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오는 27일 열릴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다. 호남 중진 등 당 내부의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안 전 대표가 출마를 강행함에 따라 국민의당 내부에는 전운까지 감돌고 있다.

3일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월 27일에 치러질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면서 "결코 제가 살고자함이 아니다.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출마를 선언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 우리 국민의당은 몹시 어렵다.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예전 같지 않다"면서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원내 제3당이 무너지는 것은 당원만의 아픔이 아니다"면서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면서 "제가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면서 "그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믿음으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해 찬바람 몰아치는 한 겨울, 당을 만들고 동지들과 함께 총선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제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한 여름에 당 재건, 제2의 창당의 길에 다시 동지들과 함께 하겠다"면서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여전히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대선 패배 책임론과 함께 국민의당을 존폐 위기로 내몬 제보조작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안 전 대표가 당 전면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선언에 앞서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유성엽, 이상돈, 이찬열,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조배숙, 주승용, 황주홍 의원 등 국민의당 의원 12명은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안 전 대표의 지금 출마는 정당정치에 있어 책임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책임정치 실현과 당의 회생을 위해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호남 중진을 중신으로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의당 내부에서 호남과 비호남의 대결로 치닫는 모양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금은 좀 국민에게 잊히고 나중에 호기심과 그리움의 대상이 돼 복귀하면 좋겠다"고 안철수 전 대표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일부 의원의 탈당, 최악의 경우 당이 깨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의원들은 안 전 대표의 출마에 탈당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지원 전 대표는 "지금 안철수 전 대표가 나서는 것은 다 죽는 길"이라면서 "안 전 대표가 출마하면 동교동계 원로들이 탈당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전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당 고문단 탈당설에 대해 "특정인(안철수 전 대표)이 대표 출마를 하기에 탈당 사태를 일으킨다고 하는 것은 공당으로서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시인한 것"이라면서 "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안철수 전 대표를)낙선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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