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최근 ‘MBC 정상화’를 촉구하는 시민들이 공동 행동에 나선 데 이어 노동조합·직능·지역을 막론한 MBC구성원들이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이사장의 퇴진 촉구’ 행동에 나섰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내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와 43개 전국 직능단체가 17일 상암 MBC경영센터 1층 로비에서 ‘김장겸·고영주 퇴진 MBC비상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와 43개 전국 직능단체가 17일 상암 MBC경영센터 1층 로비에서 ‘김장겸·고영주 퇴진 MBC비상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얼마 전 KBS·MBC 정상화 하자는 시민행동이 출범했다. 213개의 시민단체들이 참여해 ‘KBS·MBC 정상화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이사장이 나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김장겸·고영주 퇴진’은 MBC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언론시민단체들은 ‘KBS·MBC정상화 시민행동’ 발족식을 열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완전히 장악된 공영방송 KBS·MBC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은커녕 부패한 권력을 떠받치는 도구일 뿐이었다. KBS·MBC를 국민의 품으로 되찾아오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함께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영방송의 방송장악 현실과 방송사 내부의 투쟁 소식을 온·오프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공영방송 MBC의 수장이 그동안 제 역할을 해왔다면 우리가 여기 모여 ‘퇴진하라’고 외치지 않고 ‘임기를 보장하라’고 외쳤을 것”이라며 “잘못한 김장겸·고영주는 책임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영방송 사장의 법적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MBC경영진에 대한 비판이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지난 10년간 MBC에서 벌어진 일은 방송장악이 아니라 헌법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파괴하고 그에 맞선 언론인들에 대한 학살이었다”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게릴라전으로 버티고 싸웠지만 지금부터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전면전으로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은 총파업이라는 합법적 권리를 동원해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MBC사측 일부 직원들은 기자회견에서 발언자로 참석 예정이었던 오기현 한국PD연합회장의 MBC경영센터 로비 진입을 가로막았다. 경영진에 출입 여부를 묻어야 들여보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사측에 항의를 하고나서야 오 회장이 로비에 진입할 수 있었다.

오 회장은 “95% 넘는 직원들이 퇴진하라고 요구하는데, MBC경영진은 ‘정치적 독립성 지키기 위해서 사퇴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면에 걸리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전규성 한국기자협회장은 “언론은 늘 국가를 감시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MBC경영진은 올곧은 목소리를 내는 내부 기자들을 부당 전보·해고했다”며 “이것이야 말로 언론탄압”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식 PD 인사위, 21일 재개..."언론개혁, MBC직원인 내가 하겠다"

페이스북 라이브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쳤다는 이유로 한 달간 자택대기 발령됐던 김민식 PD는 지난 13일 열린 인사위에 55쪽의 소명서를 준비해갔지만 끝내 낭독을 마치지 못했다. 백종문 부사장(인사위원장)이 김 PD의 소명서 낭독이 이어지자 인사위를 정회했기 때문이다. MBC는 14일 김 PD에 대한 자택대기 발령을 해제한 뒤 김 PD를 심의국에 전보 발령 내렸다. 또한 오는 21일 오후 3시 김 PD에 대한 인사위를 재개할 예정이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PD는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3대 개혁과제로 검찰·재벌·언론개혁을 꼽았다. ‘이재용 부회장 나가라고, 검찰 개혁 하자’고 할 자신은 없지만 언론개혁, MBC직원인 제가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나서 언론개혁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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