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의 탈퇴 소식에 주말을 넘어 오늘까지도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사그러 들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메가톤급 파괴력을 보일 새로운 소식들까지 팬들 사이에 나돌면서 JYP로서는 난망한 상황에 처할 듯합니다. 재범 사퇴와 이에 대처하는 JYP의 모습에 많은 실망과 원망을 해왔던 팬들에게 재범의 향후 일정 등은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선미의 눈물과 재범의 절망

한 기획사에서 유사한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그 소속사의 스타일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성공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JYP의 '원더걸스, 2AM, 2PM'의 멤버들에 대한 문제는 그들을 사랑하는 팬들로서는 민감한 사안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팬심이 돈독한 멤버들에 과하다 싶은 결정이 연이어 나온다면 소속사의 입장과는 달리 팬들의 억장이 무너지는 건 당연할 것입니다. 여기에 과도한 부추김에 급급한 일부 언론까지 참여하면 본질은 수면 아래로 사라진 채 보여 지는 단순한 현상 하나만이 전체인양 포장되기 일쑤이곤 합니다.

이번 선미 탈퇴 역시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봐야 할 듯합니다. 더욱 재범 사건을 통해 논란이 심했던 문제의 핵심은 급작스러움과 일방적인 태도였습니다. 어느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그들에게 일방적 통보에 가까운 사후 보도식 JYP의 대처를 팬들이 수긍할 것이라 판단을 했다면 커다란 오산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의 핵심 멤버가 하차를 하는 것만큼 그들에게 중요한 일이 없음에도 소속사의 대응방식은 일방적일 뿐이었습니다. 재범 사퇴에 이어 선미의 탈퇴 역시 그저 뉴스 보도를 통해 던져졌을 뿐 팬들을 위한 배려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사안이 다르지만 팬들에게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일들을 그런 식으로 들어야 한다면 JYP 스스로 팬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반증일 뿐입니다.

재범의 미국행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들은 지금까지 그의 복귀를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미국에서 재범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소속사에서 재범에 대한 향후 계획이 있었다면 기사화되어 흘러나오는 재범처럼 관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더욱 뉴욕에 JYP US가 있는 상황에서 마치 낙오자처럼 취급되어지며 아버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지역 비보이 대회에 참여하는 일련의 활동들은 그에 대한 편향된 이미지만 심어줄 따름입니다. 재범을 위해서라면 언론 통제와 보도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만 합니다.

JYP가 재범의 복귀와 활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었다면 그를 위한 복귀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어져야만 했습니다. 현재도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향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알 수 없지만 JYP의 그동안 행태로 봤을 때 그럴 가능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처럼 마지막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현재로선 원더걸스의 미국 신보 발매에 모든 촛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이기에, 재범에게까지 관심을 둘 여력도 없지만 그럴 의지도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더욱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재범이 빠진 2PM의 대박 성공입니다.

재범 마케팅을 적절하게 활용(앨범 디자인, 수익분배 등등)하며 지난 연말 최고의 시즌을 보낸 2PM의 성공은 그만큼 재범의 부재가 별 것 아니라는 확신을 소속사에 심어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재범을 무리하게 복귀시키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는 나름의 방식이 그들에게는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재범 사태는 한정된 팬들의 외침으로 국한되고 그런 팬들의 불편함을 적당한 선에서 무마만 해도 2PM의 성공은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서, 역설적으로 재범의 입지를 축소시킨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재범의 복귀를 그리워하고 그런 발판이 되어줄 2PM이 성공하기를 바랐던 팬들의 마음과는 달리 성공이 결국 재범을 궁지로 몰아넣어 버린 형국으로만 보입니다.

그렇다고 미국 내에서의 활동을 전제한 움직임이 있다면 좋겠지만 기존 미국 시장을 노리고 준비하던 멤버들도 데뷔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범까지 그 기회가 돌아가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적응을 힘들어하는 선미의 탈퇴는 JYP로서는 행복한 아픔이었을 듯합니다. 오랜 시간 함께하며 많은 것들을 쌓아가던 멤버의 탈퇴가 기쁠 수는 없지만, 현지화에 힘겨워하는 선미의 탈퇴는 기존 멤버들에게 독력의 의미와 함께 강행군을 다시 이어갈 명분이 되어 주었을 테니 말입니다.

JYP와 팬 교차점의 핵심

일부에서는 선미의 탈퇴가 고도로 계획된 흔적들이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탈퇴가 고도화된 게 아니라 시기가 고도로 계획적이었던 거뿐이지요. 자신들에게 주어진 현실적 상황을 어떤 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서 효과적인 답을 얻을 수 있느냐의 문제는 모든 이들의 동일한 선택 일테니 말입니다.

일각에서 일고 있는 소시를 위한 견제라는 수긍하기 힘든 설보다는, 3월 본격적인 미국 활동을 준비 중인 원더걸스에 대한 관심 유도로 보는 게 현실적일 듯합니다. 시기적으로 한 달여 동안 꾸준하게 원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어질 수 있는 타이밍을 잡았던 것이고, 선미의 학업을 위한 탈퇴라는 긍정적 명분과 자연스러운 멤버 교체로 이어지는 과정은 잘 짜여진 수순으로 보입니다.

선미에 대한 극단적인 반응들이 수그러들며 자연스럽게 새로 합류한 멤버에 대한 기사들이 넘쳐나고, 3월 데뷔를 앞둔 원걸에 대한 다양한 소식들이 집중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화려한 3월을 기대했을 듯합니다. 그러나 기획사에서 의도하지 않은 역풍은 역설적으로 2AM에게 피해를 주는 듯합니다.

인쇄물에 만족하지 못해 앨범 발매가 늦어진다는 이야기는 생뚱맞게만 들립니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는 속담이 계속 사용되어질 정도로 그들은 선미의 탈퇴로 인한 부정적인 여파로 잘나가는 2AM의 활동마저 발목을 잡는 상황에 빠진 듯 해보입니다. 단순히 인쇄물의 문제로 보기에는 절묘하게 현재의 상황과 맞물려있기 때문이지요.

화가 난 팬심은 새롭게 앨범을 낸 2AM에게 반감을 가질 수 있고 그런 반감은 의외의 타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에 의도하지 않았던 숨고르기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JYP의 지속적인 문제에서 중요하게 바라봐야 하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아닌 팬입니다. 그들은 팬들에 대한 배려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탈퇴와 사건에 대처하는 그들의 모습은 팬들은 안중에 없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중되어져 있을 뿐입니다.

재범이 서둘러 미국으로 가야만 했던 것도 2PM을 위함이었고, 선미 역시 원더걸스의 성공이 앞서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조직을 위해 개인의 희생은 당연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룹을 운영하는 그들로서는 당연한 논리이지만 그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또한 팬입니다.

그들은 팬들에게 과정에 대한 설명과 향후 계획들을 친절하게 밝혀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어느 스타들도 팬 없이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팬들로 인해 아이돌 그룹들이 생명력을 얻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생각해 봤을 때 JYP(다른 기획사들도 다를 바 없는)는 좀 더 정교하고 친절하게 팬들과의 소통을 선택했어야 합니다.

그들이 잘나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사랑하는 팬들이 있기에 존재함을 알고 있다면 팬들이 이토록 서운해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개개인의 상황으로 인해 어쩔 수없는 변화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어떤 식으로 소통해 해소하느냐는 전적으로 소속사의 몫입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안중에 없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관심이 있다면 팬들은 그들을 외면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는 JYP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아이돌을 키우고 운영하는 모든 이들은 팬들이 그 무엇보다 앞선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누구를 위해 누군가가 희생되었다는 증명하기 힘든 설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거대 아이돌 기획사로서 팬들을 위한 배려조차도 하지 못한다면 이는 위기의 타이타닉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들이 고민해야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팬들의 믿음과 사랑을 얻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재범의 복귀를 위해 재범의 이름으로 아이티 후원금을 기부하는 팬들의 마음을 소속사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유능한 아이돌이 사장되기에는 아쉽지 않은가요? 모든 가설들이 무너지고 더욱 단단해져 돌아온 재범이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랍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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