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정계개편의 불씨를 당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을 논하더니, 2일에는 '야당 정책연대'를 꺼내들었다. 조선일보는 정책 연대를 넘어 장기적 정계개편까지 기대하는 모양새다.

▲2일자 조선일보 10면 기사.

2일자 조선일보는 10면 정치면 상단에 <야당 정책연대, 안철수·김무성이 움직인다>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주변에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가 중요하다'고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도 안 전 대표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일부 의원과 함께 초당적 정책 공조 모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일부 의원의 '3당 정책연대'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면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한국당 정진석 의원, 일부 국민의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초당적 모임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알렸다.

조선일보는 "정치권에서는 야당 중진들이 당장은 '정책연대'라는 느슨한 형태의 공조를 말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정계 개편까지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길게 봤을 때 안철수 전 대표 등과도 함께해 민주당과 중도·보수 진영 측의 1대1 구도를 만들수 있다"는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과 "정책 공조로 시작해 연대·통합의 문제로 논의가 진전될 것"이란 야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논지를 강화했다.

조선일보 발 정계개편 불 지피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하루 전인 1일에도 조선일보는 '보수 통합'을 부추기는 칼럼을 게재했다.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홍준표論> 칼럼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야권 통합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5·9대선 과정에서도 '반문연대', '제3지대 통합론', '보수단일화' 등에 대한 내용을 꾸준히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발 정계개편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관계가 불편한데다, 국민의당은 존폐 위기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1일 홍준표 대표는 SNS를 통해 김대중 고문의 칼럼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바른정당을 향해 "첩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 본들 첩은 첩일 뿐"이라고 비아냥댔다. 홍 대표의 이러한 발언에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정말 시대착오적이고 전근대적이고 비뚤어진 여성관을 보여줬다"면서 "입에 답을 수도 없는 이런 발언하시는 분 정말 정치권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국민의당은 정계개편을 논의할 상황 자체가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군 특혜취업 관련 제보조작 사건으로 공당으로서의 신뢰를 잃은 데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의 '막말'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 한국갤럽 등 여론조사기관의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당은 4~5%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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