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스포일러 포함

1979년 SF 괴수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에이리언'의 이전 이야기를 다룬 '프로메테우스'는 에이리언의 탄생 비화를 직접적으로 다루었다. 인간의 욕망이 엇나가면서 탄생한 돌연변이 괴수 에이리언의 무시무시한 탄생과정이 꽤 소름 돋게 전달되었는데, '에이리언' 시리즈를 탄생시킨 리들리 스콧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아 1979년 시리즈의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되살려냈다.

5년 후 프로메테우스 탐사선 사건의 뒷이야기를 다룬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인류의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나서는 커버넌트 호의 탐사여정에서 시작된다. 탐사 도중 우연히 우주 송출 신호를 접한 커버넌트호 일행은 송출 신호가 발송된 미지의 행성으로 정착에 대한 기대를 품고 궤도를 수정하여 향한다.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 포스터

영화 '에이리언' 시리즈를 그동안 봐왔던 관객이라면, 아니 여타의 SF 스릴러 영화들을 접한 관객이라면 미지의 행성에 도달하는 순간부터 어떤 사단이 벌어질게 될지 짐작이 가능해진다.

역시나 영화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착실히 무시무시한 괴수로 인해 한바탕 아수라장과 사투가 펼쳐지는 전개를 진행한다. 등장하는 순간부터 무언가 석연치 않아 보이던 AI 피조물 데이비드(마이클 패스벤더)는 에이리언 확산에 결정적인 키메이커 역할을 한다.

인류의 기원을 찾는 데 집념을 보이던 웨이랜드 박사(가이 피어스)에 의해 탄생한 AI 피조물 데이비드와 월터(마이클 패스벤더가 동시에 맡음)는 인류의 기원 탐사여정에 도우미로 파견되지만, 파견의 임무를 넘어 에이리언 재앙의 숙주가 된다. (영화상에서 데이비드의 엇나간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월터가 강력히 저항하지만 결국 데이비드의 음모를 막는 데 실패한다. 하지만 월터가 어떤 운명을 맞이했는지는 영화는 정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아마도 분명히 나오게 될 후속편에서 월터는 또 다른 변수가 될 것 같다.)

기나긴 탐사여정 중간에 깨어난 일행들이 정체불명의 괴수에게 습격 받고 이를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장면들이 아드레날린을 자극한다. 그리고 '에이리언' 시리즈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인간의 몸을 뚫고 에이리언들이 번식하는 장면은 '커버넌트'에서 더욱 잔혹하게 묘사된다. 특히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의 샤워실 살인 장면 오마주를 통해 잔혹함의 미학(?)을 극대화시킨다.

그런데 '프로메테우스'를 본 지 너무 오래되어 스토리보다는 에이리언과의 사투 장면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런 묘사들이 익숙해서 그런지 신선함은 부족한 듯하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 프리퀄 시리즈를 앞으로 더 연출할 계획을 내세우는데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에이리언' 프랜차이즈의 업그레이드를 꾀하려는 듯 보인다.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 스틸 이미지

웨이랜드 기업과 그들이 낳은 악성 피조물 사이보그 데이비드에 의해 확장되는 에이리언의 횡포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암시를 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리는데, 스토리텔링을 관객들에게 밀접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빨리 '커버넌트'의 다음 에피소드가 개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영화에서 비중이 높지 않았지만 여자 조연 칼리 헤르난데스 (영화 막판 우주선 샤워실에서 '사이코'의 여주처럼 비참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 업워스 역)의 매력이 상당히 돋보였다. 오히려 다소 밋밋한 여주 캐서린 워터스턴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는데 아쉽게도 에이리언 시리즈에서는 더 이상 접할 수 없다. 대신에 다른 영화를 통해 좀 더 자주 보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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