학교에서 주관한 ‘신재생에너지 경진대회’에서 영생고 3학년 유원영 등 5명의 학생이 ‘푸른바람’ 이름의 팀으로 참가하여, ‘풍
기억은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인가를 기억하는 행위는 과거와 지금이 같은지 다른지 비교하게 하고, 그 사이 수많은 시간의 물결과 주름을 알아보게 한다. 여행은 낯선 시간 속으로의 떠남이다. 여행자는 낯선 시간의 물결과 주름을 기억 속에 담는다. 그 기억을 통해 여행을 떠나기 전 그리고 여행 중의 자아 그리고 돌아오고 난 뒤의 자신을 비교한다. 연극으로 여행의 기억을 담은 이들이 있다. 극단 플레이위드의 여섯번째 작품으로 대학로 마방진 소극장에서 오늘 (4월 14일) 막을 내리게 될 가 그렇다. 잘 쓴 여행담을 듣는 것은 참으로 즐겁다. 연극 는 솔직 담백한 여행담을 무대에서 전개한다. 극이 진행되는 약 1시간 20분 동안 그냥 웃으며 박수 치고 공감을 던지고 하며 눈물
1937년 12월 13일 중국 양쯔 강 남동쪽 연안에 있는 도시 난징(南京)으로 진격한 일본군은 예하 부대에 다음과 같은 지침을 내린다.- 모든 전쟁 포로를 처형한다. - 처형방법: 포로들을 12명씩 나눠 총살한다.당시 일본군의 작전개념은 가는 곳마다 모두 죽이고 모두 빼앗고 몽땅 불태운다는 의미의 ‘삼광작전’이었고, 그런 일본군에게 포로 처형은 식량 부족과 혹시 모를 보복의 우려를 단숨에 해결해주는 수단이었다. 난징에 입성한 일본군은 곧장 무장하지 않은 중국의 민간인 포로들을 상대로 끔찍한 살육을 자행하기 시작했다. 총을 쏴 죽이거나 칼로 목을 베는 건 기본이었고, 산 채로 포로를 묻거나 불에 태우고 사지(四肢)를 절단했는가 하면, 사나운 개의 먹이로 던져주기까지 했다. 산 사람을 고문하는 방법
촛불을 들고 외친다.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 그렇다. 이번 싸움은 MBC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다. 누구로부터 지켜내려는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권력으로부터 지켜내려는 것이다. 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방송 개입에 대한 강도가 거센 지금의 권력으로부터 지켜내려는 것이다. 원래부터, MBC가 마뜩찮았던 현 정권이었다. 어느 언론보다 BBK와 다스 관련 의혹을 상세히 보도한 방송이 MBC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일하던 시절에도 '교통카드 사업자 선정 배경', '청계천 개발 비리 의혹' 등 '이명박 시정(市政)'의 어두운 부분들을 파헤쳐 온 방송이 MBC였다. 그러던 MBC가 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까지 경고하고 나섰고, 그 이후 촛불민심이 크게 확산돼 갓 출
지방선거에 나선 각 후보들은 여론조사가 경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조사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운다. 결과의 유불리에 따라 극한 반응도 마다지 않는다. 특히 광주처럼 특정정당의 지지세가 압도적인 곳에선 당내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다보니 별 일이 다 생긴다. 각 언론사가 발표하는 여론조사결과는 이미 보도 하루 전날 오후쯤이면 각 경선캠프로 알려진다. 후보진영에선 결과가 미칠 유불리에 따라 “신문 더 구할 수 없느냐”부터 “살살 써달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다. 이 정도는 ‘어필’로 넘어간다. 그런데 “기사를 빼달라”는 단계가 되면 ‘언론통제’가 된다. 물론 개인적 친분관계가 있으면 농반진반으로 ‘좀 빼줘’할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취재원이
블로그 하시나요? 트위터 하시나요? 블로그는 웬만해서는 하나씩들 갖고 계실 것이고, 어느날 느닷없이 등장한 트위터도 이젠 꽤 익숙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불과 반년 전 국내에 소개 되기 시작한 트위터의 이용자 수가 지금은 10만여명에 이른다고 하니, 트위터는 정말 놀라운 속도로 우리 삶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블로그와 트위터는 이제 ‘소셜 네트워킹’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저는 블로그와 트위터를 둘 다 열심히 하고 있는 기자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다보니 가끔은 제가 취재 대상이 되기도 하고, 포럼이나 세미나 참석 요청도 받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이 둘을 모두 열심히 하는 기자가 드물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런데 블로그
2008년 초여름은 광우병 쇠고기를 반대하는 촛불로 뜨거웠다. 10대부터 노년층까지 시민들은 광화문에 꾸역꾸역 모였다. 21년 만에 100만명이 군집했다. 그러자 곳곳에서 분석과 해석이 난무했다. '저들의 군집화를 이끈 동력이 과연 무엇일까'가 관건이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달리 이번 촛불은 군사정권과 같은 명확한 투쟁의 대상이 없지 않느냐'가 고민의 시작점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그리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분석의 틀을 금세 찾아내 공격 대상을 정하고 탄착점을 포착했다. '분명 저들을 이끈 배후가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 대통령은 "저 양초들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하는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집회를 '주도'했을 것이라고 판단한 '좌파' 시민단체를 색출했고
사람들만 모이면 이제 선거 얘기가 나온다.3월21일부터 군수, 군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고 보니 역시 선거는 사람들의 주요 양념이 되었다. 예비후보들은 이제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서 얼굴을 알리고 다니고 있다.선거전이 과열되고 있다는 걱정까지 나온다.원론적으로 풀뿌리 지방자치 선거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후보가 나와 주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받고 지역발전을 이끌고, 미래를 그려나가는 것이다. 일을 잘 할 수 있는 후보는 지연, 혈연, 학연보다는 후보자의 능력과 인물됨을 판단해 주민들의 심부름을 잘 하고 정책을 잘 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매니페스토를 통해 각 후보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정책을 검증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하고 평가해 후보자를 선출하는 기준을 삼기도 한다.
“핼리버튼에 대한 많은 질책을 겸허히 듣겠습니다.” 테러와의 전쟁 직후 이라크 재건 사업에 뛰어든 미국의 민간 군수산업체 핼리버튼(Halliburton)의 최고경영자 데이브 레사(Dave Lesar)는 TV 광고에서 얼굴 한 가득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한다. “우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병사들을 먹이고, 이라크 재건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전쟁 지역이라 고생도 많지만 우리 군을 위해 봉사하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2000년 7월,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대선 러닝메이트로 나선 딕 체니(Dick Cheney)는 방송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에 그 회사를 경영하며 이룬 모든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솔직히 지난 5년 동안 미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후회 없이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가톨릭의 고백기도에는 ‘네 탓’이 없다. 오직 ‘내 탓’일 뿐이다. 고백기도문은 Mea culpa, mea culpa, mea maxima culpa(메아 꿀빠 메아 꿀빠 메아 막시마 꿀빠) 즉,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로 되어 있다.100분이 약간 넘게 전개되는 고백성사를 스크린을 통해 봤다. 다큐멘터리 영화 다. 경계인을 ‘똘레랑스’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가 송두율 교수에게 한 편을 완전히 버리고 한 편에 완전히 설 것을 강요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예수회의 박홍 신부는 사울이 바오로가 되는 비유를 들어가며 전향 이상의 고백을 요구한다. 결국 송두율 교수는 고백을 한다. 가톨릭의 신부 앞에서 하는 고해소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을 향한 기자
지금으로부터 7~8년 전 쯤 되었을까? 전주평생학습센터에서 주관하는 디카 강좌에 참여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기계치인 나는 ‘누르기만 하면 찍히는’ 디카의 간단 조작요령조차 몰라 좀더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로 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참 용감한 도전이었다. 수업은 일주일에 한번 진행되었는데 그럭저럭 한 두달 잘 다니다가 조리개니, 셔터 속도 계산같은 과정에서 머리가 쥐날 지경이 되자 절망감을 안고 다른 사람의 작품을 구경하는 참관자의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디카 초급 과정은 심미안을 기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문화를 사랑하는 각계 사람들과 지역 문화를 새롭게 조망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신선한 실천방법을 논의하는 성과도 있었다. 문화적 기획력과 실천력
하도 기가 막힌 일을 겪었을 때 어머니가 이러시곤 했다. "콧구멍이 두 개 있어 숨을 쉰다"고 말이다. 정말 숨 쉬기 곤란하게 하는 현 정권의 엽기 행각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방송도 장악했겠다, 마구 떠벌리고 내뱉어도 따끔하게 지적하는 언론은 한 줌도 안 될 것이라는 계산 아래 거칠 게 없는 듯하다. 산소 호흡기라도 껴야 할 판이다.콧구멍이 두 개라는 사실에 감사하도록 만드는 이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안상수씨다. 그는 지난 3월16일 "10년간의 좌파정권 기간 동안의 편향된 교육으로 아동 성폭력 범죄들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청와대 홍보수석 이동관씨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낸 것을 두고 "현 정권의 국정철학이 구현된 결과"라고 떠벌렸던 것과 거의 쌍벽을 이
“빨리 죽어버려야 할 노인들” “돈 받고 나오는 노인들”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노인들만큼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극단적이고 공격적입니다. 좌파로 보이면 모두 ‘빨갱이’로 부르며 ‘처단’을 외치는 분들이니 이런 푸대접은 사실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도 싸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말일 지도 모르겠습니다.도무지 우리 사회 구성원들과 대화라곤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어버이연합의 노인들. 하지만 언제까지 이들을 이렇게 욕하고 비난하기만 해야 할까요. 두 개의 평행선은 결코 만나지 않습니다. 이 평행선에 사다리를 놓아보고 싶은 마음에 어버이연합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갈등은 오해와 고집에서 시작되는 것이니, 그것을 푸는 방법은 직접 대화를 해
2005년 초여름 한국은 '삼순이 열풍'에 몸살을 앓았다. 몸은 뚱뚱하고 이름은 촌티가 흐르는 여자. 결혼과 현실 사이에서 '안절부절 못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서른 살 여자란 시기적 비주류성에다 고졸 학력을 갖췄고 편모슬하이기까지. 갖춘 거라곤 날카로운 언변과 누구 앞에서도 꿀리지 않는 당당함 뿐이다. 하긴 그 두 가지마저 여자가 가지면 한국 사회에선 그다지 장점이 되지 못한다. '못 생긴 게 성질까지 더럽다'는 소릴 듣기 딱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순이는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지지의 바탕엔 두 가지 까닭이 자리 잡고 있다. 하나는 한국 사회의 대표적 '루저'인 그녀가 '밀땅' 연애를 하는 대상이 바로 얼짱에다 재력까지 갖춘 대표적인 엄친아 '삼식이'였기 때문이다. "삼겹살 출렁이는 주제에 감히 우리
문 열자 선뜻먼 산이 이마에 차라雨水節(우수절) 들어바로 초하로 아침새삼스레 눈이 덮힌 묏부리와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흰 옷고롬 절로 향긔롭어라옹송그리고 살어난 양이아아 꿈같기에 설어라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옴짓 아니긔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옥천이 낳은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로 불리는 정지용 시인의 ‘춘설(春雪)’이라는 시입니다. 어제부터 흩뿌리던 봄눈은 사람들이 잠들고 있는 사이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일주일 만인가요.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온 탓에 비가 내릴 것이 눈이 되어 내렸네요. 18일 새벽에 일어나 온통 하얀색으로 변한 산과
갈수록 팍팍하다. 사람답게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좌절과 분노는 엉뚱한 곳으로 몰려 쌓였다가 한바탕 배설의 의식을 치르는 것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느낌이다. 열성적으로 환호하다가, 비이성적으로 분노하거나, 넘치게 애도하거나…. 모든 것이 과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모든 비정상의 근원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노동조건과 나만 아니면 되는 경쟁구도와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삶의 조건들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일련의 움직임들이 어떤 사건사고보다 더 걱정스런 이유다. 사설이 길었다. 최근 광주에서는 금호타이어 문제가 이슈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타이어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정리해고와 도급회사로의 재배치를 통보했고, 노조는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거기다 채권단은 노조에게 워크아웃 기간
전 싹싹한 성격이 아닙니다. 낯도 많이 가리죠. 한 번은 처갓집을 나서면서 아내의 외할머니께 인사를 드렸는데, 마침 그 광경을 본 아내가 한참을 웃습니다. “왜?” “하하. 아니 그냥 할머니 방에 들어가서 인사하면 될 걸. 밖에서 멀찍하니 떨어져서 배꼽 인사하는 오빠 모습이 정말 어색해서.” 장인어른, 장모님도 수다스러운 분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위마저 무뚝뚝하니, 당신들의 애정을 표현할 길이 많지 않으셨을 겁니다. (언제나 “자네, 별일 없나?”라는 질문으로 대화가 시작되지만, “예, 별일 없습니다.”로 대화는 막을 내린다.) 그래서 장모님은 음식으로 애정 표현을 대신합니다. ‘조 서방 이것 좀 먹어봐. 국수도 좀 먹을래. 밥 좀 더 먹어. 딸기랑 감도 먹어봐’ 등등. 한 번은 배가 터질 것 같아서 힘
얼마 전 한 외신에 우리나라 언론사의 수습기자들의 생활이 다뤄졌습니다. 지저분한 쪽방 같은 곳에서 여러 명이 엉켜서 잠을 자고, 술은 많이 마시는 힘겨운 생활을 한다는 게 내용이었습니다.처음 언론사에 들어오면 반드시 그 시절을 거칩니다. 이제 갓 3년차 밖에 되지 않은 제가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게 민망한 일이지만, 수습을 하던 그 겨울은 정말 유달리 춥고, 힘들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선배들에게 ‘쪼이며’ 하루 종일 이곳저곳 쉴 새 없이 돌아다니는 수습 시절, 유일한 안식처는 택시였습니다. 아마 다른 선배님들도 그랬을 겁니다. 택시에서 잠깐 잠도 자고, 선배에게 보고할 내용도 정리하고, 밥도 먹고 했으니까요. 짧은 거리도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보니, 월급 보다 택시비가 더 많이 나와서, 일을 할수
‘벽에 붙은 파리(fly on the wall)'란 말이 있다. 현실에 개입하지 않고 무언가 일어나기를 조용히 기다리는 관찰자로서, 다큐멘터리 감독의 처지를 벽에 붙은 파리에 비유한 것이다. 열린 태도로 대상(피사체)을 대한다면 둘 사이에 친밀함이 생겨난다. 그에 따라 무언가가 발생한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과연 발생할 것인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다이렉트 시네마적인 관점에 따르면 다큐멘터리는 ‘통제되지 않는 영화’다. 이론적으론 공감하지만, 실제 촬영의 현실 속에선 다르다. 과연 카메라와 다큐멘터리 감독은 ‘벽에 붙은 파리’가 될 수 있을까? 인간이 아닌 자연을 다룬 다큐멘터리라면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 사이의 이야길 다루는 다큐멘터리라면, 사실상 ‘벽에 붙은 파리’는 현실적으로 불가
부끄럽지만 2010년 동계 올림픽 중계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맘 편히 경기를 관람하지 못했다. ‘강력한 메달 후보’, ‘000선수 금메달 도전’ 등 비교적 확실한 메달권 진입의 가능성이 있어도 마음속의 소심함이 갖가지 이유를 만들어 생방송 관전의 용기를 막고 있었다. 일테면 (애국심으로 포장하기도 민망하지만) 김동성의 금메달을 뺏아간 오노에 대한 미움으로 또다시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지레 불안해진다. 또 우리 선수들이 메달에 대한 강박증으로 경기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도 되어서 생중계를 마음 편히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종류의 심리상태를 분석해 놓은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급기야 “내가 경기를 안 봐야 선수들이 이길 것”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이유까지 만들어놓고 결과에 만족하자는 게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