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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반가운 ‘귀환’ 안타까운 ‘노메달’ 명예로운 ‘예선탈락’[블로그와] 임재훈의 스포토픽
스포토픽 | 승인 2017.07.30 11:39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경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성적은 초라하다. 남자 자유형 400m와 200m, 1,500에 출전한 박태환은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남자 자유형 400m와 200m에서는 결승에까지 진출했지만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1,500m에서는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적어도 남자 자유형 400m에서는 금메달은 아니더라도 메달 한 개는 목에 걸 것으로 기대했던 팬들의 입장에서는 적잖이 실망스러운 성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박태환의 역영과 이번 대회를 준비해 온 박태환의 훈련과정은 분명 예전의 건강했던 박태환의 모습 그대로였다는 점에서 매우 반갑고 기쁘다.

박태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대회는 박태환에게 6년 만에 나서는 세계선수권 무대였다.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는 박태환을 일약 세계적인 선수로 탄생시킨 대회였고, 2009년 로마 대회는 박태환을 추락시킨 대회였고, 2011년 상하이 대회는 박태환이 세계 정상을 탈환한 대회였다. 

그리고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와 2015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대회에는 불참했다. 바르셀로나 대회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준비기간을 갖기 위한 불참이었고, 2015년 카잔 대회에는 금지약물 복용(도핑)에 따른 징계기간이었기 때문에 출전할 수 없었다. 

그렇게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박태환은 6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그렇게 박태환이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사라진 사이 한국 수영은 박태환 없는 한국 수영의 현실이 얼마나 초라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6년간 이처럼 초라한 한국 수영의 모습을 확인한 박태환도 이번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 나서면서 메달에 대한 욕심을 넘어서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 작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발탁을 둘러싼 대한체육회와의 갈등이 결국 리우 올림픽 전 종목 예선탈락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고, 이유야 어찌 되었든 ‘약물의 힘이 없이도 박태환은 건재하고 세계 정상의 선수’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던 박태환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팬들은 박태환에게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명예는 물론 한국 수영의 명예를 회복시켜 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박태환이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역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리고 적어도 성적에 관한 한 박태환은 자신이 목표했던 바를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안세현, 김서영 같은 후배 여자선수들이 한국 여자 수영의 역사를 새로 쓰며 한국 수영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의 존재가, 그리고 그의 세계선수권 복귀가 반가웠던 이유는 수영 대표팀에 박태환이 건강한 모습으로 동료 대표 선수들과 함께한다는 사실 만으로 한국 수영 대표팀에는 보이지 않는 전력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2년 뒤인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개최지가 대한민국의 광주광역시라는 점, 그리고 2010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이 박태환이 아닌 다른 선수에게서 메달이 나오는 일대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려 보면 대표팀의 기둥 박태환이 선수로서 건강한 상태를 되찾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을 준 이번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대회는 한국 수영에 분명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고 할 수 있다. 

박태환이 한국 수영의 정신적 지주로서 자격이 충분함을 보여준 경기는 자유형 1,500m에서였다. 

앞서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올 시즌 1,500m 최고 기록이 세계랭킹 26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박태환의 1,500m 출전 가능성은 유동적이었다. 하지만 박태환은 그대로 1,500m 경기에 출전했다.

박태환. [AP=연합뉴스]

결과는 예선탈락. 하지만 올 시즌 랭킹처럼 20위권의 순위로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전체 9위였다. 기록으로 따지면 올 시즌 자신의 베스트 기록(14분59초44)이기도 했고 세계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결승진출 커트라인인 예선 8위에 오른 우크라이나 세르기 프롤로프(14분59초32) 기록에 0.12초 뒤졌다.

박태환의 이 종목 최고기록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그러니까 박태환이 23세이던 지난 2012년 뉴사우스웨일스 오픈에서 기록한 14분47초38이다. 자신의 최고 기록보다는 12초 이상 뒤진 기록이지만 박태환이 최근 이 종목에서 15분대의 기록을 유지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15분06초38의 A기준기록으로 예선 조편성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역영을 펼쳤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박태환은 매 순간 자신의 최고치를 향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선수임을 보여준 셈이다. 예선탈락은 했지만 단순한 예선탈락이 아닌 명예로운 예선탈락이었다. 

6년 만에 세계수영선수권 무대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 박태환의 모습은 반가웠고, 노메달은 안타깝고 아쉬웠지만 마지막 자유형 1,500m 레이스에서 보여준 역영과 명예로운 예선탈락은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도 내일도 나아간다.(Today, Tomorrow or whenever I will always aim to move forward.”

박태환이 자유형 1500m 경기를 앞두고 SNS에 올린 이 짧은 글이 새삼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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