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이어 뮤직뱅크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소녀시대 Oh!.오른쪽 결과가 이번주

지난주 일요일 저녁은 시끄러웠다. SBS 인기가요가 불과 이틀 전 뮤직뱅크(KBS)의 결과를 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2AM보다 늦게 컴백한 소녀시대 정규2집 타이틀 곡 Oh!의 기세는 무서웠고, 컴백 1주일 만에 뮤직뱅크에서 2,3위인 2AM과 CNBLUE의 점수를 합친 것보다 높은 점수로 1위를 차지했던 결과와는 달리 인기가요는 2AM에게 1위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그에 따라 인기가요 게시판에는 항의가 물밀듯이 올라왔다.

문제의 발단은 뮤직뱅크와 달리 인기가요가 점수를 밝히지 않는 점에 있다.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항의하는 대부분의 글들도 객관적 데이터를 왜 공개하지 않느냐는 내용에 집중되었다. 뮤직뱅크는 1위 후보곡을 셋으로 압축한 후 마지막에 점수를 모두 공개하고 1위를 발표하는 형식이지만 인기가요 홈페이지 '결정 TAKE7'에 의한 점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일절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뮤직뱅크와 인기가요는 거의 대동소이한 산정기준을 갖고 있다. 양사의 차이점이 있다면 배점 정도가 다를 뿐이다. 인기가요에만 리서치부분이 있으나 사실 그 외 배점 기준은 인기가요가 음반판매에서 압도하고 있는 소녀시대에게 좀 더 유리한 면이 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발표되었다.

지난주 소녀시대는 뮤직뱅크 시청자 선호도는 0점을 받았다. 컴백 직후의 소녀시대 Oh!는 선호도 조사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던 것. 당연히 방송횟수에서도 경쟁 곡들보다 적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런 소녀시대가 결정적으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음반판매점수가 월등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작 음반판매 점수배점이 더 높은 인기가요에서 1위를 하지 못한 점은 누가 보아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공정성 논란과는 별개로 2AM의 죽어도 못보내가 흠잡을 데 없이 좋은 곡이고 충분히 1위를 할 만한 곡이라는 데는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심정적으로 2AM에게 1위를 주고 싶은 마음은 필자 말고도 아주 많을 것이다. 1위를 할 만한 노래가 1위를 했기 때문에 인기가요를 향한 의혹과 논란은 알아도 발설하기 꺼려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 글은 어떻게 읽히던 간에 2AM이 아닌 인기가요의 비공개 방침에 대한 문제제기임을 밝혀두고 싶다.

그런 배경 속에서 소녀시대 1위를 재차 확인시켜준 이번 주 뮤직뱅크는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끌어 모았다. 그와 동시에 또 다시 인기가요에 곱지 않은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동일한 노래들에 대해서 다른 결과를 도출한 뮤직뱅크와 인기가요 둘 중 한쪽은 분명 잘못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거나 혹은 데이터와 상관없는 결과를 발표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비공개방침의 인기가요가 불리하다.

공개와 비공개의 원칙은 방송사가 정하기 나름이겠지만 객관성을 담보해야 할 순위 프로그램임을 감안한다면 신뢰성 문제가 불거졌을 때 비공개를 고수해온 인기가요는 오해와 억측을 야기할 수 있다. 이번 주 일요일에도 인기가요는 여전히 테이크7을 선정하고 그중 1위를 발표할 것이다. 그 결과는 2AM의 연승이거나 혹은 소녀시대의 탈환이겠지만 그것과 별개로 인기가요는 그간의 비공개 원칙을 물리고 데이터를 공개해야 함으로써 공정성 시비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