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 치하 지난 2년 지난한 싸움의 과정에서 그래도 그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던 곳 중 하나가 MBC노동조합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전술적인 측면에서 MBC노조만 ‘의미있다’는 투쟁 노선을 고집할 때,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비판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고민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술적 이견보다는 적전분열이 더 위중한 위기라는 것. 세상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그 우선순위를 따져보면, 시민사회의 수많은 헌신적인 운동가들이 있고, 그들의 MBC노조에 대한 안타까움이 분노로 발현될 때도 있지만, 적전분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없다는 점에 동의할 겁니다.

▲ 이근행 MBC노조 위원장ⓒ권순택

그래서 우리는 ‘미우나 고우나’ 적전분열보다는 ‘더불어 함께’ 행동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 문방위 소속의 전병헌 의원 최문순 의원이 MBC노조의 진정성을 인정하자고 했을 때, MBC노조가 얼마나 고립감을 느꼈을지를 이해하자고 했을 때, 그래서 MBC청문회에 집중하자고 했을 때 결코 편한 마음, 동의하는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MBC노조의 전술적 헛발질에 대한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냐고 따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프로페셔날의 판단과 세미 아마추어의 판단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근행 MBC노조 위원장의 서투른 운동을 질타하기보다는 서툴기 때문에 더욱 그 ‘진정성’에 대해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MBC 앞에서 촛불문화제가 있을 예정입니다.

언소주 김성균 대표가 오늘 미디어행동 집행위에 오셔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MBC노조와 함께 할 수 있다는 발언이었습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이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싸울 의지가 없는 자들을 억지로 끌어 낼 수는 없지만, 여전히 싸우겠다고 하면 더욱 치열하게 비판하면서도 한 편으로 함께 하자고요.

김성균 대표나 최상재 위원장이 느끼는 ‘안타까움’에 대해서,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장의 ‘믿어달라’는 외침에 대해서 우리는 더 이상 매몰찰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서 간곡히 ‘촛불’께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조사, 방문진의 뉴라이트 김우룡 이사장 퇴진, 그리고 MBC에서 암약하며 공영성, 공정성, 공공성 훼손을 획책하는 이명박 정권에 내응하는 간첩(間諜), 김재철의 퇴진을 위해 함께 했으면 합니다.

이렇게 한 목소리로 한 몸으로 싸워도 될까 말까한 현실이니, 큰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공영방송 MBC사수를 위해 ‘작은 차이’를 뛰어 넘었으면 합니다.

오늘 저녁에 MBC 앞에서 ‘더불어 함께’ 어깨동무하고자 합니다. MBC노조와 촛불이 어우러진 질펀한 축제의 장을 만들어 봤으면 합니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촛불과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포기하지 않은 MBC노조가 허드러지게 어울리는 오늘 밤의 대동놀이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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