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 광주가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부활했다"면서 5·18 정신 위에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18일 광주 국립5·18 민주묘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5·18묘역에 서니 감회가 매우 깊다. 37년 전 그날의 광주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먼저 80년 5월의 광주시민들을 떠올린다.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이웃이었다. 평범한 시민이고 학생이었다"면서 "그들은 인권과 자유를 억압받지 않는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광주 영령들 앞에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광주 민주열사묘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왼쪽).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980년 오월 광주는 지금도 살아있는 현실이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라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 비극의 역사를 딛고 섰다.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의 민주주의는 버티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5월 광주의 정신으로 민주주의를 지켜주신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께 각별한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5·18은 불의한 국가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에 맞선 시민들의 항쟁이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진실은 오랜 시간 은폐되고, 왜곡되고, 탄압 받았다"면서 "그러나 서슬퍼런 독재의 어둠 속에서도 국민들은 광주의 불빛을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갔다.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일이 민주화운동이 됐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저도 다르지 않았다. 저 자신도 5·18때 구속된 일이 있었지만 제가 겪은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면서 "광주의 진실은 저에게 외면할 수 없는 분노였고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는 크나큰 부채감이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 부채감이 민주화운동에 나설 용기를 주었다. 그 것이 저를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성장시켜준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침내 오월 광주는 지난 겨울 전국을 밝힌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부활했다"면서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분노와 정의가 그곳에 있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임을 확인하는 함성이 그곳에 있었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자는 치열한 열정과 하나된 마음이 그곳에 있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는 이 자리에서 감히 말씀드린다.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있다. 1987년 6월 항쟁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맥을 잇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는 이 자리에서 다짐한다.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히 복원할 것이다. 광주 영령들이 마음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성숙한 민주주의 꽃을 피워낼 것이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오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다.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역사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룩된 이 땅의 민주주의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헬기 사격까지 포함해 발표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저의 공약도 지키겠다. 광주정신을 헌법으로 계승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시대를 열겠다"면서 "5·18민주화운동은 비로소 온 국민이 기억하고 배우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 개헌을 완료할 수 있도록 이 자리를 빌어 국회의 협력과 국민 여러분의 동의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이다.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 그 자체"라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지키고 민주주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은 그 동안 상처 받은 광주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이라면서 "오늘의 제창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월의 죽음과 광주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며 세상에 알리려했던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도 함께 기리고 싶다"면서 "수많은 젊음들이 5월 영령의 넋을 위로하며 자신을 던졌다.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국가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을 때 마땅히 밝히고 기억해야 할 것들을 위해 자신을 바쳤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진실을 밝히려던 많은 언론인과 지식인들도 강제해직되고 투옥 당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월의 영령들과 함께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헛되이 하지 않고 더 이상 서러운 죽음과 고난이 없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면서 "참이 거짓을 이기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시민들께도 부탁드린다. 광주정신으로 희생하며 평생을 살아온 전국의 5·18들을 함께 기억해 달라"고 호소하면서 "이제 차별과 배제, 총칼의 상흔이 남긴 아픔을 딛고 광주가 먼저 정의로운 국민통합에 앞장서 달라. 광주의 아픔이 아픔으로 머무르지 않고 국민 모두의 상처와 갈등을 품어 안을 때 광주가 내민 손은 가장 질기고 강한 희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월 광주의 시민들이 나눈 '주먹밥과 헌혈'이야말로 우리의 자존의 역사이다. 민주주의의 참 모습"이라면서 "목숨이 오가는 극한 상황에서도 절제력을 잃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정신은 그대로 촛불광장에서 부활했다"고 밝혔다. 그는 "촛불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 위에서 국민주권시대를 열었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선언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부가 될 것임을 광주 영령들 앞에 천명한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면서 "상식과 정의 앞에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숭고한 5·18정신은 현실 속에서 살아숨쉬는 가치로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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