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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미디어 다양성’ 구실로 도입됐지만[미디어법 개악 8년] 조선일보 공언대로 “정권 찬양 방송 틀어대다 퇴출될 상황”
도형래 기자 | 승인 2017.07.18 09:00
편집자=종합편성채널 도입의 근거인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법 개악이 오는 7월 22일로 8년째가 된다. 당시 정부 여당은 종편을 두고 갖가지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재의 종편은 장밋빛 전망과 무관한 논란의 대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섰고 미디어 정책에 대한 변화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또한 종편을 중심축으로 미디어법 개악의 파장을 되돌릴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에 종편의 지금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미디어스=도형래 기자]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추진할 당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여당은 ‘미디어 다양성 확보’와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를 최대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별다른 콘텐츠 투자 없이 유사 보도프로그램 양산하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찬양 방송만 하다 지금은 퇴출의 기로에 몰렸다.  

종편은 2009년 7월 방송법 개정을 통해 시민사회와 언론학계, 언론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명박 정권과 여당 한나라당이 도입을 강행했지만, 당초 도입에 찬성했던 언론학자들마저도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 첫 번째 재승인 심사는 물론, 지난해 치러진 두 번째 심사에서도 JTBC를 제외한 종편 3사에게 공통적으로 제기된 것은 프로그램 다양성과 방송의 공익성·공공성과 같은 저널리즘의 문제였다. 종편 도입 당시 이명박 정부의 정책 목표가 실현될 여지가 현재로선 없다는 얘기다. 

2010년 12월 31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최시중 위원장은 종편에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가 보도전문채널에 연합뉴스가 최종 선정됐다고 브리핑했다 ⓒ미디어스

종편 도입을 앞두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으로 ‘글로벌 미디어 기업 출현할 수 있는 토대’를 강조했다. 최시중 전 위원장은 2010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종편 도입은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콘텐츠 유통과 플랫폼 분야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시 조중동 매경 등 종편 참여를 준비 중인 거대 신문사들은 지상파 방송사가 방송을 독과점하고 있다며 ‘미디어 다양성 확보’를 강조했다. 

[조선일보 사설] 미디어법에 관한 민주당의 4가지 거짓말 (2009년 8월 6일 35면)

조선일보는 2008년 8월 9일자 사설 “미디어법에 관한 민주당의 4가지 거짓말”에서 “여론을 독점하고 있는 것은 KBS·MBC·SBS 지상파 3사”라며 지상파 여론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해 종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보수신문이 종편채널에 진출하면 친 정부 방송으로만 일관하게 될 것’이라는 당시 야당의 비판에 대해 “시청자를 판단력 없는 바보로 여기는 발상”이라며 “케이블 종합편성·보도 채널이 새로 생겨나 뉴스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마당에 정권 찬양 방송을 틀어댔다간 철저히 외면당해 퇴출되고 말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두 번의 재승인 심사 끝에 조선일보 종편인 TV조선은 ‘정권 찬양 방송을 틀어대다 철저히 외면당해 퇴출될’ 상황에 처했다. 

조선일보 종편, TV조선은 지난 3월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종편 4가 가운데 유일하게 재승인 기준 점수(650)를 미달한 625.13점을 받았다. 당시 방통위는 심사결과 발표 자료에서 TV조선을 향해 “저렴하고 자극적인 특정 장르에 편중된 편성으로 일관하고 오보-막말-편파 방송의 오명을 벗지 못한 채널은 방송사업 영위의 자격 여부를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후 TV조선은 보완 계획을 제출하고 두 번의 공청회 거치고 나서야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방통위는 매년 TV조선의 이행조건을 점검해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승인을 취소하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사진=미디어스)

종편은 초기부터 도입을 찬성했던 이들마저도 우려를 나타낼 정도로 기대 이하의 방송 콘텐츠 품질로 빈축을 샀다.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공언했던 ‘콘텐츠 투자를 통한 글로벌 미디어 성장’이나 ‘미디어 다양성’을 찾아 보기 힘든 상황이다. 

종편 도입을 주장했던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나라당 추천으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종편이 미디어 다양성 확보에 기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황근 교수는 2011년 ‘종합편성채널 선정 이후 한국의 방송시장 전망’ 토론회에서 나와 “종편 4개 사업자들이 각자 누군가 먼저 쓰러지기를 바라며 생명을 연명하는 전략으로 간다면 최악의 국가정책이 되는 것”이라며 “종편의 자본금은 물 빠지듯 빠져 2~3년 가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또 황근 교수는 참석자들의 ‘보수신문의 방송 진출로 인해 여론 획일화’ 지적에 “타당성 있는 주장”이라고 수긍했다. ‘종편의 광고재원 확보를 위한 보도왜곡’ 지적에 대해서도 “방송보도가 엄격한 공정성을 담보해야한다는 원칙에서 보면 우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로부터 6년 후의 진단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또한 종편을 중심 축으로 정부 정책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4일 “수용할 수 있지 않은데 채널이 4개나 도입되면서 잘 나가던 지상파조차 어려워질 정도로, 종편 간 (경쟁은) 말할 것도 없고 시장이 왜곡되기 시작했다”며 종편 개혁 의지를 밝혔다. 

또 이효성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방송개혁위원회를 예를 들며 ‘미다어개혁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방송개혁위원회는 이효성 교수가 간사를 맡으며 통합방송법의 기초를 만들었고, 방송위원회 체제를 제안했던 정책 기구다. 종편채널 도입으로 인한 왜곡된 미디어 환경을 전면적인 구조 개편하겠다는 예고인 셈이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도형래 기자  medi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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