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연일 논란이다. 지난 대선 제보조작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소속 국회의원의 막말이 온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반노동과 반여성적 가치관을 지닌 인물이 국회의원 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밥값 못하는 국회의원들;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폄하하고 비하하는 국회의원, 밥은 먹고 다니나?

연일 국민의당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당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당이 사라질 가능성은 의외로 적다. 당이 깨지는 순간 소속 국회의원들이 갈 곳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당연하게 민주당으로 복귀할 것 같아 보이지만 그럴 수 없다. 민주당에서 반감이 심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나 다른 당으로 이적한다면 충분히 강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호남을 기반으로 한 현역 의원들이 복당을 하게 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수많은 이들이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데 당내에서 현역 의원들과 경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국민의당은 계륵과 같은 존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우리 사회는 여전히 노동을 천시한다. 90% 이상이 노동자이지만 자신을 노동자로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그만큼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 이명박근혜 시절 노동에 대한 평가절하와 탄압은 극에 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이 주창한 낙수 효과는 말 그대로 말장난이었고 국민 기만일 뿐이었다. 재벌이 돈을 많이 벌면 국민이 모두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 이가 없었다. 친재벌주의는 말 그대로 박근혜와 최순실이 재벌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천민자본주의를 맹신하는 자들로 인해 노동자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이런 상황에 반기를 들고 우린 광장에 나섰다. 그렇게 촛불을 든 국민은 새로운 세상을 요구했고, 문재인을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은 조금씩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적폐를 청산하고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은 쉽지 않다. 정권이 바뀌기 전 치른 총선은 이런 적폐 청산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도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 점에서 5년이라는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제대로 적폐 청산을 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사람들의 추억에도 교집합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도시락'일 겁니다. 추운 겨울, 당번 학생의 핵심 임무는 난로 위에 쌓아둔 도시락이 타지 않도록 고루 위아래를 바꿔 놓는 것이었고… 허기진 친구들은 점심시간이 오기 전 쉬는 시간 간간이 모두 먹어 치웠던… 그렇게 도시락은 추억이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도시락은 또한 노동이었습니다. 매일 새벽이면 서둘러 일어나 챙겨야 했던 아이들의 먹을거리…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아이가 있으면 기본이 두 개였고 아이가 서넛이라도 있다면 아침 식탁 위에는 정성스레 싸 놓은 도시락 통이 줄을 서 있었지요. 그것은 반복되는 그림자 노동. 그래서 어머니들에게 학교급식 전면시행은 해방의 그날이었고… 혹자는 도시락에서 해방된 날을 일컬어 '여성 해방'의 날이라 말하기도 했군요"

"도시락은 또한 계급이기도 했습니다. 형편이 좋은 집안과 그렇지 못한 집안의 아이들이 때로는, 아니 사실은 거의 매일… 서로가 비교당할 수밖에 없었던… 그 옛날엔 그깟 계란 하나가 있고 없고에 따라 아이들의 계층이 갈리고 그래서 남모를 열등감과 낭패감을 하루 한 번씩 겪어야 했던… 그래서 매일 노동하는 어머니들의 마음까지도 상처 입게 했던… 그러니 도시락이 없어지고 학교 급식이 시행됐다는 것은 그 모든 도시락의 추억과 어머니들의 끝없는 노동과 특히나 교실에서 일어났던 계층의 갈등까지도 모두 공교육이 대신 책임져 주었던 커다란 사건이었습니다"

""밥하는 동네 아줌마" 정치인의 입에서 나온 그 비하의 말이 논란이 됐습니다. 밥하는, 동네, 아줌마. 늘 하는 일이고, 그것도 누구든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뭉쳐진 이 세 단어의 조합으로 인해 상대를 업신여긴다는 뜻이 필연적으로 강해지는 그 발언…"

"그러나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공교육은 도시락의 추억과 어머니의 노동과 교실에서의 차별을 대신 짊어질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달랑 세 단어로 비하되기엔 그들이 대신해준 밥 짓기의 사회학적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뉴스룸> 앵커브리핑은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언주 의원에 대한 이야기였다. 과거 학창 시절과 도시락에 대한 추억은 급식 세대가 아니라면 누구나 기억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 시절을 직접 체험하지 못했다 해도 과거를 추억하게 하는 드라마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그 도시락 문화를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도시락에 대한 추억과 함께,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거나 잊고 있었던 어머니 노동에 대한 언급은 쓰리게 다가왔다. 아이들의 도시락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하는 어머니의 노고는 직접 해보지 않았다면 쉽게 이야기할 수준은 아닐 것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세탁기가 여성들에게 세탁에서 자유를 찾아주었다면 급식은 어머니들에게 도시락을 싸주는 일에서 해방시켜준 대단한 날이었다. 손 앵커가 '여성해방'의 날이라 말하기도 했다는 말로 대체하듯 말이다. 도시락엔 그저 노동만이 아니라 계층의 갈등도 존재했다.

부잣집과 가난한 집 아이의 도시락은 외모부터 그 안의 내용물까지 모두 다르다. 그 간극은 민감한 아이에게는 큰 상처가 되기도 했다. 이런 노동과 계층 갈등에서 벗어나게 해준 학교 급식은 특별한 가치를 만들었고, 이를 가능하게 한 또 다른 어머니들이 존재했다.

하나의 직업군으로 정착되었지만 그들은 한 번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밥을 준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기 때문에 광장에 나온 이들이다. 지독하게 습하고 온갖 도구들로 상처 입기 쉬운 환경, 그 속에서 낮은 임금에 불안정한 위치는 고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이언주 의원은 '밥하는' '동네' '아줌마'라는 단어로 학교 급식 노동자들을 비하했다. 늘 하는 일이고 누구든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뭉쳐진 이 세 단어 조합은 상대를 업신여기는 필연적인 속성을 품고 있었다. 자신은 학부모의 입장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하지만, 그가 그렇게 비하한 그들도 학부모다.

누구나 노동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노동에도 계급은 존재하고, 그런 계급은 현대사회에서는 새로운 세습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의 막말은 최소한 국회의원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밥값도 못하는 여의도 아줌마보다 밥하는 동네 아줌마가 훨씬 위대함을 우린 알고 있으니 말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