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UHD방송 수도권 본방송을 실제 시청할 수 있는 가구가 거의 없다"는 지적에 대해 "장기간의 작업"이라고 해명했다.

방통위는 31일 입장 자료를 통해 복수 언론 매체에서 제기된 “지상파 UHD 수도권 본방송이 31일부터 시작됐지만 실제 시청 인구는 거의 없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앞서 복수의 매체는 지상파 UHD 수도권 본 방송,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 비율이 적고, 국내 지상파 방송 표준이 적용된 UHD TV 보급이 늦어 실제 시청 가능한 가구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방통위는 이 같은 지적에 "방송서비스의 세대별 전환은 제작·송신·수신 환경이 성숙하기까지 방송 산업 생태계 및 시청행태 전반의 변화를 수반하는 장기간(2017~2027년)의 작업"이라며 "과거 아날로그 방송에서 HD 방송으로의 전환에 있어서도 도입부터 완전한 전환에 이르기까지 10여년 이상 소요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상파 UHD 본방송 개시는 차세대 방송서비스로의 전환을 위한 출발점을 의미한다”며 “정부는 과거 HD 방송 도입 당시보다 한층 향상된 우리 기술력과 방송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지상파 UHD 방송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루게 됐다. 이러한 선제적 추진이 우리 방송 산업의 발전과 시청자 미디어 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학계와 업계 등의 반응은 싸늘하다. 실제 시청자의 수요와 시장의 수요도 확실하지 않은 채, 방통위의 '정책 의지'만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심영섭 외국어대학교 강사는 “정책이란 것은 시장의 이용자의 수요와 사업자의 수요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는 그런 시청자도 준비가 안됐고 시장의 수요도 형성이 안됐다"며 "그럼에도 지상파UHD방송이 추진이 되는 것은 ‘정책적 의지’ 때문이다. 미래 산업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 경우 재원은 명확히 해야 한다. 지금 지상파UHD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남표 중앙대학교 강사는 최근 토론회에서 “(방통위의)정책 실패다. HD전환에서 보였던 실패가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도 “지상파 직접 수신율은 5% 수준이다. 지상파UHD는 콘텐츠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또, 지상파 UHD방송을 보기 위해선 10만원 수준인 셋톱박스를 구입하거나 200만원 수준의 UHD TV를 구매해야한다. 서민 경제에 부담을 주는 정책은 문제가 있지 않나”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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