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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박쥐' 박기영 임명 반대에 민주당만 입 닫아정치권·시민사회에 과학인들까지 "악몽에 가깝다"...민주당, 유구무언인가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08.09 15:32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황우석 사태'의 관련 책임자인 박기영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정치권과 시민사회, 과학인들까지 나서 박 교수의 임명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박기영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낸 인물로 황우석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직을 내려놨던 인물이다. 박 교수는 황우석 교수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꾸려진 '황금박쥐'의 핵심 멤버이기도 했으며,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에 참여한 적이 없음에도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의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연합뉴스)

박기영 교수의 임명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저마다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8일 국민의당은 양순필 수석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박기영 본부장의 부적절한 과거 행적으로 볼 때 과연 그가 역할을 수행할 자격이 있는지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박기영 본부장 임명은 책임을 저버린 '황우석 고양이'에게 과학기술의 미래라는 생선 가게를 맡긴 꼴"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최석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놓고 박기영 교수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을 비판했다. 정의당은 "황우석 논문 조작 사태는 학자로서의 양심과 윤리를 지키고자 하는 젊은 과학자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전말을 밝혀내면서 그 진상이 드러났다. 이제 그들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주역"이라면서 "박기영 본부장은 과연 그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9일 바른정당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진보 진영에서도 박기영 본부장은 잘못된 인사니 철회하라고 한다"면서 "박기영 본부장 임명을 철회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박기영 본부장에 대해 항의가 제게 온다"면서 "박기영씨는 적폐인사"라고 날을 세웠다. 하태경 의원은 "박기영은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있을 때 과학정책을 엉망으로 했고, 그래서 황우석 사태 전부터 과학계에서 이를 갈던 사람"이라면서 "식물 전공인데 동물 복제하는 황우석에 조언을 한다며 돈을 받고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공직자로서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도 박기영 교수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임명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9개 시민단체는 "혁신본부장은 이번에 신설된 자리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차관급이며 20조 원의 정부 연구개발비를 심의 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자리에 황우석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던 박기영 전 보좌관을 임명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인사는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 "역사에 남을만한 과학 사기 사건에 책임이 있는 인물을 과학기술정책의 핵심 자리에 임명한 것은 촛불민심이 요구한 적폐세력 청산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연구부정행위를 저지르고, 특정과학자를 비호하기 위해 거짓을 일삼고 반성도 하지 않은 인물이, 세금으로 조성된 연구 개발 예산을 다루는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담당자가 된다면 과학계는 물론이고, 문재인 정부를 이뤄낸 촛불 시민의 신뢰까지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 과학기술인들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회원 169명과 과학기술자 60명은 9일 오전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오늘 긴 겨울 광장에서 촛불과 함께 변화를 꿈꾸던, 과학기술인들의 절망을 본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임명했다. 혁신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오히려 그 이름은 과학기술인들에겐 악몽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과학기술인들은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최정점에서 그 비리를 책임져야 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황우석 사태가 마무리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등장한 인터뷰에서 황우석을 여전히 두둔하는 모습만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인들은 "2016년 11월 4일 우리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새누리당의 책임을 묻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그런 우리가 촛불 시민혁명으로 들어선 새 정부에 대해 이런 비판의 글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이 너무도 슬프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를 심각하게 재고하길 아픈 마음으로 바란다"고 촉구했다.

각계 각층의 반발이 일고 있지만 여당인 민주당은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8일 원내대책회의, 9일 최고위원회의, 박기영 교수 임명 후 진행된 민주당의 모든 논평에서는 박기영 교수에 대한 입장을 찾아볼 수 없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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