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 전·현직 임원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이 회삿돈으로 관광을 하고 인사권자들에게 골프접대와 고가의 선물을 했다는 '안광한·윤길용 게이트'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한 것이다. 검찰 수사 대상으로 오른 MBC 경영진·이사 대부분은 안팎에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가 29일 발행한 노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안광한 전 MBC 사장과 윤길용 MBC NET 사장 등 전·현직 MBC 임원과 방문진 이사들에 대한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 고발 사건을 조사1부에 배당하고, 30일 고발인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수부와 형사부 종합적 성격을 갖춘 조사부는 고소·고발 사건 중 사안이 중대하거나 복잡한 사건을 주로 담당한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최근 논란을 빚은 검찰 간부들의 ‘돈 봉투 만찬’ 사건도 조사 중이다.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안광한·윤길용 게이트’에 연루된 방송문화진흥회·MBC 관계자 전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앞서 지난달 27일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는 안 전 사장과 윤 사장 외에도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고영주 방문진 전 이사장, 김광동 방문진 이사 등을 고발했다. 안 전 사장은 MBC플러스 사장 재임 시절 해외출장비를 개인 관광비로 돌려 써 사기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롤 받고 있다. 윤 사장은 울산MBC사장 재임 시절 회사 공금으로 인사권자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사장에 접대를 받은 김장겸 사장과 안광한 전 사장, 백종문 부사장과 고영주 이사장, 김광동 이사 등은 배임 수재 혐의로 고발됐다. 특히, 고영주 이사장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비난 발언을 했다가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고소·고발당했고, 최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이사장 등은 안팎에서 ‘공영방송 MBC를 망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산하 지본부는 지난 19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방문진 이사 등 5인을 즉각 퇴진시켜야 할 적폐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은 내달 2일 11시40분 MBC 상암광장에서 ‘김장겸·고영주 퇴진 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노보에 실린 ‘김장겸·고영주 퇴진행동 선언문’에서 “MBC 암흑시대 9년을 끝내겠다.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을 되찾겠다”면서 “7년간 이어진 이 기나긴 파업을 이제 승리로 마무리하겠다. 암 투병 중인 해직 기자도, 쫓겨난 PD들도, 사라진 아나운서들도 모두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0년 39일 파업, 2012년 170일 총파업 이후 사측은 파업 참여 조합원 10명을 해고했고, 구성원 200여명에 대한 징계 인사 등을 강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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