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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삼성에 22-1 승, 팻딘 웃게 만든 29안타 22득점, 팀 기록 새로 썼다[블로그와]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7.06.30 11:44

타자들과 궁합이 맞지 않았던 팻딘이 간만에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팻딘만 나오면 타격 침체로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번 경기에선 행복했을 듯하다. 그간 타격 지원만 조금 되었어도 최소 8승 이상을 올렸을 것이라는 점에서 팻딘에게는 승수가 아쉽게 다가온다. 

미친 타선, 팀 최다 안타와 최다 득점, 모든 기록 새롭게 쓴 기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성 라이온즈는 강력했다. 누가 그 강력한 삼성에 대항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의 왕조 시대는 너무 쉽게 무너졌고, 이제는 과연 삼성이 강했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NC 원정에서 스윕패를 당하고 온 기아는 마치 화풀이를 하듯 홈구장에서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주중 경기에 모든 힘을 쏟아 붓고 주말 경기에 힘이 빠지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는 기아로서는 이런 패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게 다가온다. 

두 경기에서 두 자리 점수를 올리며 대승을 거둔 기아는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대기록을 세우며 사자들을 울게 만들었다. 경기 중 이승엽의 당혹스러워하는 얼굴 속에 현재 삼성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쯤 되면 프로야구 경기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재크 페트릭.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기는 1회 이미 끝났다. 11명의 타자가 나선 1회 5득점을 하며 경기는 완전히 기아로 기울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삼성의 수비가 최악이었다는 점이다. 경기 내내 삼성은 조동찬 이원석의 중앙 라인이 무기력했고, 선발 출전한 배영섭은 결정적인 실책을 하며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되었다.

선발로 나선 페트릭으로서는 전의 상실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했을 듯하다. 안타가 많이 나왔다는 점에서 선발인 페트릭의 문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팀 전체의 케미스트리가 깨지면 마운드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수비가 탄탄하면 흔들리던 마운드도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삼성은 1회 수비 불안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1회 5점으로 시작한 기아는 2회에도 4점을 추가했다. 2회 이미 9-0 상황으로 벌어진 경기는 이미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무리 기아 불펜이 약하다고 해도 이 정도로 기운 경기를 쉽게 내주기는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1, 2회로 끝나면 좋았겠지만 삼성에 내려진 재앙은 3회 절정을 이뤘다. 8타자 연속 안타가 터졌다. 한 이닝에 8타자가 나서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8타자가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페트릭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미 전의를 상실한 페트릭의 공은 좀처럼 상대를 제압할 수 없었다.

삼성은 페트릭을 내리고 간만에 돌아온 권혁을 올렸지만 기아 타선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안치홍의 홈런에 이어 한 바퀴 돈 타석에서 최형우가 홈런을 때려내는 과정은 참 대단했다. 3회에만 10 득점을 하며 이미 경기는 19-0이 되어버렸다. 이 점수만으로도 승패는 무의미해졌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마추어 경기처럼 콜드 게임이 존재했다면 가능한 경기였으니 말이다. 페트릭은 2이닝 동안 96개의 투구수로 15안타, 1피홈런, 3사사구, 14실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한 경기 최다 실점라는 멍에까지 짊어져야 한 페트릭에게 야구 인생 최악의 경기였을 것이다. 

페트릭이 초반 무기력하게 무너진 것과 달리, 팻딘의 투구는 날개를 달았다. 최근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팻딘은 넉넉한 점수를 등에 업고 편안한 투구를 이어갔다. 빠른 승부를 통해 상대를 압박해나가는 팻딘의 투구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피칭이라는 점에서 의외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팻딘 스스로도 그동안 부진한 이유가 팔이 조금 밑으로 쳐졌기 때문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빠른 승부는 상대를 보다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도 좋은 의미로 다가왔을 듯하다. 팻딘은 사실 올 시즌 좋은 피칭을 해주었다. 

팻딘은 올 시즌 15경기에 나왔다. 그리고 4실점 이상을 한 경기는 고작 4경기뿐이었다. 6월 10일 넥센전 4회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을 제외한다면 이닝도 충분히 채워준 선발 투수였다. 4경기를 제외한 11경기 실점은 1, 2점이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효과적인 투구를 해왔던 것이 바로 팻딘이다. 

팻딘은 이번 경기에서 8이닝 동안 87개의 공으로 3피안타, 8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을 하며 시즌 5승을 올렸다. 완투도 가능했지만, 너무 점수 차가 컸고 이닝간 휴식 시간이 길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다는 투수 코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기아 선발 팻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아닌 이제 시즌 절반을 돈 것이니 말이다. 이번 경기는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냈다. 선발 투수로 나선 페트릭은 기존 한기주가 가지고 있던 최다 자책점 기록을 깼다. 한기주가 가지고 있던 13실점을 넘어 14실점을 했으니 말이다. 

3회 기아가 8타자 연속 안타를 만들어낸 것은 KBO 사상 12번째 최다연속 타자 안타 타이 기록이다. 이명기가 삼진을 당하지 않고 안타를 만들어냈다면 초유의 기록이 나올 수도 있었다. 21경기 연속 홈런 기록 역시 기아가 작성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록을 만들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이것도 모자라 기아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전원 안타와 득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말 그대로 타선에서 만들 수 있는 수많은 기록을 팀과 개인의 이름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의미다. 기아의 이번 경기 29안타 역시 KBO리그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이 기록이다. 22점 역시 해태 시절인 1992년 쌍방울과 경기에서 기록한 한 경기 최다 득점 구단 기록과 타이를 이루었다. 

새로운 기록이 아닌 모두 타이 기록이라는 사실도 신기하다. 이를 넘어설 법도 한데 수많은 기록들이 모두 타이라는 사실이 재미있다. 전날 5안타 경기를 했던 김주찬은 이번 경기에서도 3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대단한 안타 양산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아는 삼성과 3연전에서 총 63안타를 쳐 46점을 뽑아냈다. 이 모든 것이 다 기록이 되었다. 양현종, 헥터, 팻딘으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들이 초반 강력한 모습을 다시 보여주었다는 사실도 반가웠다. 불펜 투수들을 아낄 수 있었던 것도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장마가 변수가 되겠지만, 주말 경기에서도 기아 타선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기아의 독주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가 또 어떤 진기한 기록들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스포토리  jhjang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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