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가 ‘무한도전-진짜 사나이’ 편의 웃음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은 굳이 부정하지 않겠다. 그 웃음에 열광한 시청자들이 있으니. 그러나 그의 웃음 한 번으로 대상을 언급하며 띄워 주려 하는 것은 ‘농담이라고 해도’ 불편하게 들린다.

평소 꾸준히 어느 정도 이상의 웃음을 책임졌다면 2~3번의 활약에 우수상 정도로 언급될 수 있겠으나, ‘진짜 사나이’ 특집에서 한 번 크게 웃긴 것으로 대상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기에 불편한 것.

예능이니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라 생각되고, 그것 하나로 문제를 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해를 생각한다면 또 그런 말이 듣고 싶지는 않다. 농담인 걸 분명 알면서도 말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지난해 정준하의 활약도는 컸다. 정준하를 위한 특집도 많았고, 맡긴 것만큼 돌려준 그의 활약도가 있었으니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없었다.

문제는 연말 대상에 그가 이름을 올리고, 먹지 않아도 될 비난을 크게 받았다는 것. 지금 생각해도 그리 상쾌한 일은 아니다. 우수상이든 최우수상이든 순리대로 받았으면 문제될 일은 없었다. 그러나 미리 불을 지펴 더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박명수는 대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것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대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 <무한도전>에서의 활약보다는 다른 기여도로 대상을 받았다는 의심을 산 적이 있었기에.

지금은 그 시절이 아니지만, 아직도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박명수의 대상 언급은 과거를 생각나게 하면서 또 불편하게 만든다. 그의 매니저가 말했다고 하듯 3주천하일 가능성이 크다. ‘진짜사나이’ 편 이후 방송에서 여전히 활약도는 미미한 수준이니.

<무한도전-썸머 페스티벌>에서 김신영은 게스트로 나왔어도 다재다능함을 살려 큰 웃음을 줬다. 워낙 끼가 많은 개그우먼인 만큼 방송 분량을 스스로 챙길 수 있는 면을 보여준 게 김신영이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홍진경은 여전히 불쌍한 캐릭터로 활약하며 게스트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웃음을 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박명수는 ‘진짜 사나이’ 편 이후 특집 두 편에서 모두 재미를 주지 못했다. 다른 멤버에 비해서도 활약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냉정히 따지면 ‘진짜 사나이’ 편에서 그가 준 웃음은 그가 갖춘 능력에서 나온 재미가 아니었다.

흔히 말하는 쫄보 또는 구멍병사, 고문관 등의 모습은 웃음적 재능보다는 무언가 부족한 면으로 준 웃음이기에 능력이라고 평가하긴 어려운 부분이다. 재능을 보여주지 못한 이가 대상 후보가 되는 것은 농담이라고 해도 달갑지가 않다.

누군가 어부지리로 중요 자리를 차지하면,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은 허탈해진다. 그를 지켜보는 이 또한 그러하며, 다수가 허탈감을 느낄 일이기에 농담이라도 곱게 들리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생각하면 더욱더.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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