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MBC <무한도전>에는 굉장히 반가운 얼굴이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무한도전-예능학교, 스쿨오브락>으로 인연을 맺었던 할리우드 스타 잭 블랙이 <무한도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할리우드 영화 출연을 위한 오디션을 보기 위해 L.A로 간다는 것이 이번 방송의 주요 콘셉트로 소개되었지만, 사실상 잭 블랙을 다시 만났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겠다.

잭 블랙과 함께한 <무한도전>은 재미있었다. 이날 방송은 잭 블랙이 혼자 '하드캐리'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잭 블랙이 원격 조종해서 멤버들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유발하고 전면에 나설 때는, 지난 <무한도전> 첫 출연에서도 그랬듯이 각종 노래와 춤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안겨주었다. "리스펙트 잭형"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언제부터인가 <무한도전>은 특급 게스트에 기대는 느낌이다. 이는 얼마 전 <무한도전> 김태호PD가 몇몇 매체에 토로한 고충처럼 멤버 부족에서 오는 어려움 탓이 크다. 예전처럼 6~7명이 고정으로 합류했었을 때는 그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관계 설정만으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는데, 지금처럼 5명 체제에서는 무엇을 해도 다소 헐거워 보이기 마련이다. 새 멤버를 충원하자니 기존 멤버들과 합이 맞아야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고, 이래저래 당장 부족한 캐릭터를 메우기 위해 게스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NBA스타 스테판 커리 출연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무한도전>은 지난 12일 잭 블랙의 활약으로 2주 연속 큰 재미를 안겨 주었다. 게다가 '구멍병사' 박명수가 돋보였던 '진짜사나이' 특집이 장안의 화제가 된 만큼, 지금까지 보여준 올해 <무한도전>이 거둔 성과는 괜찮은 편이다.

물론 상반기 <무한도전>이 선보인 모든 방송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은 아니다. 그 어느 때와 달리 특급 게스트들의 출연이 잦았지만, 이 중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이는 스테판커리, 잭 블랙 정도다. '효리와 함께 춤을' 특집에 등장한 이효리의 예능감은 여전했지만, 정작 이 특집 자체가 그리 큰 재미를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게스트 없이(반고정 멤버로 거론되는 배정남이 출연했지만) 진행된 '진짜 사나이' 반응이 올해 들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12일 방송은 잭 블랙이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에 많은 걸 기댄 한 회였다. 지난해 잭 블랙과 처음으로 함께했던 <예능학교-스쿨오브락>에서 보았듯이 잭 블랙은 웃음을 위해서라면 망가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초특급 예능 스타다. 이번 두 번째 만남에서도 잭 블랙은 무엇이든지 척척 받아주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국 예능인들의 무한한 존경심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잭 블랙과의 만남은 여기까지다. 다음 주부터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본격적인 할리우드 도전기가 펼쳐지는데,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는 의미 있는 특집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잭 블랙만 볼 만했던 L.A 행이 아니길!

연예계와 대중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보고자합니다.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http://neodol.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