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성난 민심은 그대로 여론조사에 담겼다. 갤럽이 발표한 3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크게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두 주 만에 다시 80%선을 회복했으며, 대선 조작 파문에 놓인 국민의당이 지지율 5%로 정당들 중 꼴찌를 차지했다는 결과이다.

생각보다 낙폭이 크지 않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국민의당에 대한 민심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다. 국민의당 내부에서 스스로 당 해체를 반복적으로 논할 상황이고 보면 이런 결과도 전혀 놀랍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40명의 국회의원이 소속된 정당으로 5%의 지지율이라는 사실은 충격 이상의 무거운 메시지를 국민의당에게 보내는 것이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의혹조작' 이유미 구속, 국민의당 윗선 개입 수사 탄력 (PG) Ⓒ연합뉴스

“5%면 핸드폰 배터리도 바꾼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지난해 촛불광장의 그 많던 손팻말들 가운데 특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서 언론에도 자주 인용되던 촌철살인의 격문이었다. 그래서 국민의당이 받고 있는 5%의 지지율은 꼴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선조작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의 중심에 놓인 국민의당이 국민들로부터 받은 5%는 지지율 이상의 의미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할 것 같다.

현재 녹취파일과 카톡 등의 조작을 주도한 이유미 씨는 구속이 된 상태다. 아직까지 검찰의 공식 브리핑은 없지만 애초에 이준서 국민의당 전 최고의원과 주고받은 카톡에 남긴 대화내용에 조작사실의 사전 공유가 너무도 명확하게 남겨져 있어서 국민의당이 의도했던 혹은 기대했던 이유미 단독범행의 그림은 깨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김동철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국민의당 진상조사단 김관용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이준서 전 최고의원이 박지원 당시 대표에게도 조작 파일을 보내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공모 여부는 일단 떠나서 조작과정에 당의 핵심들이 무관하다는 ‘꼬리자르기’도 역시 실패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인사청문회가 연일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록 1%의 상승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른 것은 의미심장한 변화라 할 것이다. 이는 아주 만족하지는 않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를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며,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소폭이지만 하락한 것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의 경고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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