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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 114회-지붕킥을 버릴 수 없는 이유[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3.04 10:36

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114회는 공주병에 걸려 헤어 나오지 못하던 자옥과 쇼핑 중독에 빠진 정음의 깨달음을 독한 방법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들의 버릴 수 없는 습관을 털어내기 위해 동원한 극중의 방법은 언뜻 독해 보일지 모르지만 종영을 얼마 안 남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습니다. 

   
 

일출보다 아름다운 석양

1. 사랑이 젊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결혼을 얼만 남기지 않은 순재와 자옥은 행복하기만 합니다. 드레스를 보러 다니던 자옥은 웨딩 사진을 앞두고 들뜨기까지 합니다. 눈치 없는 보석은 오늘도 순재가 그런 일을 싫어한다며 분위기를 깨놓습니다. 벗어 던질 수 없는 보석의 눈치 없음은 아마도 엄마 뱃속에서부터 타고난 '모태 비호감'이 분명해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자옥과 함께 즐겁게 웨딩 촬영을 하는 순재는 과거 드러냈던 불편함도 이제는 사라졌습니다. 그저 현재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그에게 자옥의 그런 엉뚱하면서도 철없어 보이는 행동이 즐겁기만 할 뿐입니다.

영국 귀족으로 변장하고 웨딩 사진을 찍는 그들에게 젊은 부부들과 친구들은 손가락질을 합니다. 나이 들어 주책이라는 그들의 표정은 순재를 당황하게 하지만 자옥과 함께 있음에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옥이 화장실을 간 사이 아무도 없는 줄 안 그들은 "민망하지도 않냐"며 키득거리며 순재와 자옥을 흉봅니다.

"늙으면 몸이 늙지 마음까지 늙는 줄 알아. 똑같이 사랑하고 똑같이 하는 결혼인데 늙은이 사랑이 너희들에게 비웃음 당할 이유가 어디 있어"

   
 

라며 망 말을 일삼는 그들에게 자신의 당당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순재는 멋있었습니다. 사회의 어긋난 시각에 통쾌하게 하이킥을 날린 순재의 당당함은 그들의 사랑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를 들어버린 자옥은 충격을 받게 되지요.

평생 자신을 공주처럼 생각하며 살아왔던 자옥으로서는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자신에게 그런 자극적인 이야기를 건넨 적이 없었기에 더욱 비참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웨딩 촬영장에서의 사건으로 풀죽어 집에 있는 자옥을 데리고 바닷가로 향한 순재는 아름답게 지고 있는 노을을 바라봅니다.

화려하게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자옥과 함께 있기에 젊은날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현재를 택하겠다는 순재의 이야기는 시무룩한 자옥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그 어떤 달콤한 말보다 의미 있게 다가온 순재의 말은 최고의 로맨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맞이해야만 하는 노을 같은 인생을 당당하게 맞이하고 짧을 지도 모를 그 화려함을 행복하게 즐기려는 순재의 따뜻하고 넓은 마음이 무척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순재 처럼 당당하고 행복하게 노년을 맞이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은일 것입니다.

   
   

2. 모든 것을 잃고 새롭게 시작 한다

밀린 방값, 카드 값, 서울대로 속여서 받은 과외비등 산적한 채무를 갚아야 하는 정음은 집에 전화를 겁니다. 자꾸 독촉을 하지만 늦어지는 돈 때문에 '항의황' 정음은 '거지황'으로 변신합니다. 친구들에게 '품바' 타령을 하며 돈을 구걸하는 그녀는 돈 빌리는 것도 당당합니다.

카드 값 20만원을 인나와 줄리엔에게 빌린 정음은 여전히 빈곤합니다. 광수와 인나의 우동을 구걸하는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한 젓가락의 우동뿐입니다. 정음 방에 가득한 옷들과 구두들을 빌리는 인나는 쇼핑 중독으로 '거지황'이 된 정음을 놀리기 바쁩니다.

정음 놀리기에 맛들인 지훈은 인나에게 '거지황'이 된 정음의 사연을 듣습니다. 식사를 하러 온 지훈은 정음에게 얻어먹겠다며 놀리기에 바쁘고 그런 정음은 위기에 봉착해 어쩔 줄 몰라 합니다. 과거 판넬로 적금들 듯 모아둔 돈으로 해결하지는 지훈 때문에 위기를 모면한 정음이지만 여전히 씁쓸합니다.

지훈과 헤어지고 텅 빈 지갑을 보려는 정음은 놀랍니다. 지갑을 채우고 있는 만 원짜리와 '내 지갑이 무거워 잠시 맡겨둔다'는 지훈의 메모는 그녀를 한없이 행복하게 하지만 마음은 무겁게 만들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신세를 져야하는 그녀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대전 집으로 향합니다. 

서울로 돌아온 정음은 지훈에게 식사 대접에 커피까지 풀코스로 모시고는 빌려줬던 돈까지 건넵니다. 혹시 엄청난 반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훈의 농담은 행복함이 가득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친구들에게 삼겹살 파티를 여는 정음과 친구들은 '거지황'에서 '재벌황'으로 돌아온 정음을 축하합니다.

   
 

그렇게 모든 파티가 끝나고 히릿을 산책시키는 정음은 공원 벤치에 앉아 새로운 다짐을 합니다. 대전 집에 나 붙은 차압 딱지는 그녀가 더 이상 부모님에게 용돈이나 받으며 호강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을 뜻 했습니다. 아버지의 미안하다는 말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당당하게 이야기하던 정음은 자신이 보물 같이 아끼던 옷과 구두들을 모두 팔아버립니다.

그렇게 마련한 돈으로 그동안 신세졌던 이들에게 한 턱 쏜 정음은 모든 것들을 비우고 새롭게 시작하려 합니다. 그동안 온실 속 화초처럼 철없이 살아왔던 자신에 대한 한탄과 함께 모든 것을 잃은 후에 새로움을 발견하고 시작할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합니다.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바라보며 "다 잘 될 거야"를 다짐하는 정음에게 비록 현실의 암울함은 견디기 힘든 아픔이지만 이겨내려는 그녀의 노력은 비로소 인간 황정음이 될 수 있는 시작점에 설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어린 아이 같은 감성으로 자신만을 위하며 살아왔던 자옥이 지는 노을을 바라보면 자신을 확인하듯 모든 것을 잃은 후 자신을 바라보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정음은 지금보다는 당당한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몇몇 캐릭터들의 성공을 놓치기는 했지만 자옥과 정음의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한 <지붕킥>은 내적 성장이 가져올 긍정적 마인드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깨달음을 얻은 그들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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