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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논란, “이건 광기” 민병훈 감독의 분노에 공감하는 이유[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7.07.27 13:37

영화 <군함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한 논란은 어쩌면 일본 측에서 언급할 수 있는 문제다. 이미 제작 과정에서 일본 측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의미와 상관없이 독점적 권력은 씁쓸하다. 

규모 전쟁 시대;
거대 영화 재벌들의 스크린 독과점 논란, 공정위 조사 대상이다

CJ와 롯데는 거대 영화 체인을 가지고 있다. 메가박스 역시 존재하지만 주인이 바뀌면서 두 재벌가에 비해 시장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두 재벌가가 운영하는 극장이 대한민국 스크린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극장만 소유한 것이 아닌 배급과 제작을 함께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권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영화를 만드는 이들에게 이들 재벌 영화관은 절대 갑이다. 그들이 투자를 하고 배급까지 하면 최소한의 수익은 보장된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영화관을 확보하는 것조차 힘겨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보면 명확해진다. 

만약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내줬다면 <옥자> 열풍은 보다 강력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넷플릭스가 제작하고 온라인 공개를 한다는 이유로 극장 상영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소외되었던 개별 극장들이 잠시 호황을 이루기는 했다.

영화 <군함도> 스틸 이미지

과거 대한민국의 극장은 지역 단위로 구축되어 있었다. 지역마다 지역 사람들이 극장을 가지고 운영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외국의 멀티플렉스 모델이 국내로 들어오며 대한민국의 극장 지도는 급격하게 바뀌었다. 자본이 지배하는 시장 재편이 급격하게 진행되었다는 의미다. 개봉관, 재개봉관 등 다양한 형태의 극장들은 말 그대로 자본에 밀려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거대 자본은 동네 극장들까지 몰아내며 거대한 공룡이 되었다. 재벌가가 만든 새로운 시장은 문화 자체를 바꿔버렸다. 

7월 26일 개봉한 <군함도>는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와 배급을 맡았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자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가 출연한 <군함도>는 역사적 사실을 극화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큰 작품이었다. 지옥섬이라 불린 '군함도'에 대한 이야기, 우리 역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의미와 달리 아쉬움이 크게 드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보조출연자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처음 글을 올린 이가 정말 영화에 참여한 인물인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제작사와 출연자는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이를 비난하는 이들이 많다. 영화판 자체가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더욱 아무리 영화가 잘되어도 그 수익은 몇몇 스타와 제작자의 몫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군함도>는 제작비만 220억이 들어간 대작이다. 엄청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 고증과 함께 실제와 유사한 세트를 지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정도 제작비는 나올 법 하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700만이다. 순제작비 220억에 홍보 마케팅 비용이 7, 80억이 추가되니 손익분기점은 천만이 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서는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CJ가 배급을 하는 만큼 충분히 가능해 보이니 말이다. 

민병훈 감독 페이스북 갈무리

"제대로 미쳤다. 2168. 독과점을 넘어 이건 광기다"

"신기록을 넘어 기네스에 올라야 한다. 상생은 기대도 안 한다. 다만 일말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민병훈 감독은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군함도> 스크린 장악에 분노를 쏟아냈다. <군함도>는 2168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다. 이는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같은 날 개봉한 <슈퍼배드3>가 7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되고, <덩케르크>의 경우는 650여 스크린에서 개봉 중이다. 

<군함도>는 2168개의 스크린에서 9700여 회가 넘게 상영된다. 좌석수만도 하루에 176만여 석이 넘는다. 좌석수의 70%만 채워도 100만이 넘는 관객이 관람이 가능한 수치다. 엄청난 독점이 아닐 수 없다. 

스크린 독점은 항상 논란이 되어 왔었다. 한국 영화 시장이 몇몇 천만 영화에 기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말 그대로 장사가 되는 영화에 시장이 집중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민병훈 감독의 말처럼 광기다. <군함도> 한 편을 위해 거의 모든 스크린이 시장을 열었다. 이로 인해 다른 수많은 영화들은 관객을 만날 기회를 놓쳤다. 

돈 되는 영화를 위해 자신들이 가진 스크린을 모두 돌리는 현실은 독과점이 만든 폐단이다. 독점적 지위를 가진 재벌사의 횡포는 결국 영화 시장 전체를 망칠 수밖에 없는 구도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상업영화를 모두 비난할 이유는 없다. 영화 역시 태생이 상업적인 예술이라는 점에서 이를 부정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과도한 독점은 결국 수많은 문제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민병훈 감독은 해외 유학 중이던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상업적인 지향점을 가지지 못했다. 영화적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 어려운 작품들이라는 것이 문제다. 비상업적 영화의 경우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관객을 만나기 힘들다.

영화 <군함도> 스틸 이미지

민 감독으로서는 이런 독과점 상황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민 감독만이 아니라 상업적 가치는 적지만 영화적 상상력과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차단되는 이런 독과점 형태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군함도>가 가지는 역사적 가치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철저한 상업영화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 소위 장사가 되는 그 소재주의의 정점이 바로 <군함도>일 가능성도 높다. 이 영화가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둘지 모르지만 아무리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군함도>로 인해 다른 많은 영화들이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 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수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재벌가가 독점하는 영화계는 그래서 암울하다. 시장은 언제든 변할 수 있고, 그런 변화에 누구보다 빠르게 태세를 전환하는 그들의 목적은 결국 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민병훈 감독의 분노에 그래서 공감할 수밖에 없다. <군함도>가 크게 성공하면 이런 독과점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씁쓸하다. 

공정위에서 독과점과 프랜차이즈 갑질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해법 역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영화라는 문화가 보다 튼튼하게 자라기 위한 최소한의 틀은 만들어야 하니 말이다. 규모의 전쟁 가장 최전선에 선 <군함도>는 그래서 더욱 복잡하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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