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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장겸 블랙리스트’, 실체 드러나노조와 관계 등으로 등급 매겨 인사 평가에 활용..."김장겸, 보도국장 취임 후 작성"
송창한 기자 | 승인 2017.08.08 08:5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가 카메라기자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인사관리 한 사실이 관련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사원 개개인의 성향에 따른 블랙리스트가 작성되었으며 이는 각종 인사 평가와 인력 배치 등에 활용됐다고 폭로했다.

MBC본부는 “(블랙리스트가)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김장겸 현 사장에게 지휘계통을 통해 보고됐을 개연성이 높다”며 “실제 부서배치와 승진 등 인사조치 대부분이 블랙리스트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타파 뉴스화면 캡처

MBC본부가 발견한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와 <요주의인물 성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보도 부문 카메라기자들의 개인별 성향과 출신, 170일 파업 가담 여부, 노동조합과의 친소 관계 등이 담겨 있다. 문건은 2013년 7월 6일부터 2014년 2월 16일까지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MBC본부는 문건이 작성된 시기가 “김장겸 현 사장이 보도국장으로 취임한 직후”라고 설명했다.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는 문서 작성 당시 재직 중이던 MBC의 카메라기자 65명을 입사연도에 따른 기수별로 나눈 뒤, 각각 4개 등급으로 분류해 도표 형식으로 기록했다.

<요주의인물 성향>이라는 제목의 다른 문서에서는 ✕, △, ○의 각 등급별 일부 기자들에 대한 개인별 평가를 상세히 적고 있다. 주로 정치적 성향, 회사 정책에 대한 충성도, 노조와의 관계 등이다.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문건.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MBC본부는 “‘블랙리스트’는 실제로 인사와 평가, 승진 등의 핵심 자료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하위인 이른바 ✕등급으로 분류된 기자들은 대부분 보도국 외부로 쫓겨났거나, 보도국 내에서도 중요도가 낮은 부서 위주로 배치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고 등급인 ‘☆☆부류’의 당사자들은 현재 보직을 맡고 있거나 정치·사회부 등 주요 영상취재 포스트를 담당하고 있다. 그 다음 등급인 ‘○부류’로 분류된 인사들 역시 관계회사 임원에 보임되고, 본사 보직 간부로 재직하고 있다. 반면 최하등급인 ‘✕부류’는 대부분 보도국 밖으로 밀려나 있다. 2012년 파업 이후 징계와 강제 교육 등을 거쳐 현재 스포츠국과 수도권지국, 인터넷뉴스부, 생방송뉴스팀, 시사제작2부(2580팀) 등에서 근무 중이다. 보도국 내에 남아도 사회부·전국부의 현장취재나 기획취재부 등 이른바 3D 분야에 배치돼 있다.

▲'요주의인물 성향' 문건.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MBC본부는 “문건만 발견되지 않았을 뿐 블랙리스트는 아나운서, PD, 경영, 취재기자, 엔지니어, 촬영감독, 그래픽 디자이너 등 MBC내 모든 부문에 걸쳐 철저하게 실행됐다”고 주장했다. 2012년 170일 파업 종료 직후 MBC 임원진은 파업 참가자 200여명에 대해 대기발령, 부당교육발령, 부당전보발령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2013년 4월 법원이 부당전보에 대해 대거 무효 판결을 내리고 다수의 기자, PD들이 현업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본격적인 블랙리스트 작성과 시행이 이뤄졌다는 게 MBC본부의 분석이다.

특히 블랙리스트가 극명하게 드러난 예는 아나운서 국이다.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아나운서들은 밖으로 축출(11명)되거나 회사를 그만둬야(12명) 했다. 아나운서 국에 남아있더라도 파업 참가 조합원들의 방송 참여는 극도로 제한됐다. 라디오, 예능, 시사제작 PD들이 수 십 차례 진행과 내레이션, 출연 요청을 해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는 이유로 신동호 국장에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PD저널을 통해 MBC로부터 부당전보를 받은 아나운서들의 사연이 전해지며 밝혀진 바 있다. 

MBC본부는 카메라기자가 MBC의 표적이 된 이유에 대해 “MBC 170일 파업의 도화선이자 선봉장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MBC 170일 파업은 당시 한미FTA 반대집회 현장을 취재했던 이성재 카메라기자의 글로부터 시작됐다. 현장에서 느낀 자기반성과 함께 MBC의 보도행태를 비판하는 그의 글을 계기로 MBC 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들의 집단행동(제작거부)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편 MBC본부는 8일 오전 10시 30분 상암MBC 미디어센터에서 ‘노조파괴 블랙리스트’폭로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카메라기자들이 참석해 증언을 이어갈 예정이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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