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회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여야 간사단 회의에서 31일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의결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자유한국당만은 간사단 회의에 불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낙연 총리 후보자를 부적격자로 낙인 찍고, "문재인 대통령이 자기 모순을 저질렀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국민의당 김용태, 국민의당 김광수 간사는 이낙연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의결을 위해 31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 임명 동의안 거부를 당론으로 정한 자유한국당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 간사는 "자유한국당이 안 와서 섭섭하긴 하지만 내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보고서를 의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특위 여야 간사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자유한국당은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자유한국당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이낙연 총리 국회 임명 동의안 처리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뤘다.

▲30일 오후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운데)가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스스로 정하신 인사 기준을 소위 깨뜨리셨다"면서 "그래서 스스로 정한 기준을 깨뜨리셨는데도 불구하고 원칙을 깨뜨리지 않았다고 강변하신 것도 자기 모순이라고 어제 논평에서 지적했다"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후보시절에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총리 인준조차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과연 '준비된 대통령'이었는지 이것도 자기 모순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협치를 강조하셨는데 제1야당이 이렇게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총리 인준을 강행하는 것도 협치 정신에 모순된다"면서 "또 소통을 강조했는데 대통령께서 총리 내정자를 발표할 때 국민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발표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생기니까 뒤에 숨는 모습은 소통의 정신에 모순된다"고 꼬집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우리당은 이미 압도적인 다수 의원의 결정과 말씀에 따라 이미 총리 인준을 할 수 없는 부적격자로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민경욱 원내부대표는 "조국 민정수석의 7년 전 발언을 인용하자면, 민주당은 자기편을 옹호하는데도 지켜야할 금칙이 있고 어떤 경우라도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거나, 주소를 옮길 여력이나 인맥이 없는 시민의 마음을 후벼 파는 일은 정당화 될 수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수위가 없어서 제대로 검증을 할 수 없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데 공직내정자 스스로 결함이 많다고 생각하면 공직 제안을 수용하지 말았어야한다. 지금이라도 본인이 생각하기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용기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종배 정책위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 공약한 인사 원칙에 위배된 총리, 장관 후보자 인사문제에 대해 국민 앞에 직접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고 얼마 전에는 비서실장을 통해 발표하더니 어제는 수석비서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간접화법으로 앞뒤 헤아리기 어려운 모순된 변명을 했고 국회를 압박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 부의장은 "대통령은 약속을 파기한 것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하고 앞으로는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이에 합당한 인선을 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국민에게 동의를 구했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일관된 자세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종배 부의장은 30일 장관직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현역의원 인사에 대해서도 "또 문 대통령은 새로운 인사기준도 만들어지기 전에 오늘 무리하게 국회의원 출신 장관후보자들을 일괄해서 발표했다"면서 "이는 조속한 총리 인준을 위해서 여당에게 당근책을 쓰는 것인지, 아니면 국회 청문회를 우선한 인선인지, 이렇게 급하게 한 이유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고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정부를 견제하라는 책무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우리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국민의 입장으로서 아무리 국회의원 출신이라 하더라도 자질과 능력 그리고 도덕성이 있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31일 오전 이낙연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오후에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 표결에 나선다. 바른정당이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지만, 민주당(120석), 국민의당(40석), 정의당(6석)의 의석수를 감안하면 이낙연 총리 후보자 임명 동의는 이변이 없는 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도 자유한국당은 본회의 표결 현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이낙연 후보자 뿐 아니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도 비협조적으로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문재인 정부 초기 내각 구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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