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강경화, 김상조, 김이수 후보자 등 문재인 대통령 인사에 대해 도덕적 결함 등을 이유로 반대에서 나섰다. 강한 야당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작 자유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은 반등의 기미가 없다. '허니문' 대신 '강한 야당'을 택했지만 실익을 찾기 어렵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대부분의 인사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서훈 국정원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인사에만 찬성했을 뿐 다른 인사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낙연 총리 인준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했고, 현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 왼쪽부터 이현재 정책위의장, 정우택 원내대표, 박맹우 사무총장.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9대선 당시 공약했던 '5대 비리'를 우선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문 대통령은 ▲병역 면탈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전입 등을 고위공직 원천 배제 원칙으로 삼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김상조, 강경화 후보자가 5대 비리를 저지른 인사라고 지적한다.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 5대 비리 의혹이 단 한 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판결에 소수 의견이 많다는 점,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을 태운 버스 운전기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이러한 반대는 국민의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상조 후보자의 경우 위장전입, 논문 자기표절, 다운계약서 작성 등 대부분 의혹에 대해 해명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강경화 후보자도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내놓고 동의를 구하고 있다.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에는 민주주의에서 소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라는 점과 1980년의 시대적 상황, 당시 사형을 선고 받았던 버스 기사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등으로 논란을 해소했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자유한국당의 '강한 야당' 이미지 어필을 위한 문재인 인사 '무조건 반대'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초기 내각 구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의 '강한 야당' 이미지 만들기 노력에도 정당 지지도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선 직전인 5월 7~8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5월 7~8일 전국 성인 2030명 대상 유무선 RDD 방식, 응답률 24%, 95%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2.2%p)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15%였다. 하지만 대선 이후 5월 3주차 여론조사(5월 16~18일 전국 성인 1004명 대상 유무선 RDD 방식, 응답률 22%, 95%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8%로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본격적인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시작된 5월 4주차(5월 23~25일 전국 성인 1003명 대상 유무선 RDD 방식, 응답률 23%, 95%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 6월 1주차 여론조사(5월 30~6월 1일 전국 성인 1004명 대상 유무선 RDD 방식, 응답률 19%, 95%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에서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8%에 머물렀다.

6월 2주차 여론조사(지난 7~8일 전국 성인 1011명 대상 유무선 RDD 방식, 응답률 21%, 95%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에서도 자유한국당은 10%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2주차 여론조사에서 얼핏 지지율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표본오차가 ±3.1%p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차범위 내의 지지율 상승에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은 확인됐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50%를 넘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한자리 수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9~10일 이틀 간 여론조사(전국 1028명, 응답률 14.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이 53.7%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KSOI가 직전 조사(5월10일)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당 등 야권의 지지율은 한 자리 수에 머물렀다. 자유한국당은 직전 조사 대비 3.4%포인트 하락한 8.8%로 2위에 머물렀다. 국민의당도 직전 조사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6.7%를 기록하면서 4위로 주저 앉았다.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인사 반대는 강한 야당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인사 '무조건 반대'는 실익 없는 반대에 그쳤다는 얘기다.

인용된 한국갤럽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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