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고대영 KBS 사장이 부사장 임명에 이어 본부장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보도본부장은 임명 7개월 만에 전략기획실장으로 옮겨갔고, 그 자리를 미래사업본부장이 차지하는 등 ‘회전문 인사’란 지적이 나왔다. 고 사장이 현 정권에 연을 댈 수 있는 보도본부장을 앉혀 사장 임기를 유지하고자 한다는 비판도 일었다.

KBS가 28일 본부장 인사를 단행했다. (왼쪽부터)보도본부장에 홍기섭 미래사업본부장, 전략기획실장에 이선재 보도본부장, 방송본부장에 김영국 글로벌센터장, 미래사업본부장에 김성수 방송본부장, 제작본부장에 김진홍 예능총괄국장이 임명됐다.

KBS는 지난 28일자로 본부장 인사를 단행했다. 홍기섭 미래사업본부장이 보도본부장에, 이선재 보도본부장이 전략기획실장에, 김성수 방송본부장이 미래사업본부장에, 김영국 글로벌센터장이 방송본부장에, 김진홍 예능총괄국장이 제작본부장에 임명됐다.

한 언론노조 KBS본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본부장 인사는 임명된 시점으로 1년에서 1년6개월 후에 난다"며 이번 인사는 '깜짝' 인사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선재 보도본부장은 지난 1월 본부장에 임명된지 7개월만에 인사발령 조치를 받게 됐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조인석 제작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부사장 인사는 이사회에 임명동의를 거쳐야 한다. 구성원 및 소수 이사진은 조 본부장의 리더십 부족 등을 이유로 부사장 임명에 반대했지만, 구 여권 추천 이사진(7인)이 구 야권 이사진(4인)의 퇴장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고대영 KBS 사장(사진=KBS, 미디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8일 이번 인사를 두고 “‘고대영 거수기·회전 초밥’ 인사”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KBS 뉴스의 수장 자리가 무슨 매미 여름 한철 나는 꼴이란 말인가”라며 “이른바 ‘호남’ 출신의 보도본부장을 앉혀 어떻게든 현 정권에 ‘연’을 대 사장 자리를 보전해보고자 하는 알량한 술수”라고 지적했다. 또한 “KBS 본부장 자리가 ‘빙글빙글 도는 회전초밥 같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인사를 보면 고대영 사장이 2기 체제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오히려 곧 집으로 함께 돌아갈 ‘순장조’를 꾸렸다는 확신이 든다”며 “‘돌려막기 인사’, ‘아무나 인사’로 밖에 버틸 수 없는 고대영 체제는 곧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 사장이 부사장·본부장 인사를 마치고 국장 인선까지 단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정지환 보도국장은 지난 2015년 12월 임명 된 이후 1년 6개월이 넘게 직을 유지하고 있다. 정 국장은 지난해 한겨레에서 ‘비선실세’ 최 씨의 이름이 언급된 이후, KBS 기자들이 관련 보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최순실이 대통령 측근이야? 측근이라고 장담할 수 있나?"라며 취재 건의조차 묵살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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