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비선실세’ 정윤회 씨와 만났다는 TV조선 보도를 강력히 부인했던 안광한 전 MBC사장 측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정 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안 전 사장과 식사 모임을 가졌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안 전 사장은 MBC드라마 제작진에 정 씨의 아들을 캐스팅하라는 압력을 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18일 성명을 내고 관련 사안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17일 TV조선<뉴스 판> 방송 보도 화면 갈무리.

TV조선<뉴스 판>은 지난 17일 저녁 <정윤회 "MBC 사장 만나…朴 구속 모습 차마 못 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 씨가 안 전 사장을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정 씨는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옛날에 한 번인가 식사 자리에서 한 번 뵙고”라며 안 전 사장과 만난 것을 인정했다. 앞서 안 전 사장은 관련 논란이 일자 “터무니없는 모함으로, 다른 사람을 나로 착각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안 전 사장에 대해 ‘비선 실세’ 정 씨의 아들을 MBC드라마에 캐스팅하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복수의 MBC 드라마 PD들이 장근수 당시 드라마본부장으로부터 ‘사장 오더’라며 정 씨 아들을 출연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무명에 가까웠던 정 씨의 아들은 안 전 사장 취임 이후인 2014년 4월부터 7편의 MBC드라마에 잇따라 출연했다. 하지만 정 씨는 전날 TV조선과의 인터튜에서 이 의혹과 관련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지난 1월13일 낮 12시 상암동 MBC사옥 앞 광장에서 '공영방송 농단 MBC 안광한 사장 구속 및 언론부역자 청산 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미디어스)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16일 정 씨가 MBC 드라마 캐스팅에 개입한 경위를 밝혀 처벌해달라며 안 전 사장, 정 씨, 장 전 본부장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특검 수사 기간 만료와 함께 검찰로 넘어갔다. 안 전 사장은 이와는 별개로 해외 출장을 핑계로 회사 공금으로 개인 관광을 다닌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돼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비선실세'의 MBC 농단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사적이익을 위해 농단한 자들도 철저하게 수사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검찰은 적폐 청산과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철저하게 수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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