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달을 볼 때 실은 달의 한쪽 면만 보는 것이라고들 한다. 우리가 보지 못한 달의 뒤편을 보듯, ‘섹시’라는 아이콘을 달고 살던 엔터테이너 이효리가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음악 색깔로 팬들의 곁에 다가왔다.

4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진행된 이효리 정규 6집 앨범 ‘BLACK'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키위미디어그룹

4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진행된 이효리 정규 6집 앨범 ‘BLACK'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는 여느 가수들의 음악감상회처럼 앨범의 수록곡과 그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였다.

그런데 기존 음악 톤과 확연히 달랐다. 2000년대 이효리의 음악이 달의 앞면이었다면 이번 신곡에 담긴 앨범은 이전 이효리 음악색과는 완연하게 달라진 달의 뒷면과도 같다고나 해야 할까. 대중적인 면이 약해진 점에 대해 이효리는 “‘Seoul'이 공개됐을 때 잘될 줄 알았다. 지금은 대중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마니아적도 아닌 과도기적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이효리는 “저는 제 안에 여러 가지를 갖는다. 한쪽이 사랑받으면 다른 한쪽이 외롭다”며 “나의 어두운 면도 사랑받고 싶다는 가수로서의 바람이 있는 것 같다”고 부연 설명했다.

엄밀히 표현하면 이효리의 음악 색이 바뀌기 시작한 건 새로 발매되는 앨범에서가 아니라 지난 앨범 ‘모노크롬’부터 징조가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 이효리는 ‘모노크롬’을 회상하며 “새 곡을 내가 써도 될까를 실험해 봤다. 이렇게 해도 괜찮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은 앨범이 ‘모노크롬’이었다”고 고백했다. 참고로 이번 정규 앨범에서 이효리는 한 곡을 제외하고 작사 및 작곡에 본인이 직접 참여했다.

이효리 하면 제일 먼저 연상되는 면이 ‘화사함’이다. 이효리는 “화려함을 포기했다기보다는 화려함을 걸쳤을 때 그때(2000년대)처럼 화사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깊이 있게 갔다. 진정성에 중점을 뒀다”며 “그럼에도 비주얼적인 모습은 카리스마 있고 섹시한 모습일 거다. 공개방송 때 얼마나 팬이 있을까 모르겠다. 팬 미팅 등이 있었어야 했지만 시골 내려가서 팬에게 무심했다. 예쁜 후배들은 멋진 반면에 나이 들어서 괜찮을까 하는 사소한 걱정도 있었다”는 진솔한 멘트를 이끌었다.

4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진행된 이효리 정규 6집 앨범 ‘BLACK'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키위미디어그룹

이효리는 신곡 공개 전부터 <효리네 민박> 등의 방송 출연을 통해 대중에게 노크했다. 이효리는 “원래 저가 지금의 저랑 비슷하다. 어릴 적에 부모님이 이발소를 했다. 이발소에 오는 손님과 이야기 나누면서 너와 나의 구분 없이 평범하게 살았다”면서 “그러다가 연예계 데뷔 후 멀어진 느낌이다가 제주도로 돌아가서 다시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다”라고 답했다.

이번 음반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이효리는 “말은 전달할 때 와 닿는 게 적은 거 같다. ‘유기견 입양하세요’ 등으로 말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때 마음이 동요하는 분이 많다”면서 “사람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나 스스로가 변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큰 변화를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효리의 정규 6집 앨범 ‘BLACK' 전곡은 4일 오후 18시에 공개된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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