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적폐를 왜 청산해야 하는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너무 겹겹이 쌓인 이 적폐들을 오랜 시간 디테일하게 잡아내고 청산해야 한다는 사실만은 명확해졌다. 적폐의 역사 그 자체인 한 정당은 방어하기에 여념이 없다. 적폐 청산은 곧 자신들의 몰락임을 그들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디테일을 갖춘 악마들, 적폐를 청산하는 데 시한은 존재할 수 없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김관진 전 안보실장이 청와대의 조사를 받았다. 표현을 달리하기는 했지만 왜 사드와 관련해 보고를 하지 않았는지 조사를 한 것은 명확하다. 김관진 전 안보실장의 경우 청와대 근무를 그만두면서 아무런 인수인계도 하지 않고 나갔다.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국정 농단의 공범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국내로 송환되었다. 송환 직후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은 아무 것도 모르고 모두 엄마가 한 것일 뿐이라는 예상된 답변만 나왔다. 하지만 럭비공 같다는 노승일 전 K스포츠 부장의 말처럼 정신없어 보이는 정유라는 집중 조사를 받으면 의외의 진실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이낙연 총리는 정식 임명장을 받았다. 이 총리 인준안 표결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투표를 거부하고 뜬금없는 대국민 호소문을 내놓기도 했다. 수많은 적폐들을 품고 살아가는 그들이 이낙연 총리 문제를 들어 협치는 없다고 주장하는 모습에 실소가 터져 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총선까지 어떻게든 존재감을 유지하지 않으면 그 전에도 공중분해 가능성이 높은 한시적 권력 집단은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 집단에게 국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안보를 앞세우지만 이들은 단 한 번도 국가를 위해 충성하지 않았다. 그나마 총선이 3년이나 남았다는 것이 그들이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일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언제나 그들의 편은 아니다. 적폐 청산에 대한 열망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 문 정부의 적폐 청산 의지 역시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은 시간의 힘보다는 시간의 무게에 짓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만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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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님은 이 글씨가 정말 보이십니까?"

"작년 1월, 13개 시민·소비자단체는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매매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를 향해 깨알 같은 글씨로 항의서한을 보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경품행사를 가장해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홈플러스에 무죄 판결을 내렸지요. 홈플러스가 당시에 소비자들에게 냈던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한 고지문은 한 글자당 크기가 불과 1㎜로, 말 그대로 깨알처럼 빽빽한 글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이 고지문이 못 읽을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런 고지문이 아니더라도 흔하게는 온라인 홈페이지에 가입할 때 뜨는 각종 동의창도 그 깨알 같음에 지레 포기하고 그냥 체크해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터… 그래서 떠오르는 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국민 여러분, 이 광고를 1년 동안 보관해주세요" 지난해 총선 당시에 '5대 개혁과제를 이행하지 못하면 1년 치 세비를 국가에 반납하겠다'고 공언한 옛 새누리당 광고가 그 1년이 다 돼가면서 다시 회자되더니 결국 오늘(31일) 그 약속시한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름이 바뀐 한국당과 그 이전에 이미 바른정당으로 갈라선 그 의원은 "법안을 발의했으니 이행한 것과 같다"고 강변하는 쪽과 "포퓰리즘 공약을 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는 쪽으로 역시 갈렸습니다. 물론 공통점도 있었는데 어느 쪽이든 세비를 반납한다는 쪽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공약을 이행했다고 주장하는 쪽은 '발의'도 '이행'이라는 것이지요. 뭐 아시는 것처럼, 국회의원의 법안 발의는 그들의 기본적인 임무입니다"

"문제는 그것이 실제로 이행됐느냐겠지요. 그래서 1년 전의 광고를 다시 보면서 또 떠오르는 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사족입니다. 앞서 홈플러스의 1㎜ 깨알고지 논란은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 정리됐습니다. 글자 크기 1㎜는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정한 수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냈던 그 광고는 저처럼 노안이 온 사람들도 안경 없이 거뜬히 읽을 수 있는 한 글자당 약 5㎜, 다섯 배 크기의 글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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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은 전 새누리당의 공약을 다루었다.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경품행사를 가장해 취득한 홈플러스에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잘 보이지도 않는 문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합법이라는 것이다. 이런 재판부의 한심한 판결에 소비자단체는 분노했고, 홈플러스의 공지 글인 1mm 크기의 글씨로 항의를 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발언은 참 많이 회자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디테일 속에 악마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린 매번 깨닫게 되니 말이다. 전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5대 개혁과제를 이행하지 못하면 1년 치 세비를 국가에 반납하겠다고 했다. 직접 서명까지 한 그들은 1년이 지난 후 그들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나뉘었고, 대응도 달랐다.

물론 공통적으로 세비를 국가에 반납하는 일은 없었다. 자유한국당은 하루 전 다섯 가지 개혁과제 중 하나를 급하게 발의하며 약속을 지켰다고 우겼다. 바른정당은 최소한 사과를 하는 모습은 보였다. DNA마저 적폐가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하는 짓은 모두 옳다고 주장하며 개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 정부는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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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박근혜 정당임을 인사청문회에서도 명확하게 증명했다. 박근혜에 충성을 하던 자들을 인사청문회에 내보낸 행태만 봐도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박근혜 사당임은 명확해 보인다. 시대에 역행하는 정당을 그대로 지켜봐야 하는 것은 모두 국민의 몫이다. 그런 자들을 국회의원으로 뽑은 것 역시 국민이기 때문이다. 다음 총선까지 우린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목도하며 분노해야만 한다. 이 모든 것이 야당 탓이라는 유행어가 나오고 있지만, 씁쓸하게도 이 모든 것이 투표를 한 국민 탓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권에서 국방부 장관을 하고 박근혜 정권에서 국가안보실장을 한 김관진은 최소한 자신이 해야 할 의무마저 방기했다. 책임지지도 못할 사드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함께 추진한 김관진.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에 이와 관련한 그 어떤 자료도 남기지 않았다. 단순한 무기 도입이 아니라 중요한 외교 현안임에도 이들은 자료를 파기하거나 숨긴 채 문재인 정부에 전달하지 않고 있다. 이는 중요한 범죄가 아닐 수 없다.

국가을 위한다는 자들이 안보 장사에만 집착했다. 많은 이들은 이들과 미국의 군수사업체의 연결을 의심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하게 언급되어왔던 방산비리는 그래서 철저한 조사로 이어져야 한다. 적폐를 철저하게 청산해야만 하는 이유는 너무 명확하다. 적폐 청산 없이 새로운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악마의 디테일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시한 없는 적폐 청산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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