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우리나라 기자들은 언론에 대해 ‘대체로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민 눈높이에는 아직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기자협회가 기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4%가 언론이 역할수행을 잘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74.8%는 국민들이 언론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기자협회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언론이 역할과 기능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 알아본 결과, ‘대체로 잘 수행하고 있다’(57.7%), ‘매우 잘 수행하고 있다’(2.7%)로 응답자의 60.4%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수행을 못한다’는 응답은 39.6%(‘별로 수행하지 못한다’ 38.9%, ‘전혀 수행하지 못한다’(0.7%))였다. ‘수행을 못한다’는 응답은 방송기자(53.1%), 연차별로는 11~15년차(47.7%), 6~10년차(46.8%)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자유로운 언론활동을 제한하는 인물-단체>, 출처=한국기자협회보)

반면 국민들이 언론 전반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74.8%가 ‘신뢰하지 못한다’(‘전혀 신뢰하지 못한다’ 1.4%, ‘별로 신뢰하지 못한다’ 73.4%)고 평가했다. 25.2%는 ‘신뢰한다’(‘대체로 잘 신뢰한다’ 24.8%, ‘매우 신뢰한다’ 0.4%)고 평가했다.

기자협회는 뉴스룸 내부와 외부로 나눠 자유로운 언론활동을 제한하거나 공정보도를 저해하는 인물이나 단체는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뉴스룸 내부에서 51.1%가 ‘사주·사장’이라고 응답했다. ‘편집·보도국장’(13.5%), ‘중간간부’(6.5%), ‘기자자신’(5.3%), ‘노동조합’(2.2%)순이었다. 뉴스룸 외부에서는 55.6%가 ‘광고주’를 꼽았다. 이어 ‘정부나 정치권력’(24.4%), ‘이익단체’(12.6%), ‘독자나 시청자’(3.3%)순이었다.

최근 1년 동안 정치권력이나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려다 압력으로 좌절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9.3%가 ‘있다’라고 답했다. ‘1~2회’ 경험했다는 15.0%, ‘5회 이상’(2.2%), ‘3~4회’(2.1%)로 나타났다. ‘없다’는 79.7%였다. 같은 기간 재벌이나 대기업에 대한 비판적 보도 좌절 경험에 대해 23.6%가 ‘있다’라고 응답했다. ‘1~2회’ 15.7%, ‘3~4회’(5.8%), ‘5회 이상’(2.1%)순이었다. ‘없다’는 75.3%였다.

2017 세계언론자유지수(2017 World Press Freedom Index) (국경없는 기자회 RSF : Reporters Without Borders )

한편,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 2017년 한국 언론자유지수는 63위로 2016년과 비교하여 7계단 상승했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2006년 31위를 기록한 이후 2015년 60위, 2016년 70위로 추락을 거듭하다 10년 만에 소폭 상승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철수로 이어지는 일련의 정치과정에서 (한국)언론이 여전히 효과적으로 정치를 포위하고 국가기관을 비판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언론자유지수를 2022년까지 30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 한국기자협회 53주년을 맞아 전국 기자 3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5.7%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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