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일, 씨스타는 ‘마의 7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체됐다. 씨스타를 비롯하여 많은 그룹이 마의 7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체되는 요즘에 걸스데이 및 오늘 소개하는 FT아일랜드는 많은 아이돌 그룹의 귀감이 되는 장수 그룹임에 분명하다.

FT아일랜드가 데뷔하던 2007년 6월 7일은 오늘처럼 비가 많이 왔다고 한다. FT아일랜드는 데뷔 10주년이 되는 해인 올해, 10년 만에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14 라이브홀에서 쇼케이스를 가졌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개최된 FT아일랜드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 '오버 텐 이어스(OVER 10 YEARS)' 쇼케이스 Ⓒ박정환

송승현은 데뷔 10주년을 맞이하여 “지금까지 FT아일랜드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요즘 불화나 음악적인 방향성이 달라서 그룹이 해체되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고, 이홍기는 “해체라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음악하는 게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최종훈 역시 “리더였으면서 힘들지 않았다. 멤버들이 착하고, 각자가 리더가 될 수 있어서 고마웠다”며 “멤버들과 끝까지 가야 나도 살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이홍기와 송승현의 의견을 뒷받침했다. 이에 더해 이홍기는 “후배들이 팀워크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팀에서 누구 하나 튀려고 하는 순간에 그 팀은 조금씩 금이 간다’”고 덧붙였다.

오죽하면 FT아일랜드는 군대 가는 날짜도 한날에 맞추는 동반입대까지 생각했을까. 이홍기는 “멤버들끼리 약속했다. 저희는 동반입대할 생각이다”라며 “잘돼도 같이 잘되고, 못 돼도 같이 못 될 거다”라고 밝히며 팀워크가 얼마나 돈독한가를 보여줬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개최된 FT아일랜드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 '오버 텐 이어스(OVER 10 YEARS)' 쇼케이스 Ⓒ박정환

아이돌 그룹과 밴드가 양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FT아일랜드다. 밴드이기 이전에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에 대해 최민환은 “FT아일랜드는 정체성이 태생부터 밴드다. 오디션을 볼 때도 아이돌로 오디션을 본 게 아니라 밴드를 모집한다 해서 오디션을 봤다”며 아이돌 이전에 밴드가 우선하는 정체성임을 명확하게 표현했다.

이홍기는 “처음에는 밴드에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고운 시선은 아니었다. (실력으로) 보여주면 되겠지 하고 생각해서 (팬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가서 많이 공연했다”며 “일본에서 메이저가 되기 전부터 FT아일랜드는 원하는 음악성을 추구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최민환은 “국내에서 많이 사랑받을 당시 일본으로 넘어가서 인디로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못 잡은 이미지로 출발했다. 인디로 출발한 지 3년 후에 메이저로 데뷔해서 일본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개최된 FT아일랜드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 '오버 텐 이어스(OVER 10 YEARS)' 쇼케이스 Ⓒ박정환

이홍기는 FT아일랜드를 비난하는 악플러에 대해서도 대응 방식이 달랐다. 이홍기는 “(타이틀이) 아이돌 밴드가 되었건, 밴드건 상관없다. 내가 잘하면 된다”라면서 “요즘은 악플러 고소를 많이들 하는데, 되레 초대하고 싶다. ‘악플러석’을 따로 만들어서 초대하고 ‘자, 보세요’ 하고 싶다”며 자신감과 여유를 보였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는 문지애 아나운서의 질문에 최민환은 “홍기 씨가 10주년인데 10에서 1을 빼고 0주년으로 시작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해보고 싶다”면서 “어린 친구들이 춤만 추고 노래하는 것보다는 악기도 다루는 등 다양성 있는 음악계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