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중간광고가 허용되기도 전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드라마 중간에 광고를 배치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은 프리미엄 광고(Premium Commercial Message, PCM)라는 형태의 광고 영업을 하고 있다.

PCM은 중간광고 금지 규정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이지만 다매체 시대 지상파 방송사가 추락하는 광고 매출을 유지하기 위한 보완 대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 PCM 운영방식 (자료=닐슨컴퍼니)

PCM은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사이에 배치되는 광고로 시청자가 볼 때는 중간광고와 유사하다. 현재 지상파방송은 프로그램 사이에 배치되는 중간광고가 현행 방송법과 시행령을 통해 금지돼 있다. 다만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의 회차를 구분해 회차가 다른 같은 프로그램을 두 개 사이에 중간에 광고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PCM을 집행하고 있다. 현행 방송법 73조는 중간광고를 “1개의 동일한 방송프로그램이 시작한 후부터 종료되기 전까지 사이에 그 방송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편성되는 광고”라고 규정하고 있다.

닐슨컴퍼니는 “PCM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광고는 광고 시장에 변화를 가져온 한편, 프로그램 운행 방식을 바꾸며 방송 시장에서도 변화를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닐슨 컴퍼니는 PCM과 시청률 변화추이를 분석하고 “PCM 평균 광고시청률은 5.27%로 전후 CM 평균보다 높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앞에 배치되는 광고(전 CM)의 평균 시청률은 2.28%, 방송 프로그램 뒤에 배치되는 광고(후 CM) 시청률은 4.34%로 나타났다. 또 PCM 평균 시청률은 후CM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광고 시청률(5.35%)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CM과 전후CM 집행 위치별 평균 광고시청률(%) (자료=닐슨컴퍼니)

또 닐슨컴퍼니는 “PCM 집행 전 1분 대비 집행 직후 시청률 하락폭은 평균 6.3%”라며 “평균 회복 시간은 4분이 걸렀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결과는 케이블TV 1차 중간광고의 평균 시청율 하락폭 2.19%, 2차 중간광고 평균 시청률 하락폭 3.95%보다 각각 4.11%, 2.71% 더 떨어진 수치다. 이는 지상파 PCM이 케이블채널의 중간광고 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광고가 완판되던 시절에는 특정 CM의 단가가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패키지 거래가 주를 이루고 CPRP(Cost per Rating Points, 시청률 1%에 도달하는데 드는 비용) 등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해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개별 프로그램 단가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SBS PCM의 경우, 전후 CM 대비 130~150%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PCM이 지상파 광고 매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광고주를 끌어들이고 패키지를 구성하는 데 PCM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JTBC나 CJ E&M 채널의 경우, CPRP가 지상파 보다 더 높게 나온다”면서 “이들 채널보다 지상파 광고가 효율성이 떨어져 경쟁이 안 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 지상파 광고 판매율이 50%가 안 되는 상황에서 PCM이 지상파 광고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PCM이 없다면 지상파가 현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지상파방송은 종합편성채널과의 역차별 해소와 줄어든 광고 매출 등을 이유로 중간광고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시청권을 침해한다’는 시청자단체의 반발에 부딪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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