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쳐 해고 위기에 직면한 김민식 MBC PD가 21일 오후 3시 2차 인사위원회 출석한다. 지난주 자신이 쓴 ‘55쪽의 소명서’를 인사위에서 낭독하려다 가로막힌 김 PD는 “오늘은 지난주 보다 더 늘었다. 인사위가 이걸 전부 낭독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PD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PD직에서 쫓겨나) 지난 1년 반 동안 주조정실에서 MD로 근무하면서 종일 MBC뉴스를 보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 시청소감을 A4용지 55쪽을 빼곡하게 채워갔는데, 가로막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민식 MBC PD(사진=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김 PD는 라디오를 듣고 있는 청취자를 향해 “어쩌면 MBC직원으로서 드릴 수 있는 마지막 말씀일 수도 있겠다. 제게 MBC는 정말 고마운 회사였다. (PD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고 그 결과로 우리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드리는 역할을 한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지난 4, 5년간 그 일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PD는 이어 “저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드리지도 못했고, 많은 기자와 아나운서들은 쫓겨나 자신들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 역할을 하지 못한 것과 그 과정에서 시청자와 시민이 MBC에 대해서 실망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며 “MBC, 반드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PD는 지난주 13일 열린 1차 인사위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사측에 가로막혔다.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이유 없이 해고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의 장본인인 백종문 부사장(인사위원장)은 김 PD가 인사위에서 55쪽의 소명서를 낭독하려하자 회의를 정회하고 인사위를 21일 오후 3시로 미뤘다.

MBC에는 징계 대상자가 인사위에서 소명서나 경위서를 낭독할 때 시간을 제한하는 사규가 없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사측이 사규를 개정해 김 PD의 소명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20일까지 사측은 노조에게 사규를 개정한다는 통보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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