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자사 홍보에 신문지면을 할애했다. 조선일보는 3일자 2면 전체를 자사가 주최하는 행사 홍보에 활용했으며, 같은 날 동아일보는 “(일제시대 때) 동아일보의 항거가 두드러졌다”는 내용의 기사를 2면 머리기사로 내걸었다.

조선일보는 이날 2면에 "세계 정치·경제가 리뉴하는 시기… ALC 타이밍 기가 막히다"를 머리기사로 올리고 “국내 정·관계와 재계 인사들도 총출동”, “역대 가장 많은 159명 연사가 무대 오른다” 기사 등을 배치했다.

조선일보가 이같은 기사를 통해 홍보한 행사는 자사가 주최하는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이다.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는 3일 개막한다. 2면 전체를 털어 행사 홍보에 열을 올린 셈이다.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는 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의 정치 지도자, 기업인, 석학들이 한 곳에 모여 현대 사회가 직면한 주요 이슈들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국제 행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날 동아일보는 2면 머리기사로 “미친 자의 칼에 적극 맞서… 동아일보의 항거 두드러져”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한기형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교수의 책, ‘미친자의 칼 아래서’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동아일보는 “책 제목은 일제 당국을 ‘미친 자’로 비판한 동아일보 사설에서 따왔다”면서 “책에 수록된 7개 신문의 기사 2117건 중 동아일보가 절반(49.9%·1056건)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또 동아일보는 책 내용 가운데 도산 안창호의 기고문 ‘국내동포에게 드림(4)-동아일보를 통하야’가 검열 삭제된 일, 6·10 만세운동을 전하면서 ‘독립’이란 단어가 검열 삭제된 사건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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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일제 항거가 전부인 저항지가 아니다. 동아일보의 친일행적은 조선일보와 함께 지금껏 계속 비판을 받아왔다.

한겨레신문은 안티 조중동 운동이 한창이던 2001년 3월 ‘언론권력’ 기획 연재를 통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친일 행적과 이승만, 박정희 정권 때의 부역한 사실을 정리했다. 당시 한겨레신문은 “동아일보사가 스스로 밝혔듯이, 항일을 해서 폐간된 것이 아니었다”며 “해방이 될 때까지 사주 김성수는 매일신보에 학병 출전을 독려하는 논설을 쓰는 등 친일행위를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 기획기사를 문제 삼아 한겨레를 상대로 10억원에 달하는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까지 가는 7년간의 소송 끝에 폐소했다. 재판부는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이유가 있다”며 동아일보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왕을 `대원수 폐하'라고 부르며 정무·군무에 부지런히 힘쓰신다고 찬양한 40년 1월 1일자 1면. 동아일보는 38년부터 40년 폐간되던 해까지 해마다 1월 1일치 1면 머리에 일왕 부부의 사진과 찬양 기사를 싣는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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