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정책 청문회에 집중했으면 한다"면서 의혹제기가 중심이 된 국회 인사청문회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시작과 함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료 부실 등을 이유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공세를 시작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자료가 제출되지 않거나 허위 제출된 것이 있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김선동 의원은 "후보자의 답변, 소명 내용 자체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연합뉴스)

이에 민병두 의원은 "청문회는 히어링이라고 한다. 후보자의 소신, 철학, 정책을 질문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국회 스스로) 언론을 통해 의혹을 제기하고 후보자의 정책과 소신을 들을 기회를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병두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정홍원 전 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과 합의한 내용을 소개했다. 해당 내용은 ▲청문회에 후보자 가족 배석 ▲개인적인 의혹은 따로 할 것 ▲정책 중심의 청문회 등이다.

민병두 의원은 "정홍원 전 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합의에 따라 아들 병역특혜 관련해 소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자료를 열람했다"면서 "후보자 본인의 정책, 비리, 의혹에 대해 청문을 해야지, 가족에 대해서까지 의혹을 제기하고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후보자 청문회인지 아들, 딸, 장인, 장모 청문회인지 모르게 변질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병두 의원은 "미국 같은 경우 법무부 장관이 불법 인사 등을 했다고 하면 결격사유"라면서도 "(우리도) 공정거래위원장은 본인의 행위가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적합한 지를 따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청문회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민병두 의원의 지적에도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은 김상조 후보자에게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을 중심으로 공세를 퍼붓고 있다. 바른정당 유의동 의원은 "민병두 의원 말처럼 청문회는 듣는 것 위주로 가야 하고 정책 청문회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백 번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청문위원들이 후보자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필요한 자료 요구는 마땅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후보자. (연합뉴스)

김상조 후보자는 10여 가지의 의혹을 받고 있는데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해명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 2004년 미국으로 연수를 가면서 목동아파트로 주소를 옮긴 데 대해서는 "우편물 수령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1억8000만 원에 매입한 아파트를 세무서에 5000만 원으로 신고한 데 대해서는 "복덕방에서 신고한 것"으로 "최근 국토부 확인으로 본인도 처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에 앞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추미애 대표는 "김상조 후보자 지명 이후 지금까지 무려 18번이나 되는 의혹제기가 있었다"면서 "대부분 문제 없는 내용이거나 사실 관계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고직후보자에 대한 의혹제기는 당연한 검증절차이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의혹만 부풀리는 건 자제돼야 한다"면서 "오늘 청문회가 근거없는 신상털기와 흠집내기가 아닌 시대적 과제를 짊어질 적임자인지 역량을 시험하는 청문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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