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지상파UHD 방송이 수도권 지역 본방송을 2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산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UHD방송을 볼 수 있는 TV 보급이 원활하지 않고 지상파의 직접 수신율이 낮아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8일 '지상파 UHD 방송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필요 정책과 과제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미디어스

18일 서울코엑스에서 ‘지상파 UHD 방송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필요 정책과 과제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에서 UHD TV 보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UHD TV에 수신 안테나를 내장하는 문제도 가전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의견도 강조됐다.

이남표 중앙대학교 강사는 “최근 UHD TV를 사러 갔는데 매장 직원 분이 지식이 떨어졌는지 ‘지상파 UHD TV를 찾는 사람은 없다. 그거 비싸다’고 했다”며 “오프라인이고 온라인이고 지상파UHD방송을 꼭 보겠다는 사람 아니면 구매 자체가 어렵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이 강사는 “지상파 UHD방송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플레이어는 가전사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주 소극적”이라며 “정책 실패다. HD전환에서 보였던 실패가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스마트폰 파는 회사들이 안테나를 내장하는 기술이 없다는 것은 의문”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다는데 UHD전환 사례가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표준이 논의될 당시 유럽식 기술 표준으로 마케팅해서 TV를 판매했다면 기술 표준이 정해진 이후에 판매된 것(유럽식 기술 표준이 적용된 TV)은 ‘리콜 사유’”라고 강조했다.

가전사를 대표해 잠석한 김진필 LG전자 차세대표준연구소 연구위원은 “방송 수신 문제는 제조사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방송사가 방송을 쏴줘야 기술적 문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LG전자는 약속을 지켰다. 2월 중순부터 출시하는 모든 UHD TV에 북미식 기술 표준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지상파의 낮은 직접수신율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상파 UHD방송은 유료 방송 재전송 계획이 없어, 지상파의 직접수신율이 개선돼아 지상파 UHD방송 혜택이 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 이남표 강사는 "영국 오프콤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지상파 직접 수신율이 1% 대로 나온다. 플렛폼으로서의 의미가 없다"며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 방송산업 구조 재배치 문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구만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지상파 현업자를 보면 (직접수신율을)포기한 분위기다. 경영진의 문제일 것 같은데 수익율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직접수신율에 대해 고민은 덜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낙준 방송통신위원회 지상파방송정책과장은 "지상파들에서 노력을 해야한다. 직접 수신방송을 하거나 홍보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고낙준 과장은 “내년에는 수신환경이 어떤지 측정하고 저소득층이 지상파UHD방송을 볼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기재부와 상의해 예산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료방송 재전송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UHD방송을 보려면 직접 수신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낙준 과장은 “이해 관계자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지상파UHD 방송 수신 안테나 문제가 한 발짝도 진전이 없다”며 “UHD방송 수신 안테나 내장 의무화는 당장은 무리다. 필요하다면 한두 개 모델에 시범 적용해 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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