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경영진의 ‘제작 자율성 침해’로 불거진 <PD수첩> 결방 사태가 시사제작국 전체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MBC<PD수첩> 관계자에 따르면 시사제작국 기자·PD들은 25일 오후 6시 총회를 열고 <PD수첩> ‘제작 자율성 침해’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 <PD수첩> 제작진 외에도 <시사메거진 2580>, <경제매거진 M> 등도 참여해 그동안 내부에서 벌어진 ‘제작 자율성 침해’ 사례를 공유하고, 공동 행동을 벌일지 여부 등에 대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MBC(사진=MBC 홈페이지 화면 캡쳐)

한편 이날 MBC 편성표에 따르면 당초 화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하는 <PD수첩>은 결방 되고, 자정을 넘겨 방송되던 <100분 토론>이 해당 시간대로 앞당겨졌다.

최근 <PD수첩> PD들은 한국사회 전반적인 노동문제를 다루는 기획 ‘아이템’을 제출했지만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이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묵살했다. 이에 PD들이 ‘제작 중단’을 선언, <PD수첩>이 결방하게 된 것이다.

<PD수첩> PD 10명은 지난 24일 오전 상암 MBC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자율성 보장 ▲제작 중단 사태의 원인인 보직 간부들 사퇴 등을 촉구하며 사측이 요구안을 받아들이면 제작현상으로 복귀하겠다고 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MBC 소속 PD들이 24일 오전 10시 30분 상암 MBC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대법원에서 실형 확정 판결을 받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이야기를 고리로, 한국사회의 노동 문제를 다루려고 했으나, 해당 아이템이 MBC 제작간부에 의해 가로막히자 지난 21일부로 제작중단에 돌입했다.

오늘 <PD수첩>이 결방되면 사측은 ‘제작 중단’을 선언한 PD들에게 경위서 제출 요구나 징계를 위한 인사위 회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측은 24일 성명에서 “제작거부에 따른 결방 사태 등 관련 책임은 전적으로 해당 제작진에게 있으며 엄격한 사규 적용이 불가피 하다”고 밝혔다.

김현기 <PD수첩>PD는 25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방송이 결방되면 방송 담당인 저와 조진영 PD에 대한 귀책사유가 생긴다”며 “내일 정도 회사가 경위서나 징계를 예고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한 주 한 주 결방이 되면 담당 PD들을 따로 인사위 회부할지 전부 모아서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PD수첩> PD들은 MBC경영센터 1층 로비에서 출근·점심시간 등에 자신들의 이름과 요구사항이 적힌 피켓을 들고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김 PD는 "인사위에 회부되더라도 피케팅은 계속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PD수첩> 팀장인 장형원 시사제작3부장은 24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글에서 “나는 PD수첩 팀장이기 전에 한 명의 피디이고 인간이다. 이제부터는 제 양심을 지키고 싶다”며 “PD수첩 팀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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