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홍석현 중앙일보·JTBC 전 회장에게 던진 '막말'을 사과했다. '왜곡된 언론관'의 홍 대표와 '회장님 지키기'에 나선 중앙일보와의 싸움에서 중앙일보가 승리한 셈이다.(▶관련기사 홍준표-중앙일보 싸움 '점입가경')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연합뉴스)

25일 오후 자유한국당 당직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는 "제가 한 말이 홍석현 전 회장과 해당 언론사를 지목한 것으로 논란이 된 데 대해 말씀드리겠다"면서 "홍 전 회장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켰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니고, 지나친 얘기"라고 인정했다. 이어 "더군다나 청와대 특보 자리를 얻기 위해 그런 일을 했다고 한 발언도 사실과 달라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당시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사자로 지목된 홍석현 전 회장과 중앙일보, JTBC의 명예를 훼손한 점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홍 대표와 중앙일보의 싸움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홍준표 대표와 중앙일보의 싸움은 6월 18일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 자리에서 홍 대표가 홍석현 전 회장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홍 대표가 홍 전 회장을 향해 "조카 구속시키고 청와대 특보 자리 겨우 얻는 그런 언론"이라고 비난하자, 6월 19일 중앙일보는 입장문과 사설을 통해 홍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중앙일보의 요구에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어제 한 얘기는 중앙일보나 JTBC에 대한 내용은 한 마디도 없었다. 사주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얘기한 것"이라고 맞섰고, 사과의 기미가 없자 중앙일보는 20일부터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중앙일보는 8면 정치면을 홍준표 대표 비판 기사로 도배했다. 홍 대표도 SNS 정치를 이어가며 "요즘 대선 때도 누리지 못했던 기사 독점을 누리고 있다"면서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버텼다.

사건은 법정다툼으로까지 비화됐다. 홍준표 대표가 끝까지 사과하지 않자, 6월 22일 중앙일보는 홍 대표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리고 결국 홍 대표가 먼저 꼬리를 내렸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지 33일 만이다.

한편 중앙일보는 26일 2면에 좌측 상단에 홍 대표의 사과 소식을 다뤘다.

▲26일자 중앙일보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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