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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타자기 12회- 충격적 고경표 죽음은 어떤 변수를 가져올까?[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7.05.22 15:04

죽음의 진실은 기억의 모순이 일어나 왜곡되기도 한다. 설은 자신이 총을 쏜 인물이 세주라고 생각했다. 그 두려움으로 인해 세주 곁에서 떠나려 했던 설은 자신의 기억이 왜곡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단발적으로 남겨져 있던 기억들 그 뒤에는 진실이 따로 담겨 있었다.

사랑과 우정 사이;
피로 차오르는 회중시계와 신율의 마지막 기억은 세주와 설이를 위협할까?

사랑에 빠졌다. 아주 깊게 빠진 사랑을 주변 사람들은 '파블로프의 개'를 언급하며 설명하기에 여념이 없다. 재미있는 것은 정작 사랑에 빠진 세주와 설만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서로에 대한 이름만 나와도 입꼬리가 올라가며 행복한 두 사람은 정말 '파블로프의 개'가 되어버렸다. 

tvN 금토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행복한 '파블로프의 개'가 된 세주와 설은 그 자체로 행복했다. 전생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 운명처럼 환생해 다시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니 존재할 수 없는 일이다. 전생의 기억은 존재해서는 안 되니 말이다. 세주와 설의 뜨거운 키스를 목격한 후 유령으로 떠도는 진오는 이제는 떠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카고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시카고로 돌려보내 달라고 타자기에 담고 있는 중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세주와 함께 설이 왔기 때문이다. 지독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애정. 이룰 수 없어 더욱 애틋했던 설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프고 행복한 진오는 그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했다. 

세주는 자신 곁에 유령이 있음을 설이에게 알려주었다. 전생을 공유하고 있는 둘 사이에 유령이라는 존재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이미 설이는 꿈을 통해 진오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전생에 자신에게 총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인물이 바로 진오였기 때문이다. 

설이는 그래서 더욱 진오를 보고 싶었다. 비록 꿈에서 그를 보기는 했지만 실제 보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차이이니 말이다. 자신 앞에 유령이 된 진오가 있다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설은 답답하기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오는 동전을 던져보라고 한다.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나온 장면처럼 유령을 증명하는 방식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tvN 금토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던져진 동전이 마치 마법에 걸린 듯 천천히 내려오는 모습을 보며 설이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증명된 그들은 이제 소설 '시카고 타자기'의 공동 집필자가 되었다. 세주가 쓰고 있는 소설은 논픽션이기도 하다. 80년 전 직접 경험했던 기억을 그대로 소설로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설이에게만 보이지 않는 진오. 하지만 진오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세주에 이어 태민을 통해 진오는 확신하게 되었다. 전생의 이름을 부르면 상대가 진오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진오에게 기회가 생겼다. 원로 문인의 부고 소식에 세주가 자리를 비우고 둘이 된 상황에서 잔을 이용해 이야기를 하기는 하지만 한계가 명확할 수밖에 없었다.

늦겠다는 세주의 문자에 일어서 가려는 설이를 진오는 그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너무나 그리웠던 그리고 지독할 정도로 사랑했던 그녀를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등을 보이고 떠나려는 설이에게 "수현아"라고 부르는 진오. 전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던 유령 진오의 말이 들렸다. 그리고 모습도 보였다. 

신기한 이 현상에 넋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꿈에서는 봤지만 실제 자신이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같은 기억과 다른 그리움'은 이들을 더욱 아프게 하는 간극이다. 셋은 모두 같은 시기를 살았다. 그리고 동지이고 친구이자 연인이었다. 

독립을 위해 함께 싸운 특별한 관계였다는 점에서 이들은 형제자매보다 더 가까운 특별한 인물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이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다시 만난 그들은 그렇게 단편적이었던 기억들을 되살리며 소설을 통해 자신들의 마지막을 알고 싶어했다. 

설이가 세주를 쐈다는 기억은 오류였다. 1930년대 경성에서 율이의 말을 듣고 화가 났던 수현은 휘영에게 총을 겨눴다. 그 기억까지가 설이가 기억하는 전생이었다. 하지만 그 총은 상징적이었다. 안전핀으로 잠겨진 그 총은 그동안 자신을 속인 휘영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는 행위일 뿐이었다. 

tvN 금토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

그 기억 속에서 휘영은 분명하게 수현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내가 흔들릴까봐"라는 말은 자신도 수현을 사랑하고 있다는 말이니 말이다. 심하게 흔들렸던 수현. 냉정했던 휘영. 저격수로서 자격 상실이라는 휘영의 냉정한 말과 함께 애써 감췄던 진심을 밝힌 휘영의 마음은 과연 어떤 변수를 만들어냈을까?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는 소설을 쓰기 위해 그들은 전생 체험을 하게 된다. 진오가 성냥을 켜면 이들은 1930년대로 돌아가 당시를 볼 수 있게 된다. 왜곡된 기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기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전생 체험'은 중요했다. 

그렇게 세주와 설이 1930년대로 들어간 상황에서 홀로 남겨진 진오는 의외의 상황에 당황한다. 설이가 가지고 있는 회중시계를 직접 들어 보는 순간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회중시계 안이 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이를 신호로 진오는 그토록 알고 싶었던 자신의 전생 마지막 순간을 기억해낸다. 

타자기 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것은 세주가 아닌 바로 자신이었다. 왜 자신이 그런 신세가 되었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의 죽음의 순간까지 기억해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태민과 그를 괴롭혔던 조상미의 역할이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밀정과 내통했는지 알 수 없다. 오해가 부른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율은 그렇게 사망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후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주가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는 조상미의 존재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마지막을 향해 가는 <시카고 타자기>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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