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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수, '날아라 병아리'로 소환한 신해철, 그리움과 아쉬움의 시간[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7.06.15 11:31

신해철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은 반가움과 함께 깊은 그리움이 겹치는 일일 것이다. 이제는 고인이 되어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를. 윤민수는 <라디오스타>에서 소환했다. 모두가 그리워하는 그를 위한 작은 콘서트와 같은 자리는 고인인 신해철에 대한 존경이 만든 결과였다.

날아라 병아리에 담은 그리움;
각기 다른 4명의 가수들이 보여준 입담, 꿀성대 특집이 아닌 재담꾼 특집이었다

이번 주 <라디오스타>는 '꿀성대 특집'으로 윤민수, 이석훈, 존박, 고재근이 출연했다. 쟁쟁한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궁금했다. 출연진이 모두 가수면 재미가 없다는 MC들의 핀잔 아닌 핀잔 속에서도 이들의 입담은 흥미롭게 이어졌다.

각자 영역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던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 있었다. 현재 시점만이 아닌 과거 시점까지 소환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추억담이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기도 했었다. 그러다 보니 4명 중 가장 오랜 시간 시청자와 만나지 못한 고재근이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한일 합작 그룹이었던 Y2K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겨져 있다. 일본인 멤버들에 대한 관심이 컸고 그만큼 큰 사랑을 받았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들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추억으로 변해갈 수밖에 없다. 유일한 한국인 멤버였던 고재근은 최근 '복면가왕'에도 출연하며 새롭게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노래 실력은 여전한 고재근의 변화는 오히려 반갑다. 좀 더 대중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대. 자신을 내려놓고 보다 대중과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일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고재근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다른 이들과 달리 고재근은 더욱 간절했기 때문이다. 윤민수나 이석훈, 존박의 경우 안정적인 가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다. 고정적인 팬이 존재하고 그들을 받쳐주는 기획사도 있다. 간절함이란 측면에서는 고재근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김구라가 자꾸 고재근에게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것 역시 이런 객관적인 차이를 극대화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기도 했다. 남들보다 한 번이라도 더 이야기를 하려하고, 자신을 내려놓고 적극적으로 상황에 몸을 맡기는 모습에서 간절함과 함께 그동안 알 수 없었던 고재근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다는 것도 큰 수확이다. Y2K의 다른 일본인 멤버들의 근황과 과거 에피소드들은 양념처럼 추가되었다. 그 과정에서 고재근의 재발견은 시청자들에게는 반가움이었을 것 같다.

이석훈과 아내의 러브스토리. 그리고 그의 스승인 김연우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노래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김연우가 예능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유쾌한 김연우는 그래서 반갑다. 여전히 세상 모든 것을 초월한듯한 존박의 미묘한 표정들과 이야기들은 이제는 존박의 스타일로 굳어지는 듯하다.

노래하는 윤민수가 아닌 후 아빠로 각인되어 버린 그는 가족 이야기가 주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명확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윤민수를 새롭게 보게 하는 것은 역시 노래다. 그가 선택한 곡은 故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였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과거 <라디오스타>에 함께 출연했던 선배 신해철. 가수로서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해주었다는 선배에 대한 그리움은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당시 함께 부르기로 했던 곡이 바로 '날아라 병아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함께 부르지 못했고, 더는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버렸다.

그리운 선배를 위해 헌사하듯 부르는 윤민수의 '날아라 병아리'는 먹먹함으로 다가왔다. 이례적으로 곡을 더욱 특별하게 해줄 세션까지 동원한 윤민수의 노래는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노래가 이젠 고인이 된 신해철을 소환해내는 마법을 부렸다.

노래가 나오는 동안 노래를 부리는 윤민수도 그리고 이를 듣고 있던 이들도 눈물을 참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정도로 신해철의 죽음은 여전히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과거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가 걸어왔던 길 전체를 부정하거나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노래 이상의 논리로 무장한 그의 토론 능력이 오히려 화를 부르고 그에 대한 비난의 이유가 되기도 했지만 신해철과 같은 존재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단 점에서 그는 특별한 존재다. 그리고 노래 한 곡으로 그를 소환할 수 있다는 사실은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노래는 그렇게 고인인 신해철을 잠시 나마 소환했다. 만약 살아 있다면 이 변해가는 세상을 누구보다 좋아했을 신해철을 생각하면 더욱 먹먹함으로 다가온다. 혼신을 다해 노래를 하며 감정이 극대화 되는 윤민수는 말 그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 그 열정은 故 신해철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었다.

마왕 신해철을 다시 생각하게 한 '날아라 병아리'는 그래서 더욱 아쉽고 답답하다. 고재근의 단호박 발언을 포함한 하드 캐리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면, 윤민수의 이 깊은 울림의 노래는 우리에게 신해철과 함께 했던 그 행복한 시간들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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