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음원 절대 강자’가 부재한 달이라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음원 경쟁이 치열한 달이었다. 음원만 냈다 하면 한 달 이상 차트 정상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던 트와이스, 월드스타 싸이나 언니쓰, 하이라이트 등이 포진한 음원시장. 절대 강자 없이 엎치락뒤치락하던 치열한 음원 경쟁에서 몇몇 특이한 음원 정상의 사례가 눈에 띄었는데, 5월 초 음원 차트 정상을 점령한 수란이 그 한 예에 속한다.

막강한 팬덤을 형성했다고 보긴 어려운 아티스트 수란이 당시 아이유를 밀어내고 음원 정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건 방탄소년단의 슈가가 프로듀싱에 참여했기에 일어난, 간접적인 팬덤 덕이었을까.

5월 31일 오후 강남구 논현로 M콘서트홀에서 진행된 수란의 첫 미니 앨범 ‘Walkin' 발매 기념 음감회 Ⓒ밀리언마켓

이에 대해 수란이 입을 열었다. 5월 31일 오후 강남구 논현로 M콘서트홀에서 진행된 수란의 첫 미니 앨범 ‘Walkin'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수란은 “처음 슈가 씨의 믹스테이프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인연이 돼서 음악적으로 소통했다”면서 “혼자 음악하면 음악이 깊은 곳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너무 혼자 작업하다보니 우울하고 힘들었는데 이때 손을 내밀어 준 이가 슈가 씨였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수란은 “래퍼가 있었으면 좋았을 때에 창모 씨가 괜찮겠다고 해서 메이킹된 조합이 슈가-창모 씨였다”면서 음원 차트 1위를 한 것에 대해 “상상하지 못했다. 인기가 별로 없어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 놀랐다. 실제로 느껴지지 않아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라며 소감을 드러냈다.

음원 차트 1위의 결과가, 방탄소년단 슈가와 함께 작업해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란은 “의도된 것은 아니다. 슈가 씨와 만나다가 여기까지 온 거라(음원 차트 정상) 만들고 나오기까지 (마케팅적인) 의도가 없었다”라며 “이렇게도 갈 수 있구나(음원 차트 1위) 하는 것도 (음원 결과가) 나온 다음에야 알았다. 프로듀싱이 탄탄하고, 창모 씨의 랩이 좋아서 많은 시너지가 생기면서 그런 현상이 일어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5월 31일 오후 강남구 논현로 M콘서트홀에서 진행된 수란의 첫 미니 앨범 ‘Walkin' 발매 기념 음감회 Ⓒ밀리언마켓

미니 앨범 ‘Walkin'은 계획대로라면 원래 작년에 나왔어야 할 곡이었다고 한다. 수란은 “곡을 몇 번 뒤집었다. 11월 이후부터 곡을 새롭게 바꿨다. 그동안의 저와, 지금의 제가 차이가 있어서 바뀐 저의 심정이 많이 드러나길 바랐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앨범 작업하는 동안에, 수란의 앞에서 답변한 ‘그동안의 수란’과 ‘지금의 수란’은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수란은 “음악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전에는 심각했다면 지금은 편안해졌다. 혼자 걸어왔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 보자”며 “전에는 제 위주로, 저를 꽁꽁 싸매고 음악을 완성했다고 하면, 이번에는 많은 사람을 생각했다. 배려하는 부분을 음악에 넣지 않았나 하는 마인드,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답변했다.

여기에 추가해서 수란은 “전에는 ‘리스너(듣는 이)’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일반 분이 제 음악을 들으면 다가오기 쉽지 않았을 거다”라면서 “이번에는 그런 걸(듣는 이를 위한 배려) 많이 넣었다. (음악 안에) 진짜 같은 가짜를 담으려고 해도 그 안에 진짜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 저의 상태를 음악에 맞추어 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월 말에 미리 공개된 ‘오늘 취하면’을 비롯해 총 5곡이 담긴 미니 앨범 ‘Walkin'의 수록곡은 2일 오후 6시에 각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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