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황우석 사태 당시 황 교수와 맞섰던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학대 학장은 “박기영 씨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을 혁신한다는 건 완전히 사상누각”이라며 퇴진을 촉구했다. 하지만 박기영 교수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퇴진 불가’의 입장을 밝혔다.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우 학장은 10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과학발전과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게 튼튼한 연구윤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박기영 교수는 연구윤리 위반의 대표적 사례인 황우석 사태의 주역”이라며 “연구윤리를 위반한 과학자를 정치권에 연결하고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받게 한 인물이 박기영 교수”라고 소개했다.

우 학장은 박 교수를 과학기술본부장직에 임명한 정부를 향해 “황우석 사태는 노무현 정권 때 발생했다"면서 "민주당 내 노무현 정부 때 인물들이 그 당시의 실태로부터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2005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재임시절 ‘황우석 연구지원 모니터링’을 운영하고 황 교수에 대한 정부지원금을 65억에서 265억으로 대폭 늘리는 등 ‘황우석 후원’을 주도했다. 또한 2004년 황우석 연구팀 논문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녹색당은 8일 논평을 통해 “조작사실이 밝혀진 논문의 공저자라는 사실은 과학자 경력은 물론이거니와 공직자 자격에도 치명적인 결함”이라며 “청문회를 거치지 않는 차관이라 괜찮다는 것인가”라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또한 “마땅한 기여도 없이 유명 저널에 게재된 논문의 공저자가 된 것은 학문적인 뇌물을 수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모든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범부처의 연구개발을 통괄하는 자리로 연간 22조의 연구개발 예산을 심의·조정한다.

한편, 박기영 교수는 이 날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로서는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10일 오후 2시30분 과천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 열리는 정책설명회 자리에서 자신의 본부장직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황우석 사태와 연루된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사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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