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돈 봉투 만찬 의혹을 받고 있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검찰국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규정상 감찰 중에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의 사표는 감찰 이후에나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안태근 검찰국장. (연합뉴스)

이영렬 지검장과 안태근 국장은 지난달 21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돈 봉투를 주고 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당시 안 국장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팀장들에게 70~100만 원, 이 지검장은 법무부 과장 2명에게 100만 원씩 격려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격려금의 출처와 제공 이유 등을 확인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법무부와 검찰청에 각각 감찰 지시를 내렸다. 문 대통령의 지시로 법무부는 검사 7명을 포함한 22명 규모의 합동 감찰반을 꾸렸다.

법무부가 구성한 감찰반은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찰청 감찰본부와 합동해 감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감찰반의 총괄 팀장은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이 맡았다. 법무부 감찰팀장은 장 팀장이 겸임하며 부팀장을 맡은 서영민 감찰담당관과 함께 감찰에 나선다. 팀원으로 검사 2명, 검찰사무관 2명, 검찰수사관 4명이 참여한다.

대검 감찰팀은 정병하 대검 감찰본부장이 팀장, 조기룡 대검 감찰 1과장이 부팀장을 맡았으며, 검사 3명, 서기관 1명, 사무관 1명, 검찰 수사관 5명이 팀원이다.

이영렬 지검장과 안태근 국장은 감찰팀이 구성된 지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 지검장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감찰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안 국장도 "이번 사건에 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현 상황에서 공직 수행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사의를 표명하고자 한다"면서 "사의 표명과 무관하게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영렬 지검장과 안태근 검찰국장의 사표 수리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규정상 감찰 중에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사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와 관련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사안은 제가 보도가 나온 날 바로 감찰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얘기를 했었다"면서 "언론보도 이후에 내놓은 법무부나 그런 해명도 적절치 못하고, 검찰 내부에서조차도 제가 알기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반응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백혜련 의원은 '지나치게 확대해석 하는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다. 회식, 특수활동비 격려금도 일반적인 거냐'는 질문에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법무부에서 수사 파트의 사람을 불러서 격려금 주는 것 자체가 거의 제가 알기로는 없는 경우"라면서 "특히 안태근 검찰국장이라는 그 당시에 어떻게 보면 우병우 사건의 피의자로도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그 자리에 나갔다는 것 자체가 가장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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