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방송문화진흥회가 ‘MBC경영평가 보고서’ 채택을 또다시 미뤘다. 구 여권 추천 이사진이 보도·시사 부문에 MBC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기자 담당 위원(김세은 강원대 교수)에게 수정 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자, 한 번 더 수정 요구를 하겠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방문진은 20일 오후 2시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열린 ‘2016년도 MBC경영평가 결과 승인·공표 결의건’을 논의했지만 채택되지 못하고 다음달 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방송문화진흥회ⓒ미디어스

지난달 27일에도 관련 안건을 두고 논의했지만 구 여권 추천 이사진이 보도·시사 부문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면서 채택을 반대, 안건 채택이 미뤄진 바 있다. 이후 담당 평가위원은 인용·출처 표시가 미흡했다는 지적 등을 일부분 받아들여 수정했다.

방문진 구 여권 추천 이사진은 이날 회의에서 또다시 보도·시사 부문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신들이 앞서 요구한 수정사항들이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인철 이사는 보도·시사 부문 평가에 경영평가의 영역인 노사 간의 분쟁 내용이 들어갔고 수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방문진이 경영평가의 주체이기 때문에 담당 위원이 방문진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동 이사는 보도·시사 평가에 <시사인>이나 <시사저널> 등을 인용했고, MBC보도를 JTBC와 비교해 평가했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다시 수정 요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야권 추천 이사진은 경영평가 보고서가 이렇게까지 미뤄진 전례가 없었고, 이전에 구 야권 추천 이사진이 담당 평가위원들에게 수정을 요구하겠다고 했을 때는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며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또 방문진은 경영평가 발간의 주체이지 경영평가 내용의 주체가 아니라고 반박했고, 이번에 보고서 채택이 미뤄지면 8월에 이사회가 없기 때문에 9월까지 미뤄지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구 여야 추천 위원들 간에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완기 이사가 담당 평가위원들에게 다시 한 번 이사회의 의견을 전달한 뒤 8월에 임시이사회를 열어 최종 결정하자고 중재안을 냈고, 이게 받아들여져 결국 이날 보고서 채택은 미뤄졌다.

경영평가 소위원장인 김원배 이사가 다음달 열리는 임시이사회 전에 소위원회를 한 번 더 개최하며 보도·시사 부문 위원인 김세은 교수에게 출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김 교수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