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미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유 후보자는 10일 곧바로 미래부 장관에 취임할 예정이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10일 오전 국회 미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유영민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했다. 여야는 사전 간사 간 논의를 통해 협의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번 청문보고서에는 "공공기관장과 민간 전문경영인을 거치면서 쌓아온 리더십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래부 장관으로 적임" 등의 적격의견과 "과학기술 및 방송통신 등의 분야의 전문성이 분명하게 입증되지 못하여 제4차 산업혁명의 주무부처인 미래부를 이끌고 가기에는 부적격이라는 의견이 있었다"는 부적격 의견이 병기됐다.

유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졌지만, 지난주 청문보고서 채택 지연과정에서 발생한 여야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박대출 간사는 "자유한국당은 유영민 후보자가 부적격한 후보라는 종합적인 의견을 갖고 있지만, 새 정부가 출범했으니 국정운영에 대승적으로 협조하는 차원에서 협의하기로 했다"면서 "그런데 오늘 마지막으로 문건을 조율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저로서는 인간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모욕적 언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간사는 "여야 간사 협의과정에서 협상의 금도가 있다. 서로 오가는 얘기들에 대해서는 보안을 지켜주기도 하고, 그 과정에 대해서는 언론에 흘리는 건 삼가는 게 기본 예의"라면서 "박홍근 원내수석이 사실과 다른 얘기를 언론에 흘려 허위 사실이 보도가 되면서 자유한국당 미방위원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경민 간사는 "보시면 알겠지만 이번 청문보고서가 다른 보고서와 다르게 형식적으로 보통의 경우와 달라 협의 과정에서 여러 얘기가 있었다.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 연출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의심의 나열이 너무 지나쳐서 그것에 대해 얘기한 것이었고, 유영민 후보자를 벗어나는 내용을 쓰는 것에 대해 유영민 청문보고서라는 걸 지적했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신경민 간사는 "짧은 기간 성명도 여러 차례 나왔고, 그 중 하나가 박홍근 수석이었던 것 같다"면서 "협상은 제가 했고, 박 수석은 그것에 대해 세밀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 말씀드린다. 성명과 발언이 왔다 갔다 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1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연합뉴스)

국회 일정을 보이콧 중인 국민의당이 불참한 가운데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문제제기도 등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저희가 국민의당이 불참한 가운데 보고서 채택을 진행해도 되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이은권 의원은 "국민의당이 어려운 처지에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회의 참석은 안 하더라도 통과시켜도 좋다는 얘기는 듣고 통과시켰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도 "여야 같이 모여 유영민 후보자에 대해 질의응답을 했고 의견을 나눈 모든 정황을 고려해 향후 일정은 모르겠지만 사전에 얘기는 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요청에 이어 신상진 위원장이 "절차를 밟아보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을 내보이자, 신경민 간사는 "위원장이 바로 국민의당 김경진 간사에게 전화 해보는 것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약 10분 간 정회 끝에 국민의당 측이 유영민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혀왔고, 유 후보자 청문보고서는 국회 미방위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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