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이 제보 조작 사건과 특혜 채용 의혹을 다룰 특검을 다시 들고 나왔다. 제보 조작 사건으로 '존폐' 기로에 선 국민의당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도 국민의당과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군 특혜채용 의혹과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 씨의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을 제안하기로 결의했다.

국민의당은 "증거조작 사건과 함께 사건의 원천인 문준용 씨 특혜채용 의혹 또한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면서 "이미 과잉충성으로 신뢰를 상실한 현재의 정치검찰이 아닌 특검을 통해 증거조작 사건과 특혜채용 의혹 모두의 진상을 규명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특검이라는 단어로 결국 증거조작에 대한 우리 당의 무한책임이 진정어린 사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 특검 언급을 자제해왔지만, 이제 바른정당에서도 특검을 얘기하고 자유한국당에서도 특검을 얘기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검찰개혁을 외치는 문재인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 여당 대표가 공공연하게 미필적 고의 운운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정부여당과 검찰의 태도, 검찰의 과잉충성으로 봤을 때 검찰 수사를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의 특검 제안에 앞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준용 취업 특혜 사건은 검찰이 수사하고 있지만, 정권 초기에 검찰 개혁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과 아들이 관계된 사건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지 의문"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증거조작과 관련해서는 추미애 대표가 오비이락 격인지, 여당의 뜻을 간접적으로 전한지 모르겠지만 미필적 고의와 머리자르기라고 언급해 국민의당 반발이 심하고 검찰이 과잉 충성 수사한다는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두 사건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고 증거조작 이전에 위장취업, 특혜취업 의혹"이라면서 "두 문제는 중립적인 특검에 맡겨서 수사하고 결론내야만 국민, 관계자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은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이어 논평을 통해 다시 한 번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바른정당 전지명 대변인은 "정권 초기 검찰이 과연 현직 대통령과 아들이 관계된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할지 의문"이라면서 "국민의당은 과거 이른바 '리베이트 사건' 때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기 때문에 검찰 수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 동안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발언을 아껴왔던 자유한국당도 특검 요구 대열에 합류했다. 10일 오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는 "지금 국회가 꼬이게 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소위 국민의당 수사가 진행 중인 문준용 증거조작사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 사건은 (내가) 2006년 환경노동위원장할 때 한국고용정보원 국정감사를 가서 그 당시 저희 한나라당 의원들이 파헤쳐 밝힌 사건"이라면서 "지난 대선 때 TV토론에서도 많은 분들이 문제 제기하라고 했지만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표는 "첫째가 자식문제이기 때문이다. 둘째가 대중의 분노심을 이용해서 득표하려고 하는 것은 좌파들이 하는 짓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최근 여당 대표가 하는 말은 본말이 전도된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그 문제의 본질은 문준용 취업 특혜"라면서 "본질은 수사를 도외시하고 곁가지를 수사해서 본질을 덮으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과 문준용 씨 취업특혜 이혹에 대한 국회차원의 국정조사나 특검을 통해 매듭을 짓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제보조작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자칫 숲을 보지 않고 땅만 바라보는, 본질을 외면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